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故이선호씨 부친 "직원들, 숨 끊어져가던 아들 중계하듯 보고"
39,757 712
2021.05.10 11:25
39,757 712


/사진=뉴스1(이선호씨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제공)

/사진=뉴스1(이선호씨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제공)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철판에 깔려 숨진 대학생 고(故) 이선호씨(23)의 아버지가 아들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회사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족들은 사고 이후 19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선호씨는 군 전역 후 용돈을 벌기 위해 아버지가 일하는 컨테이너 검역소 하청업체에서 1년 넘게 아르바이트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2일 FRC(날개를 접었다 폈다하는 개방형 컨테이너)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하던 중 컨테이너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무게 300kg에 달하는 FRC 철판 날개에 깔려 숨졌다.

사인은 외부 압력에 의한 두부 및 늑골 다발성 골절에 의한 뇌기종 및 혈흉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 선호씨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없는 현장에 배치됐고, 안전 장비도 지급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들은 숨 끊어져 가던 아들 보면서 중계하듯 보고"…아버지의 호소
선호씨 아버지 이재훈씨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고 당일에 대해 "(제가 일하는 현장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 업무를 끝내고 잠시 쉬던 중에 작업 책임자로부터 인력 1명만 보내달라는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담당자인 외국인 근로자한테 연락하면 됐는데, 장비가 있는지 몰라서 아들에게 '책임자 아저씨한테 가서 이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했다"며 "이후 아들한테 '장비가 없다'고 전화가 왔고, 아들이 장비 들고 따라갔다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 근로자를 도우려 하다가 이렇게 됐다"며 "저도 8년간 근무하면서 컨테이너 해체 작업에 투입된 적이 없는데 (아들이 보조로 처음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이씨에 따르면 이날 지게차 두 대가 등장했다. 선호씨와 외국인 근로자는 안전핀을 제거하고 철수하려던 참이었다. 이때 한 지게차 근로자가 FRC 날개 밑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라고 지시했다. 이에 외국인 근로자가 쓰레기 안 주워도 되니 그냥 가자고 했으나, 선호씨는 지시에 따랐다.

이후 다른 지게차가 FRC 날개를 접으려고 현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날개를 접는 순간 오른쪽 날개가 땅으로 떨어졌고, 이 진동으로 인해 선호씨 앞쪽에 있던 FRC 날개가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선호씨가 사고를 당한 직후부터다. 이씨는 "(아들이 사고 당한 직후) 현장 책임자는 119에 신고하지 않고 윗선에 보고부터 했다"며 "같이 있던 외국인은 119에 신고하라면서 아들을 깔고 있던 날개를 들려고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인간의 극과 극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직원들은 현장에서 숨이 끊어져 가는 아들 모습을 중계하듯 보고했다"며 "너무 참혹하고 잔인하다. 저한테 연락했어야 했다"고 분노했다.

이씨는 사고 당시 현장 인근에 있었지만 선호씨의 사고 소식을 바로 전해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119 신고 등 대응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고 선호씨는 몇십분 가량 현장에 그대로 방치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이선호씨가 사고 당시 일했던 FRC 개방형 컨테이너 모습./사진=뉴스1(대책위 제공)

고 이선호씨가 사고 당시 일했던 FRC 개방형 컨테이너 모습./사진=뉴스1(대책위 제공)

이씨는 회사 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아들이 이렇게 되기까지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분명히 있다"며 "둘 중 한 명은 용서를 구했지만, 나머지 한 사람은 (업무를 지시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회사 측은 선호씨에게 '쓰레기를 주우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아들이 자발적으로 들어가서 쓰레기를 주웠다고 해도 사건의 본질은 회사에서 인건비를 줄이려고 안전요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적정 안전인원만 현장에 있었다면 쓰레기 주울 일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끝으로 "아들을 강인하게 키워보려고 했는데, 제가 아들을 사지로 몰았다는 죄책감에 많이 힘들다"며 "더 이상의 산재 사망사고는 이번 일이 마지막이길 희망한다. 관계자들은 두 번 다시 희생자가 안 나오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news.v.daum.net/v/20210510111332310



