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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판]결혼을 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조언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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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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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래저래 고민을 너무 많이 했는데.. 혼자 고민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여기가 가장 결혼에 대해 
현실적인 삶의 선배님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서 글을 올려요.


저는 올해 27살이고 남자친구는 31살이에요. 만난 지는 3년이 넘었고, 항상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사람하고 결혼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이유는 남자친구네 가족은 정말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에요.
그에 비해 저희는.. 가정폭력이나 언어폭력도 심하고 굉장히 염세적인 가족이고요...
처음 만났을 때 오빠가 아직도 해준 말이 기억나는 게 자기가 항상 아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 한 마디가 뭐라고 태어나 처음 들어본 말이라 날 이렇게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많이 울었네요.


제 본가는.. 집안에 정말 돈 한 푼도 없어요. 재산이 아예 없으면서 그 상태에서 대출도 있으시고 
나중에 파산을 신청하실 건지.. 알아서 하시겠지만 정말 재정적으로 아주 힘든 집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은 돈 없다고 저한테 알아서 벌어 나가라고 항상 그랬어요. 그래서 취업 생활도 진짜.. 벅차게 했던 거 같아요.. 아르바이트하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득한 날 다시 아르바이트하고..

아르바이트로는 감당이 안 되니까 뭐든지 스펙이 될 거라는 생각에 회사의 평판이나 회사가 어떤 곳인지 
파악하지 않고 그냥 붙여주면 막 들어갔어요.

근로계약서 미작성 회사 / 새벽 3시까지 야근과 주말 출근을 당연히 하는 곳 / 중국어 영어 모두 하면서 
일은 경력직처럼 원하던 연봉 2300주는 회사 / 회사 내에서 욕설이 난무하던 곳

참 이상한 회사를 네 군데나 다녔고, 단순히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이번에는 잘리기도 했네요.

스펙은 남들 다 있는 자격증 토익 대외활동 인턴 다 쌓았는데 중견기업 대기업은 번번이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어요.

이유를 찾기 위해 모은 돈으로 취업 컨설팅도 많이 쫓아 다녔어요. 그렇지만.. 아직도 떨어진 이유를 
못 찾았네요 ㅎ.

어찌 되었든 살아야 하니까 내 앞가림을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싶어서 이번에 노무사 시험을 준비해요

뭐든지 해봐야지 나아갈 수 있으니까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제가 겪었던 부당해고 및 중소기업에서 
억울하게 당한 분들을 전문지식인으로서 도와드리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현재 집에서는 항상 과거에도 그래 왔듯이 공부를 하는 것만큼 시간 버리는 짓이 없다고 하세요. 
그래서 미래가치 투자를 위한 공부는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시네요.


원래도 염세적이었고, 항상 학과 1등을 해오든지 상을 타오던지 잘했다는 말보다 항상 늘 불만에 가득 차 
있고, 친척 사촌이나 친구들과 비교하며 넌 왜 저렇게 살지 못하니 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라 기대도 
안 했지만 이제는 집에서 사회 부적응자처럼 만들고 회사를 못 견딘 네가 문제라 라고 말씀하시네요.

정말 저 스스로가 문제가 있나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담하고 제 문제가 뭔지 귀담아 보고했는데.. 
주변인들은 문제가 없다고 말하니.. 저도 답답하더라고요 ㅎ (오히려 회사들이 더 이상한데 왜 문제를 
자기자신한테 찾으려고 하냐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이런 와중에 저를 지탱해준 건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수 많은 친구들과 남자친구 덕분에 긍정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 이번에 공부하는데 응원을 주변에서 굉장히 많이 해주었고, 
심지어 예비 시부모님들께서도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올해나 내년 안으로 시댁에서 결혼하길 원하세요. 항상 너희 언제 결혼하냐고 물으셨는데 
제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서 일부러 빙빙 피했었거든요.

근데 시어머니가 우리 집 상황 형편 모두 아시면서 결혼은 없어도 시작하는 법이라면서 너희가 정 힘들면
이층집에 들어와서 살라고 말씀하셨어요.

남자친구네는 잠실에 빌라에 살고 있는데 2층을 모두 가지고 계셔서 윗집이 비어있으니까 아무것도 없이 몸만 와도 되니까 들어와서 살래? 라고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사람의 여유는 돈에서 온다고 하듯이..

어머니는 제 가족보다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오히려 시댁에 가면 내가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껴요.

이런 감정 참 이상하긴 한데.. 사실 시댁에 가면 행복해요...

저희 가족보다 말 그릇도 크시고 항상 배려하시는 말투에 집에 잠깐 들리면 뭐라도 주고 싶으셔서 
과일이든지 공산품이라던지…. 어떻게서든 선물을 하나씩 손에 쥐여주세요.

공부에 대해서도 충분히 기다려 주시려고 하시더라고요.

+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그 집에 딸이 있는데 (시누이) 딸이.. 조현병을 앓아서 가족생활이 너무 힘드셨대요. 어찌어찌해서.. 작년에 딸을 미국으로 내보냈어요..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는 식으로..

어머니는 딸한테 받은 상처가 많으세요.

그래서 일상적인 딸하고 쇼핑하고 밖에서 맛있는 음식 먹고, 재잘재잘 웃고 떠드는 그런 삶을
가지고 싶어 하세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누려보고 싶으셔서 저한테 굉장히 친정엄마 보다 잘 대해주시고.. 사랑을 주세요..


그래서 사실 많이 흔들려요..


윗집에 들어가 산다는 게 마냥 좋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돈 걱정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점 그리고 시댁이 재산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점
(빌라.. 건물 많이 비싸더라고요 땅도 있고.. 뭐 저희보다는 월등히 좋으세요)


그리고 내가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걸 깨우쳐주게 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근데 제가 부모님께 결혼 얘기 살짝 꺼내봤는데

없는 형편에 자존심만 세셔서 30살 넘어서 결혼 갈 생각 하지 말라고, 줄 돈은 없으니까 알아서 5천 정도는 모아서 가라. 여자가 그렇게 없이 가면 시댁살이 하는 거다. 시 엄마가 올라와서 살라고 하는건 여우여서 
그렇다…. (뵌 적도 없으면 서;;) 등등 정말 막말이란 막말을 듣고 있어요.



정 그러면 차라리 일반 원룸에서 시작해서 둘이서 차곡차곡 모아갈까라는 생각도 해요.



올해 안으로 결정을 내리고 이제는 막말 가족들에게서 벗어나려고 해요. 좀 객관적인 시선에서 
많은 의견을 얻고싶어요. 제가 이 상황에서는 어떤게 현명한 결정인지 조언 좀 부탁드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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