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친하게 지낸 중학교 친구들끼리 만든 단톡방에 한 친구가 모바일 청접장을 보내놓고 거기에 덧붙이는 말도 없어...
보통 모바일 청첩장 보내면
"모바일 청첩장 나왔어! 축하해줘!!" 등등등 이런 말을 덧붙일 만도 한데...
그냥 달랑 주소 하나 올려놓고 보낸 친구는 다시 잠수를 탔어 ㅎㅎㅎ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차피 그동네가 그동네라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친구도 있고 자주자주는 아니어도
오랜만에 연락을 해도 어색한 사이가 아닌 그런 친구들인데,
유독 이 친구만 몇 년을 넘게 모임도 안나오고, 연락도 뜸하고 그랬거든.
모임도 갑자기 잡는 것도 아니고, 항상 한달 전, 두달 전 미리 날짜 조율해서 이땐 꼭 다 같이 나오자~ 라고 약속하고 만나는 사이인데
그 친구는 항상 나온 적이 없어....
그러다가 얼마전에 카톡 사진이 웨딩촬영 사진으로 바뀌었더라고.
그럼 보통 나 결혼한다고 근황을 알려줄만도 하잖아?
그거 내가 보고 단톡방에 결혼하냐니깐 결혼한데 ㅎ
뭔가 그때부터 엎드려 절받기 식의 기분을 느꼈어.
그래도 다들 축하한다! 예비신랑 언제 보여줄거냐
보는 김에 우리 또 모이자~
이렇게 스무스하게 넘어갔는데
일주일 정도 뒤에 자기가 시간이 안된다고 청첩장 받을 주소를 보내달래. ㅎㅎ
그때도 사실 기분이 상했어.
물론 바쁠수도 있지.. 라는 생각은 했는데, 우리가 서로 다 먼 곳에 사는 것도 아니고
이 좁다란 동네에서 잠깐도 못본다는게 내 기준엔 이해가 안되더라...
그래도 넘어갔어.
아, 그래 너 결혼준비하느라 바쁘겠구나 하고..
그 이후에 내가 단톡방에 여러번 근황도 물어보고 재미있는 거 있으면 수다도 떨고 하면서 다들 다 신나게 카톡도 하는데
이 친구는 역시나 잠수를 타고 읽씹 을 하더라고.
그리고 오늘 아침에 모바일 청접장 나왔는데 주소 하나 올려놓고 또 잠수를 탔어 ㅎㅎㅎ
위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아무런 말도 없고, 정말 주소만 달랑.....
그것도 아침에 출근하려고 준비하는 이른 시간에 ㅎ
아니...... 얼마나 바쁘길래 한 5분정도 잠깐 수다 떨 시간도 없는 것인가 생각도 들고......
이쯤되니깐 이런 생각도 들더라.
얘는 우리 결혼식에 초대하고 싶지 않은데, 우리가 억지로 가고싶다고 졸라서 청첩장을 준 것 같은 기분.
아니면,
우리는 별다른 액션 취하지 않아도 알아서들 잘 올테니 걱정 없어서 그냥 저러는 건지.
아 여기까지 생각하니깐 정말 나 호구 같고,
이 결혼식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들고
조심스럽게 단톡방 다른 친구한테 물어볼려는 찰나에 이 친구도 자기 기분 좀 이상하다고 얘기 먼저 꺼내더라...
둘 다 지금 기분이 엄청 상해서 고민만 하고 있는데,
결혼식을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게다가 결혼식장도 집이랑 엄청 가깝고,
그리고 청첩장 나오면 알려달라고 먼저 말한 것도 나와 다른 친구들이라서........ㅎ
우리 호구 잡힌 걸까..........?
우리에겐 정말 소중하고 소중한 중학교시절의 인연이라서 졸업한지 10년이 훌쩍 넘어도 다들 바쁘고 그래도, 연락은 하면서
인연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결혼하는 친구에게는 우리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건가 싶어서.....
속상해서 아침부터 하소연 좀 했어......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