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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유용/추천 ‘유미의 세포들’은 어른용 애니···그래도 “세포는 무조건 귀여워야 했다” [김다희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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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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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tvN 금토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국내 최초로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드라마로, 유미(김고은)를 비롯한 인물들의 생활은 실사로, 그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세포마을’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티빙 제공

소개팅으로 만난 남녀가 연애를 시작하며 크고 작은 위기를 겪는다. 티빙·tvN 금토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속 연애담은 평범하기 그지 없다.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유미’ 아닌 그의 ‘세포들’ 덕분이다. 다들 겪는다는 이유로 따분한 것이 돼버린 수많은 ‘유미’들의 이야기는, ‘유미’만을 위해 사는 세포들의 세계에선 그야말로 ‘우주적 사건’이 된다. 살고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엄청난 일을 위해 분투하는 유미의 심리는 이성 세포, 감성 세포, 출출 세포, 패션 세포, 세수 세포 등 이름도 역할도 가지각색인 세포들을 통해 세밀하게 표현된다.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유미’만큼이나 ‘세포들’ 구현에 관심이 쏠린 것은 그 때문이다. 제작진은 국내 최초로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유미(김고은)와 구웅(안보현)을 비롯한 인물들의 생활은 실사로, 그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세포마을’은 생동감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14일 <유미의 세포들>의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는 김다희 감독(33)을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콘텐츠 제작사인 로커스 애니메이션제작본부 소속으로 엄영식 감독과 함께 공동 연출을 맡고 있는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귀여움이었다”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유미의 세포들>은 살고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엄청난 일을 위해 분투하는 유미의 심리를 이성 세포, 감성 세포, 출출 세포, 패션 세포, 세수 세포 등 이름도 역할도 가지각색인 세포들을 통해 세밀하게 표현한다. 티빙 제공

<유미의 세포들>은 10여년간 애니메이션 영화 <레드 슈즈>, <런닝맨> 등 다수 작품에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활동해 온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데뷔작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을 준비하던 중 드라마 합류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첫 작품인 터라 설렘만큼 두려움이 컸다. 그는 “일부러 드라마 관련 기사나 댓글을 피해 다녔는데 주변에서 먼저 잘 봤다고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실사와 애니메이션 사이의 감정과 상황의 자연스러운 연결이었다. 김 감독은 “상상과 추리가 많이 필요했다”며 “다행히 드라마 내용이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아 웹툰 내용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연출 과정에서 세운 첫 번째 원칙이 “원작을 절대 훼손하지 말자”이기도 했다.

원작의 세계관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상상력을 동원했다. 김 감독은 “드라마 대본은 기존에 제가 봤던 애니메이션 대본보다 훨씬 심플했다. 상황에 대한 설명이 간결하게 적혀 있어서 영상으로 풀어내는 데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응큼 세포가 등장할 때 분홍색 아우라가 펼쳐지거나, 나무를 쓸어내리며 춤을 추는 등의 장면은 대본에는 없는 연출”이라고 말했다.


김다희 감독은 응큼 세포 뒤로 분홍색 아우라가 펼쳐지거나 그가 나무를 쓰는 등의 행동은 대본에는 없는 연출을 통해 가미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티빙 제공



김다희 감독은 응큼 세포 뒤로 분홍색 아우라가 펼쳐지거나 그가 나무를 쓰는 등의 행동은 대본에는 없는 연출을 통해 가미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티빙 제공

자린고비 세포, 명탐정 세포, 히스테리우스, 어디서 본 건 있는 세포 등 이름만큼 다양한 세포들의 고유한 개성을 살리는 것이 연출의 관건이었다. 특히 뜻밖의 재미를 주는 감초 캐릭터의 표현에 공을 들였다. 유미의 응큼한 생각과 행동을 담당하는 응큼 세포가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성인 타겟의 국내 애니메이션이 지금껏 거의 없었기 때문에 (유아용에는 등장할 수 없는) 응큼 세포를 부각시키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성우는 코미디언 안영미가 맡았다. 그는 “녹음 과정에서부터 안영미씨께 이 상황에서 응큼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냐고 묻고 즉석에서 애드립을 부탁했다”면서 “춤도 추시고, 노래도 부르셨는데 그때 나온 동작이나 표현들을 참고해 캐릭터를 완성해갔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엇보다 세포들의 ‘귀여움’이었다. 김 감독은 “세포들의 걸음걸이나 뛰는 동작 등을 여러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봤다”면서 “회의 끝에 가장 귀여운 모습으로 골랐다. 세포는 무조건 귀여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제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가장 애정을 갖고 연출한 세포는 바로 ‘유미 수비대’다. 유미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을 경계하는 수비대는 당초 “영웅처럼 멋진 액션을 펼치는 캐릭터로 표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세포들은 귀여움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김 감독은 “결국 수비대도 의도치 않게 너무 귀여워지고 말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세포들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귀여움’이다. 티빙 제공

이 귀여움은 ‘유아스러움’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김 감독은 “그간 국내 애니메이션은 주로 ‘유아물’의 틀에서 다뤄지다보니 대개는 과장된 포즈나 동작을 통해 재미를 추구해왔다”면서 “<유미의 세포들>은 성인용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기에 유아용에서 사용되는 과장된 재미를 최대한 배제하려 했다. 손가락질 하나를 표현하더라도 유아용과 성인용의 표현은 다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랫동안 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다. <유미의 세포들>은 10여년간 간직한 꿈이 실현된 첫 작품이다. 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바쁜 삶 속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며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앞으로도 어른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졌는데, <유미의 세포들>을 계기로 K애니메이션도 인기의 물살을 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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