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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네이트펌) 귀동냥귀신이야기-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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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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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링크 https://pann.nate.com/b331030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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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인이 겪은 이야기를 해줄게.

미리 경고하는데... 혹시 자취하는 친구들 있으면 

그냥 읽지 않는게 좋아 ..

읽더라도 엄마 아빠 있는 집에서 읽도록.

 

(내 후배 이야기야. 

자꾸 후배후배 거리면 오글거리니까

음... 편의상 길동이라고 부를께.)

 

길동이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같은 학교 후배야.

길동이는 몸 튼튼하고, 예의도 바르고

얼굴도 귀염상하게 생겼고, 심성도 곱고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요즘 보기 드문 진국같은 녀석이지.

 

그런데 한가지 안타까운점이 있다면.

길동이는 망막색소변성증? 그런 희귀병에 걸려서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장애를 안고 있었지.

듣자하니 틴틴파이브의 개그맨 이동우씨?도 그 병이더군.

 

녀석이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사람이 왔다갔다 해도 아는체하는 기색도 없고

이름을 불러도 눈도 못마주치고 허공에다 말하길래

쟤는 정체가 뭘까~ 궁금했단 말이야.

그래서 혹시 몸이 불편한가 물었더니 이야기를 하더군. 

 

십대 초반까지는 시력이 괜찮았는데

십대 후반으로 갈수록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대학 들어올 무렵에는 실명단계에 가까워 져서

지금은 아예 실명일 때를 대비하는 훈련을 하고 있을 정도라는거야.

 

그때까지만 해도 길동이는 완벽한 실명까지는 아니었기에

길을 걷거나 짐작으로 물건을 집는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책을 읽거나 사람의 얼굴을 바로 알아보거나 하는것은

힘든.. 실명의 직전 단계쯤?이라고

그러니까 본인이 사람을 못알아볼수도 있고

반응이 조금 느려도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을 하더군. 

 

그런 사연을 처음 접하면 보통 사람들이

괜히 숙연해지고, 안타까워하고 어쩔줄 몰라하겠지만

동아리 친구들과 선배들 모두,

그래 그렇구나 하고 끝. ㅋㅋㅋㅋ

그게 오히려 길동이와 친해지게되는 계기가 되었어.  

 

사실 길동이의 사연을 듣고는 속으로 엄청 놀랬지만

당황해하고 난처해하면 아이가 자신감을 잃을까봐

다른 후배들과 똑~같이 대할수 밖에 없었거든.

동아리방 청소~ 심부름~ 행사준비에서

약자라고 열외는 없었어.

단, 동기들끼리 서로서로 도와서

열외없이 함께하게끔 도왔지.

 

오히려 그런게 길동이는 좋았었다고해.

어디가서 장애가 있다고 하면

막 다들 인간극장 코스프레 하면서 앞에서는 잘해주고

결국엔 약자취급 하는게 신물이 났다며.

실제로 누나누나 하면서 많이 따르게 되었고.

 

길동이는 보는게 불편하다보니

기숙사생활 같은 공동생활은 힘드니까

학교 바로 앞에 방을 구해서 자취를 했단 말야.

 

자취를 하는 친구들 방은 대게 아지트가 되기 마련 아니겠어?

동아리 남자애들은 길동이의 방을

원더랜드라고 부르며 자주 들락거렸지.

 

길동이 입장에서도 학교를 오갈때

옆에서 함께 걷는 사람이 있어야 편하기도 하고.

집이 먼 친구들 입장에서는 잠깐잠깐 쉴곳이 필요하기도 하고.

서로서로 상부상조. 그래서

항상 학교가는 길에는, 동아리 애들이 길동이에 집에 들러서

길동아 학교가자~ 하면서 챙겼지.

 

그런데 그런 평화로운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어.

남자나이 스물한살, 스물두살 즘이 되면 국가의 부름이 떨어지지.

길동이의 동기들이 하나, 둘씩 영장을 받고 입대를 하면서

길동이는 혼자 학교에 다니게 되었어.

(길동이는 시력장애때문에 군대가 면제)

 

우리 동기는 동기대로 바쁜 대학 생활을 하느라

길동이를 살뜰히 챙기지는 못했어.

그러던 중, 길동이가 동아리방에 혼자 남아서

자고 가는날이 일주일이 넘어간다는 제보가 들어왔지.

걱정이 된 나는 길동이를 만나서

"길동아, 요새 집에 잘 안들어가냥.

얌마. 그래도 잠은 집에서 자야지.

여기서 먹고자고 하면 못쓴다잉"

타일렀거든.

 

그랬더니 길동이는 대뜸

"누나, 집이 좀 무섭네요"

하는거야.

 

"잉? 그게 뭔  소리래.

집이 왜 무서워?"

 

이유가 뭔지 말해보라고 타일렀으나

길동이는 대답을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

사람 애간장을 태우더라고.

 

결국 내 잔소리에 못이긴 길동이는 여차저차

상황 설명을 하기 시작했는데

듣고 있자니 뭔가가 이상하긴 했어.

 

길동이가 사는 자취방은 학교 바로 가까이에 있는 대신

시설은 아주아주 열악하거든.

어머니께서 집을 구해주실때

길동이의 동선을 고려해서 차도를 건널 위험 없이

학교와 최대한 가까운 곳을 원했기 때문에

시설은 열악하더라도 안전성을 우선순위로 뒀던 거야.

 

그러다보니, 가깝다는 장점 하나 빼고는

그 집은 도대체가 좋은 점이 하나도 없었지.

