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단어를 자음 하나하나, 모음 하나하나
꼼꼼하게 마음 구석구석 다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어요.
좋은 사람을 보듯, 대단하고 소중한 사람을 보듯
저를 두시간 세시간 넘게 바라봐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하고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여러분이 아이유는 이런 사람인 거 같아요 라고 얘기한 거처럼,
여러분이 저를 안 보고 있을 때도 그렇게 좋은 사람으로 살게요.
종종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취향이나 호불호를 떠나서 적어도 빈말은 안 할 것 같은 사람.
개인적으로도, 가수와 배우로서도 그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불안하면서 근사해 보이게 사느니,
그냥 초라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https://gfycat.com/WellinformedEdibleAsiaticmouflon
무대가 작다고 그 곳에 오신 관객분들이 작은분들이 아니시잖아요. 불러주시면 당연히 감사하며 열심히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저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를
함성 소리 하나로 바꿔 주셨어요. 진짜로.
(아이유가 '아이유팀'으로 상을 받았을 때)
항상 다 같이 고생을 해놓고 그 결과물에 대한 칭찬이나 조명은 저 혼자만 받는 거 같아서 그게 정말 늘 미안했는데
이렇게 같은 눈높이에서 같이 박수받을 수 있게
이런 상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그동안 제가 받았던 상 중에 가장 기쁩니다. 정말 뜻깊고. 정말 방에 잘 모셔둘 거예요!
사실 저는 그냥.. 그냥 저는 이지은이고.
이렇게 다 합쳐서 아이유를 만드는 거거든요.
같이 고민하고 같이 정말 땀 흘려서 만드는 게 아이유라 여러분께는 조금 생소하실지 모르겠지만. 뒤에 계신 저의 너무나 귀한 사람들 소중한 팀원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박수 부탁드려요.
회사도 저도 전부 다 설명할 수는 없는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지만 그런 부분까지 전부 여러분들이 이해하고 참아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응원해달라고 하지 않아요.
여러분은 그냥 여러분이 좋아하는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시면 돼요. 전부 이해해줄 필요도 없어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 '마음에 안들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저는 그냥 맡은 일 책임감 있게 다 열심히 하고 있을게요. 열심히 하는 모습 보고 응원할 마음이 드시면
그때 응원해주셔도 돼요.
나를 위해 무리해서 이해하거나 노력하거나 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아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어서 늘 미안합니다.
Q. 팬을 거품으로 비교했을 때 이젠 버블버블 하지 않을 시기도 되지 않았나?
거품 얘기가 나올 때마다 팬들에게 내가 비누가 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이제 진짜 그런 시기가 된 것 같다.
믿음을 줘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 거품이 꺼지기 전에 굳히면 되겠구나, 진짜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난 비누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씩 굳혀가고 있다.
https://gfycat.com/HarshImaginaryIndianskimmer
어디 가서 '나 아이유 좋아해'라고 했을 때 창피하지 않은 내가 돼야 하니까. 그러려면 뭐든 잘해야 한다.
연기에 도전했으니 욕먹지 않게 해야 하고, 라디오 DJ든, 방송 MC든
나를 믿어주는 이들이 창피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그게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https://gfycat.com/SereneIllfatedCobra
팬 : 언니가 제 여가생활이에요!
아, 제가 여가생활이라는 말 너무 좋네요.
저는 그렇게 여가생활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진짜.
여러분의 어떤 업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여가생활, 취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항상 만났으면 좋겠어요
즐거운 일로만.
Q. 원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포기하신 건 뭔가요?
아까워 하는 마음.
여러분 언젠간 아이유보다 당장 해야 할 업무나 출퇴근이,
시험이, 눈앞에 애인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때가 오잖아요?
그럼 그때 가서 이제 팬질 손 털자 할 때 하더라도
'내가 내 존재도 모르는 사람한테 혼자만 일방적으로 시간 낭비했구나', ‘쓸 데 없는 짓 했구나'하면서 후회하지는 않게 해주고 싶어요.
'적어도 완전히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내 덕분에 아이유가 더 반짝반짝할 수 있었고 행복해했다'는 정도의 확신은 가질 수 있도록 저도 저 나름의 방식으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그냥 여러분이 짐작하는 거 보다도 아주 약간 더
제가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거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매 순간 여러분과 함께 있어주지 못하잖아요.
근데 여러분들은 항상 저를 염두에 두고 계시니까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내가 다 모이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나는 여기에 있는데 내가 없는 그 자리에서도 나를 계속해서 떠올리시잖아요? 그러면, '내가 그렇게 많구나..', ‘와..' 하면서 기분이 이상한 거예요.
되게 기분이 이상하지만 ‘엄청 잘해야겠는데?’, ‘뭐가 됐든지 간에 잘해야겠는데?’라는 생각도 들고.
‘그분들의 머릿속에 각각 다 다른 아이유가 존재하는데
어떤 하나의 아이유도 훼손시키지 않도록 내가 진짜 잘해야겠는데?’라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제가 함께 있어주지 못 하지만, 매일매일 저와 함께 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
제가 찾아갈게요.
여러분은 구태여 차비와 힘을 쓰지 마세요.
제가 꼭 다시 보러 오겠습니다.
Q. 카메라에 아이컨택을 많이 하는 이유는?
20대,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갚으면서 살 거예요.
여러분한테.
나는 앞으로 이런 것들을 갚으면서 살기에도 20대가 빠듯하다. 그래서 내가 지쳐도 지치지 않고,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하지 않고 그래야겠다. 이 사람들을 위해서. 나 응원해주는 사람들 위해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을 위해서 20대를 그렇게 살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앞으론 눈으로 보여드릴게요.
