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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형부랑 도망가고 싶다는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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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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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딸부잣집임. 딸만 셋이고 난 막내딸임.
큰 언니는 열다섯살 둘째 언니는 열세살 차이가 남.
난 늦둥이다보니 엄빠는 물론이고 언니들한테도 엄청 이쁨을 받고 있음.
둘째언니가 5년 전에 가장 먼저 시집을 감.
첫째언니는 일하느라 바빴고 나는 공부안하는 고딩이었어서 둘째언니랑 처음 생긴 형부랑 같이 자주 놀러다니고 재밌게 지냄.
둘째형부는 곽시양을 빼다 박은 것처럼 생겼고 키도 184임.
나는 잘생기고 날 너무 예뻐해주는 형부가 너무 좋았음.
내 친구들도 잘생기고 잘해주는 형부 생겼다고 엄청 부러워했음.
문제는 내가 졸업하고 난 후임.
원래도 형부랑 친하게 지내고 고민상담도 많이 했지만 내가 성인이 되서 남자친구 만나고 술도 마시고 그러니까 고민 수위들도 높아지고 그랬음.
자주 술 마시면서 남친 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성적인 얘기들도 나오고 그랬음.
근데 형부가 잘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고 했는데 내가 술을 마셔서 였는지 그런 얘기들을 해서 그런지 형부가 좀 남자로 보이곤 했음.
당연히 가족이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하니까 그런 마음 있는 티를 아예 안냈음.
그런 식으로 친하게만 지냈음.
그러다 작년에 첫째언니도 시집을 가게됨.
첫째형부는 키가 178까지 작아지고 좀 못생겨진 이종석이 있다면 비슷할거 같이 생김.
절대 이종석처럼 잘생기지 않음.
어쨌든 둘째형부가 말 수 적은 대형견 같다면 첫째형부는 틈만 나면 개그하고 그런 스타일임.
그래서 첫째형부가 들어오고 나서 내가 첫째형부랑 깔깔대면서 자주 놀고 친하게 지냄.
우리 가족이 심하게 화목해서 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어서 틈만 나면 모여서 놀고 그러는데다 첫째형부가 워낙 붙임성이 좋아서 늦게 들어온 첫째형부랑 더 친하다는 느낌까지 들정도로 가깝게 지냈음.
문제는 또 올해 3월에 시작됨.
내가 사정상 2년반을 휴학하고 복학을 했는데 출근 시간이 자유로운 둘째형부가 아침마다 나를 학교에 데려다줌.
내가 대중교통 이용하는걸 싫어하는데 둘째형부가 아침에 차막히는 길 운전하고 가서 수업들으면 힘들다고 자기가 태워준다고 했음.
그래서 첫째형부 온 이후로 둘만 본 적이 별로 없던 둘째형부랑 매일을 보고 있음.
출근시간이라 차도 많이 막혀서 한시간 조금 넘게씩 같이 차를 탐.
둘째형부는 개강시즌에 학교얘기를 같이 해주다가 복학얘기 더이상 할게 없어지면서 첫째형부 얘기를 하게 됐음.
첫째형부 온 후로 둘이 같이 술 한잔 하면서 얘기하고 그러는 시간이 없어진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고 했음.
나도 동의 했음. 그 때 재밌고 행복했는데 요즘은 그런게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고 했음.
둘째형부가 앞으로는 다시 자주 그러자고 했음.
그냥 그런 얘기하면서 둘째형부가 남사친 질투하듯이 이야기를 하길래 귀엽기도 하고 옛날에 내가 좀 설레고 했던게 기억이 나고 그랬음.
매일을 다시 아침마다 보면서 얘기도 자주하고 둘이 술도 마시고 하니까 전보다 더 마음이 설레고 했음.
형부가 생각이 젊기도 하고, 내가 전보다 거의 두 살을 먹고 했더니 형부랑의 나이 차이가 별거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음.
원래 형부랑 만났을 때, 기쁜 일 있을 때, 슬픈 일 있을 때 등등 감정적인 상황에서 안고 그랬는데 이런 생각 드니까 형부가 안아주면 가슴이 뛰기 시작함.
5월에 형부에게 가족애가 아닌 다른 감정이 있다고 확신을 했고 1년을 사귄 남친이랑 헤어짐.
나는 누구에게도 얘기할 수 없는 고민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형부랑 집 근처에서 삼겹살 먹고 술 한잔 마시는데 조절 못하고 과음하게됨.
물론 헤어진 이유에 대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음.
내가 너무 취해서 잘 걷지 못했고 형부가 평소 과음하면 그랬듯이 날 업어주었음.
