'전참시' 논란 그 후…방송가 "자료화면 쓰기 무서워"
일간스포츠 원문 기사전송 2018-06-07 08:01
[일간스포츠 황소영]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오는 30일에 돌아온다. 세월호 자료 화면 논란 이후 8주 만에 재개, 날갯짓을 시작한다. 연이은 공식 사과, 조사위원회 구성 및 조사 결과 발표, 제작진 징계 그리고 안수영 PD와 출연자 이영자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팀 구성과 방송 재개 날짜를 확정 짓기까지 쉽지 않은 두 달간의 시간을 보냈다.
'전참시'는 지난 5월 5일 방송분에서 이영자와 매니저의 '어묵 먹방'과 함께 자료 화면으로 세월호 참사 뉴스 화면을 엮었다. 모자이크를 했지만, 세월호 참사 특보였던 것이 확인돼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극우 온라인 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는 참사를 당한 세월호 학생들을 '어묵'에 비교해 공분을 샀던 바 있다. 이 때문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 조사 결과 '고의성'은 없었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며 제작진이 징계(감봉·정직 조치)를 받았다.
이후 KBS 2TV '연예가중계'까지 일간베스트 이미지를 두 차례 사용해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심각성이 정점에 달했다. 예능 프로그램도 웃음을 위한 것보다 윤리 의식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MBC 측은 '전참시' 논란 이후 소속 PD들을 대상으로 방송 윤리 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자료 사용에 대한 게이트키핑 강화 및 관련 내용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선 "자료 화면을 쓰는 것 자체가 무섭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전참시' 논란이 남 일 같지 않다. 자료 화면을 자칫 잘못 쓰면 나 역시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자료 화면을 안 쓰는 게 낫다. 아예 안 쓰는 방향으로 가자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가에선 이번 '전참시' 사건을 계기로 '어묵'이 어떤 의미로 황당하게 쓰였는지 제대로 인지했다는 사람도 다수 있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좀 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 민감하게 반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세세하게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황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