입으로 말고 눈으로, 보여드릴게요.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음원으로서의 가치보다,
음악으로서의 가치를
조금 더 생각할 줄 아는 가수가, 작곡가가, 작사가가, 프로듀서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원래 목표 같은 게 크게 없어요
원래가.. 제가 욕심도 별로 없고..
우리나라 최고의 여가수가 되면 좋지만,
안 해도 상관없고 약간 그런 주의거든요.
근데 가수로서 처음 생긴 목표가.
‘적어도 내 팬들을 챙길 수 있는 가수가 돼야겠다’
왜냐면 가수가 힘이 없고 주눅이 들어 있으면
팬들도 팬들 사이에서 주눅이 들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생긴 목표가
내 팬들 기 살려주는 가수가 돼야겠다.
적어도 우리 팬들 기 살려주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Q. 대중이 아이유에게 품은 오해는?
예전에는 '나 그렇게 밝은 사람 아닌데?' 혹은 '나 그렇게 어두운 애 아니야'라며 하나하나 해명하고 싶었지만, 인정하고 나니 되려 마음이 편해요.
꼭 하나는 꼽자면 '아이유는 독하다', ‘야망이 크다'는 말이요. 저 그렇게 강한 사람 아니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지 않는데, 겨우 제 자신을 지킬 만큼 무너지지 않을 정도예요.
잘한다는 기준이 너무 애매해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 네가 네 것을 찾고, 너만의 그것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돼. 내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면 그냥 그거 좋다고 이야기해주는 사람들, 들어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러면 나는 그게 잘하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해요, 못해요'를 입에 달고 살다가 그걸 고쳐 보려고 이 생각 저 생각해봤더니
결국 '잘 모르니까 한번 해볼게요'를 이유 삼아 나를 바꿀 수밖에 없겠더라.
내가 머릿속에 그렸던 꿈이 현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 저의 팔레트는 또 한 칸 새로운 물감으로 채워집니다.
지금 이 순간도 내가 언젠간 정성스럽게 그렸었던 꿈이죠
오늘 이 순간을 예쁜 물감으로 만들어
나는 또 꿈을 그릴 겁니다.
우리 사이 시간은 자꾸 쌓이는데
그 사이에 우리가 처음보다 더 가까워졌는가를 생각해보면 꽤 많은 유애나들이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우리는 모두 조금씩 변하니까요.
저도 꽤 많이 변했죠?
말투, 웃음소리, 화장법, 문체, 목소리, 심지어는 즐겨 쓰는 이모티콘 하나까지도 변함없기가 참 힘들어요. 그렇죠?
나도 우리 유애나가 변하는 모습을 봅니다.
몸집이 커졌다가, 살이 빠졌다가, 마냥 줄겁다가, 화도 났다가
나와 같이 자라고 단단해지고 함께 한살 한살 나이 드는 유애나를
나도 우리 여러분에게 지지 않고 부지런히 바라봅니다.
근데 사실은 또 하나도 안 변했다는것도 알아요. 그쵸?
숫자가 바뀌고, 옷이 바뀌고, 표정이 바뀌어도 아직도 우리 서로를 또렷이 바라보는 그 알맹이가 눈동자가 그대로인걸 우리끼리는 사실 되게 잘 알고 있어요. 맞죠?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유애나.
단 한 번도 나를 쓸쓸하게 만들지 않은 유애나.
나는 여러분에게 그러지 못했는데..
언제나 나보다 훨씬 단단하고 빛나는 우리 유애나에게 내가 좀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될게요.
아직도 우리가 처음 해본 게 있다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처음들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네요.
기대시키고 싶어요!
우리의 9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빼곡히 아름답게 만들어 주어서 고마워요.
9년째 아이유로 살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가 나고, 너네가 너네고.
우리끼리 우리일 수 있어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https://gfycat.com/ImmenseImpossibleHypsilophodon
여러분 저는 저의 10년을 정말 후회 없이 밀도 있게 부지런히 채웠다고 생각해요. 그 사이사이 나의 열성적이고 든든한 치어리더들이 없었다면, 절대로 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이제 아이유의 제2막을 앞두고 우리 모두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정말 수고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저의 지난 10년을
유애나를 빼고는 어느 한 부분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어요.
언젠간 아이유라는 이름을 나의 서랍 깊은 곳에 넣어주게 되는 날이 오더라도, 유애나라는 이름은 한시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우리 이제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또 만들어볼까요?
언제나처럼 우리가 그려왔던 것처럼,
같이 즐겁게 만들어요.
제 바람은 지난 10년보다는 좀 더 편안하고 덜 치열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여러분도.
우리 모두 다요.
우리만의 푹신한 세상 안에서
느적느적 사이좋게 지내요.
모자란 사람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Q.과거와 현재의 '지은이'이게 하고 싶은 말은?
진짜 치열하고 아주 바빴던 거 알아. 너무 혹사 시켜서 미안해.
그런데 우리가 그 열심히 살았던 그 10년을 잘, 좋은 연료로 써서
여유롭고 따뜻하고 웃는 날 많게 보낼 수 있을 거라고 난 생각해.
진짜 고생 많았고 앞으로는 더 살펴주고
때마다 칭찬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고 위로도 해줄게.
Q.미래의 '지은이'이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 동안 아이유로서 지은이는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지은이'에게 빚지지 말기를.
잘 해내고 있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