목록 스크랩 (0)
댓글 7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이벤트] '지옥'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 더그레이> 팬 스크리닝 & GV 시사회 이벤트 143 03.26 39,295
공지 📢이벤트 게시판 신설 및 이벤트 공지 기능 추가 안내📢 01.05 1,627,392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모든 공지를 한 번씩 누르면 접기설정된 공지는 접힙니다📢] 23.11.01 1,928,629
공지 📢📢기능 추가 필독!!!!!!!!!!!!! [모바일 하단바 / 전체게시판 즐겨찾기한 게시판만 보기 / 게시글 공유 기능 등]📢📢 23.08.22 2,079,821
공지 더쿠 GIF 업로드 기능 오픈 및 과거 이미지 복구 관련 안내 23.07.30 1,744,052
공지 검색기능 개선 완료 공지 (23/7/9 12:50 시작단어 한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옵션 개선, ^옵션 삭제) 23.07.08 2,096,63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2,675,56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7번 항목 더쿠 사이트 및 회원들에 대한 비방/조롱 및 유언비어 유포 행위 강력 제재 갱신) 20.04.29 19,574,128
공지 성별관련 공지 16.05.21 20,427,12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2 21.08.23 3,146,60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1 20.09.29 1,919,52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17 20.05.17 2,699,4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46 20.04.30 3,259,44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번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7,609,54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87370 이슈 진짜 뒤지게 귀여운 먼작귀(치이카와) 79화 <찍을 수 없어> 05:43 52
2387369 정보 현재 미세먼지(황사) 농도 3 05:41 274
2387368 이슈 1년 전 오늘 발매♬ 카와사키 타카야 '愛の歌' 05:22 59
2387367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140편 3 05:03 245
2387366 이슈 일본에서 케이돌 인기처럼 한국에서 일본가수가 인기 있던 적이 있나요? (feat. 오리콘 연간 아티스트별 토탈 세일즈 부문 2023년, 2022년 탑10) 9 05:03 744
2387365 이슈 똥 두개 1 04:56 291
2387364 정보 라이즈 원빈, K팝 구원하러 온 '범서읍의 늑대소년' 6 04:42 553
2387363 이슈 [MBL 개막전] 잠시후 5시에 시작하는 샌디에이고VS샌프란시스코 라인업 11 04:05 1,080
2387362 이슈 18세기에 인구가 100만명에 달했다는 도쿄.jpg 10 03:51 2,262
2387361 팁/유용/추천 가성비 프랑스 여행.jpg 29 03:46 3,142
2387360 정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분리형과 비분리형 구분법 7 03:46 1,232
2387359 이슈 걸그룹 데뷔 이후 친구들의 현실 반응...... 12 03:38 3,673
2387358 정보 라이즈끼리 있는데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8 03:27 2,133
2387357 이슈 한 평생 어릴적부터 미남이였던 송강 과거사진 17 03:27 2,508
2387356 유머 엥 누가 활을 이렇게 쏴ㅋㅋㅋ 했는데 친구끼리 그러고 있음... 2 03:01 3,725
2387355 정보 드디어 본격적인 만화 박물관이 건설된다는 그 일본도시.jpg 16 02:38 3,510
2387354 이슈 다시봐도 르세라핌 김채원한테 찰떡이었던 아이템 10 02:22 4,607
2387353 이슈 애니메이션 같이 보고 딸아이랑 더 친해졌다는 사람.jpg 13 02:17 3,720
2387352 이슈 수지 한맥 새 포스터.....jpg 21 02:14 5,079
2387351 이슈 유독 도파민 터지는 부분이라는 청하 암레디 안무영상 킬링파트.twt 33 02:10 2,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