근데 내가 술에 너무 취해서 형부 목에 얼굴을 파묻고 형부가 너무 좋다고 하면서 목에 몇번이나 뽀뽀함....
형부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집에 데려다 주었고 나는 그 후로 그때 일이 생생히 기억나서 돌아버릴 지경이었음.
형부는 그 후 일주일 동안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결국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음.
그 날 일 기억하냐고. 나는 기억이 난다고. 미안하다고.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얘기했음.
형부가 웃지도 않고 대답도 안함..
내가 학교 도착해서 내리는데 오늘 학교 끝날 시간에 데릴러 올테니까 정문 근처 공원에서 기다리라 함.
하루종일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고 무서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음.
그 날 저녁 나랑 형부는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셨고 형부는 아까 했던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다른 얘기만 함.
그날따라 우리 둘 사이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고, 형부는 가족이 아닌 남자로 보였고, 그 어느 때보다 내가 좋아하던 향수 냄새는 짙게 다가왔고, 잘생긴 얼굴이 더 잘생겨 보였음...
언니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음...
게다가 언니는 그 날 2박3일로 가평에 연수를 갔음.
나는 형부가 얼마전 헤어진 전남친 얘기를 시작했을 때 형부 손을 잡았음.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형부가 손을 빼지 않았음. 아마 평생 볼 가족이라서 그랬을거라 생각함..
분명 그랬을거라 생각했으면서도 나는 괜한 용기가 나서 속마음을 다 얘기해버림.
성인이 되고 형부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고
형부랑 단둘이 있을 때 떨렸고
형부랑 안을 때는 더 꽉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형부랑 단둘이 있던 시간이 적었던 작년에 가장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아 행복했고
요즘 형부랑 다시 가까워지면서 형부에 대한 감정이 너무 커져서 밤마다 형부가 언니랑 한 침대에서 자는 사실에 화가난다고..
그냥 횡설수설하면서 대충 이런 얘기들을 다 뱉어버림.
그리고 옆자리 가서 키스했음..
입 대고 별 생각 다하면서 후회하는데 형부가 받아줌....
키스는 내가 상상한 것처럼 좋았지만 죄책감에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얘기함.
형부는 말없이 대리를 불렀고 계산을 하고 차를 타고 기사님께 부모님과 살고 있는 나의 집이 있는 동에 차를 세워달라고했음.
집에 가는 차 뒷자석에서 잡고 있던 손을 보니 좀전의 키스만 머릿속을 채웠고 형부가 차 창문에 머리를 기댄채로 밖을 보는 모습이 아련해보이고 힘들어보였음.
근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음..
우리집 동 앞에 차가 멈췄을 때 나는 둘째언니와 형부가 살고 있는 동에서 세워달라고 기사님께 얘기했음.
형부는 놀래서 날 봤고 난 그냥 모르는척 했음.
나와 형부는 둘째언니와 형부의 신혼집에 들어감.
나는 들어가자마자 형부를 쳐다보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함.
남친이랑 헤어져서 슬퍼서 친구들이랑 노래방에서 신나게 풀고 가겠다고 거짓말을 했음.
다음날은 토요일이었고 언니는 2일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었음.
그 때 나는 머리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음.
우리는 다음날 밤까지 집에서 나가지 않았음.
중간에 형부가 밥을 해줘 먹을 때 말고는 침대에서 떠나지 않았음.
그날 밤 엄마가 걱정 안하게 나는 잠시 집에 가서 평소와 다름없이 씻고 엄빠와 티비를 보고 잘자라는 인사를 했고 엄빠가 잠들기 기다린 후 2시반 정도에 집을 나와 다시 형부의 집에 갔음.
그리고 또 다시 함께 밤을 보냈고 난 아침에 아침운동하고 온 것처럼 우리집에 땀 흘리며 들어가 엄빠와 아침을 먹었음.
이 2박 3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2박 3일이었음.
우린 그 후로 우리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계속 모든 이의 눈을 피해가며 우리만의 세상을 즐기고 있음..
다른 사람이 보면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형부를 너무 사랑하고 있음..
그리고 형부도 날 사랑하고 있음.
형부가 이혼하고 나와 평생을 함께 했었으면 좋겠음.
하지만 그러기에는 문제가 너무 복잡함.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엄빠는 물론 언니들 모두와 인연이 끊어질 것 같고... 그러기에는 우리 가족을 너무 사랑함..
정당하고 당당한 일을 하기는 너무 어려우니 그냥 둘이 도망가고 싶음..
매일이 그 생각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음.....
당당하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마음껏 사랑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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