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스포 주의)
두 사람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계에서 활약 중입니다만, 한국의 드라마나 K-POP 아이돌이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아키모토 야스시 : (코지마씨) 어떻게 생각합니까?
코지마 루리코 :
역시 '오징어 게임'은 정말 재미있네요.
아키모토씨로부터도 "이런 부분이 재미있었어"라고 메세지를 받고, 조금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지금, 아키모토씨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지만, 역시 불가능한 일이 아닌데 '이것은 안 된다'고 선을 긋고있던 것을,
일단 진짜로 안 되는건지 어떤지를 재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아키모토 : 그런 점이 성실한거지.
코지마 : 그렇네요.(웃음)
아키모토 :
일본의 엔터테인먼트를 말하자면 한국에 큰 차이로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역시 국책이었다는 게 크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이제부터는 컨텐츠 산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헐리우드에서 인재를 불러와 아카데미를 만들고 장려했다.
K-POP이 아시아에 진출할 때는, 국가가 자금을 지원하고 응원한 것이죠.
예를 들면 베트남 등에서는, 한국이 가장 멋진 나라로 꼽힌다.
여자아이들은 '멋진 나라의 저런 메이크업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해, 화장품도 한국 제품을 사지요.
일본에 서양의 문화가 들어왔을 때, 우리가 미국의 자동차나 냉장고를 동경했던 것처럼
문화가 들어오면 그 나라의 것을 갖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한국은 이루었기 때문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그런 부분들이 뒤쳐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를 바꾸지 않는 한 이길 수 없다고 봅니다.
오징어 게임을 보며 느낀 것은 데스게임인데 누구나 경험해본 적이 있는 애들 놀이로 한다는 게 흥미롭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한 개만 들고 있던 구슬을 주인공에게 준다든가,
아버지를 죽여버린 여자가,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며 해서 일부러 진다든가, 그런 인간 드라마를 잘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내게 와닿은 것은, 어렸을 때는 모두 평등했는데 어른이 되면서 돈 가진 자과 없는 자로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게임 속에서는 무조건 평등이라는 말과 과반수가 반대하면 게임을 멈춘다라는 민주주의가 강조됐다.
그런 요소들이 잘 들어가 있구나라고 생각했죠.
K-POP 아이돌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키모토 :
아이돌을 말하면, 그 수준까지의 퀄리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선 가혹한 레슨을 장시간 받기 때문에 그런 방면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일본 아이돌과 애니메이션을 세계화할 수 있었냐면 쇄국을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즉, 애니메이션도 월트 디즈니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독자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쿄애니나 스튜디오 지브리 밖에 만들 수 없는 세계관이 생겨나지 않았나. 세계에서 일본으로 주목해 왔다.
일본의 아이돌도 그래요. 미국에 먹힐 만큼 영어도 할 수 없고, 춤도 저렇게 또박또박 출 수 없으니까,
이쪽에서 [오타쿠]라고 부르는 아이돌 문화를 멋대로 일본에서만 하고 있으면, 프랑스나 미국의 오타쿠들이
일본의 AKB48이나 BABY METAL이나 세일러문 같은것에 관심을 가져줬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미국적인 걸 만들려고 하면 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철봉 이론'이라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초등학생 때 모두가 피구를 하는데 조금만 늦어도 피구판에 못 껴요.
어쩔 수 없이 철봉에서 놀면서 스스로 재미있는 놀이 방법을 만들어내 즐기고 있으면, 피구를 하던 무리가 와서
철봉에 끼워 달라고 한다. '그 철봉'을 만들어내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운동장의 가장 좋은 장소에서 한국이 피구를 하고 있으니, 일본이 피구에 끼려고 해도 무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