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우리학교는 여대야...
당시에는 시험을 앞둔 주라서 다들 예민하기도 했고, 강의실에 있으면 공기가 되게 바늘로 찌는는 것처럼 아팠던 기억이 나...;
무서웠음;
들었던 강의가 연계전공 수업이라서 되게 다양한 학과가 모인 수업이고,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있어서 그런지 수업이 되게 경직된 분위기였거든.
되게... 할 일만 하고, 할 말만 하는 분위기...?
이 수업은 주마다 같은 주제로 두 조씩(2인1조) 발표하는 거였어.
발표를 하려면 좀 일찍와서 셋팅을 하잖아. 바탕화면에 파일을 깔아둔다던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던가...
그날도 발표를 해야하는 A조, B조가 있었는데... (헷갈리니까 2학년, 4학년이라고 할게)
A조원(2학년)이 먼저 와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어. 근데 자료가 준비가 안됐는지 거기서 한참동안 PPT같은 걸 만드는 느낌이었어.
그보다 좀 뒤에 온 B조원(4학년)이 기다린지 10분이 지나가니까...
피피티는 미리 발표전에 완성해와야하는 거 아니냐고, 못했으면 못한 만큼 발표하라고 다른 사람 기다리지 않냐고 쏘아붙였어.
근데... 둘 다 성격이 참 그랬나봄...;
그 말을 들은 2학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일찍오시지 그랬냐고, 늦게와서 진상부리는 것도 보기 좋지 않다고 그랬어;;
4학년는 어이없어 하면서 너 몇학년인데 이렇게 싸가지가 없냐고 함. 민폐는 혼자 다 끼치면서 능력이 안되면 수업을 듣지 말던가 이런 이야기를 함;;
근데 B가 2학년으로 더 어렸는데, 4학년한테 선배면 선배답게 굴라고 이딴식으로 후배 갈구냐고 그 쪽 학과 학생들이 불쌍하다고 함;;
그리고 서로 헐뜯고 엉망진창으로 싸우면서도... 2학년은 끝까지 자리를 비키지 않았고, 수업 시작 1분전인가? 2분전에 비킴...
게다가 비키면서 '어디 남은시간 동안 잘 해보시지'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행동을 함...;; (여덬들은 대충 뭔지 알거야...)
4학년이 빡쳤는지 2학년을 밀었...어;;;
2학년이 넘어지고서 몇 초 멍때리더니 욕하면서 4학년한테 달려듬; 둘이 머리끄댕이 잡고 칠판 앞에서 싸웠는데 아무도 안 말림;
그 상황을 보고 있는 사람이 많긴 했는데... 다들 욕하고 말겠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순식간에 몸싸움이 될 줄 몰랐어.
4학년조 조원만 가서 그만하라고 말리고..(그 와중에 2학년조 조원은 도착도 안함, 교수님도 도착 안함)
둘이 엄청 싸웠는데 4학년 두명이 2학년을 몰아붙이니까 울면서 뛰쳐나감..;;
그렇게 상황종료 후 교수님이 도착... 교수님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수업이 진행되고...
2학년 조 두 명도 강의실에 도착... 근데 그 2학년이 자기 조원한테 속삭이면서 자기 앞에 나가서 도저히 발표 못하겠다며 울고불고 함....
상황을 모르는 조원은 매우 당황하며 왜 그러냐고 하는데 매우 애잔했음...
그리고 발표는... 4학년이 먼저하게 되었는데, 발표자가 머리채 잡고 싸웠던 그 분이었음...
늦게와서 파일을 못 깔았다고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발표를 함... 웃으면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2학년네 조는... 결국 발표자가 바뀌었는데 갑자기 하게 된거라 그런지 발표자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고 발표가 조금 미흡했음... (매우 애잔)
어쨌든 두 조 모두 발표를 끝내고, 교수님이... '시험기간 전인데 발표 준비를 두 조 모두 열심히 했네요.' 라고 하는데... 뒤에서 2학년이 흐느끼는 거임...;
교수님 얼굴에서 ???하는 당황스러움이 느껴졌지만 수업시간이라 별 다른 내색은 안하셨어...;;
아마 그 때 강의실에 있던 모두가 마음이 참 그랬을 거임. 둘 다 이상한데... 뭐라 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었어;
결과적으로 4학년은 발표를 잘 끝냈고, 2학년은 발표를 망쳤고...
그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들이 그들이 싸운 걸 알지만 다들 섣불리 뭐라 할 수 없고, 교수님은 그런일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개인적으로는 되게 무서운 경험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