특히나, 정말 치안이라든가 방범수준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어.

그건뭐 단독주택도 아니고

오직 세를 내줄 목적으로 시멘트로 쳐발라 지은 건물이랄까.

얇은 반투명 유리문을 열면 바로 부엌이보이고

부엌 안쪽에 안방이 있는 쪽방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암튼. 언제부턴가 방에서 한참 잠을 자고 있으면

누군가 방을 왔다 갔다하는 기척이 느껴진다는 거야.

시력을 잃어가면서 청력이 예민해진 탓에 잠귀가 밝은편이라

본인이 헛소리를 들을 일은 없는데.

우걱우걱 밥먹는소리. 물마시는 소리. 그리고

컴퓨터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 또는 희미하게 코고는 소리까지.

별 희한한 소리가 다 들린데.

 

처음엔 너무 소름이 돋고 무서웠지만

시간이 갈 수록, 아 - 저건 살아있는 사람이 내는 소리다. 

라는 판단이 들더래.

그런데 그런말이 있잖아.

귀신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섭다고.

실제로 그때쯤에, 여자 혼자 있는 자취방에

노숙자가 숨어들어서  몰래 살다가 잡혔다는

그런 이야기가 나돌았거든.

그 생각도 나서, 정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데.

 

도둑이라쳐도, 앞이 안보이니까 맞서 싸울수가 없으니까

그냥 아침까지 얼음이되어서 기다렸다가

시간되면 수업들으러 나가는척 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는거야.

 

그래서 수업듣고 다시 집에갈 생각을 하면 끔찍하게 싫은거지.

한번은 후배를 대동하고 같이 자취방에 가보기도 했다고 해.

혹시나 도둑이 자취방에 그대로 있을까봐.

그런데 또 그럴땐 아무 흔적이 없다는거야.

 

한동안은 잠잠했다고 해.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자

잠을 자다가 정체불명의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는거지.

사람이 마음에 준비를 하게 되니까

날이 갈수록 대충 그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그림이 그려지더라는거야.

 

침대에 돌아누워서 자는 척을 하고 있으면

밥통을 살~짝 소리안나게 열고

냉장고문 조용~히 열어서 반찬 꺼내고

한수저 한수저 소리 안나게

냐금냐금 밥퍼먹고..

우적우적 씹는소리 날까봐

정말 천~처언~히 반찬씹고...

 

책상위의 물건들 한번씩 다 들었다 놨다 만져보고

자는 길동이 바지 주머니에 손넣어서

돈도 빼가고...

그러곤 문 조용히 열고 나가더라는거야.

 

참..

듣고 있자니 분통이 터져서 욕을 안할수가 없더라고.

 

더 기가 막힌건

집주인 아저씨가 한달에 한번씩

전기세랑 물세를 받으러 오는데

"너는 친구랑 같이 사니까 1인분 더 내라고.." 했다는거야.

 

집주인 아저씨가 바로 코앞에 살기때문에

학생들 오고가는걸 신경써서 자주 보는 편인가봐.

친구들이 자주 놀러오면 전기세 물세 따따블로 뜯어가는게 취미인지라

애들 군대간후로는 좀 안시달리나 했더니

대뜸그러더래.

 

그러니까 집주인 아저씨는

그 문제의 도둑놈을 몇번 목격한거지.

집주인 아저씨의 말을 듣고는

도둑놈이 드나드는게 더 확실해진거야.

그래서 인상착의도 물어보고

목격한 시간대도 물어봤지만

별 수가 나질 않았어.

 

길동이가 그 놈의 얼굴을 볼수도 없고

범인이라고 잡아와도 확인할 길이 없는거라서.

어쩔수가 없었지.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해줄수 있는건 없었어.

차라리 동아리방에서 좀 버텨라.

대신 방학되면 얼른 본가로 가라.

그리고 자취방에 갈일이 있으면

후배랑 동행하거나 누나를 불러라~ 이럴수 밖에.

 

이 이야기는 동아리 내에서도 화제가 되어서

감히 어떤 또라이가 우리 길동이를 건드느냐

앞이 안보인다고 사람을 물로 본거다

양아치 중에서도 개 양아치다~ 이러면서

불침번을 서자는 말도 나왔다고.

 

그런데 길동이는 마다했지.

며칠만 있으면 방학이라면서

좀도둑 쫓아봤자 뭐하겠냐고 괜찮은척을 하는데 ..

길동이의 모습이 참 많이.. 슬퍼보였어.

 

아마도

무기력한 자신이 싫었을꺼야.

길동이는 눈만 안보였지

키도 크고 사지육신 멀쩡하고

운동신경도 짱 좋거든.

 

들릴듯 말듯 흘리는 말로

"도둑놈 새끼가 내가 얼마나 만만해보였으면 그러겠어요"

하고 피식 웃는데............... ㅜㅜ 

진짜 그 놈, 잡히면 죽이고 싶을정도였어.

 

그때가

시험을 이틀만 더 보면 방학이었기 때문에

그래, 차라리 이틀 조금만 더 참는걸로 하자고

길동이를 다독이는 수밖에..

 

그리고 그 이틀이 지났고.

길동이는 부모님께 연락해서 

본인을 좀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해.

자취방을 정리하고 옮길 생각이었기 때문에

짐을 몽땅 옮겨야 했거든.

 

그런데 짐을 옮기기로 한 그 날

마침 일이 생겨서 부모님이 못 오고

그 다음날 오겠다고 연락을 하신거야.

그래서 아, 오늘도 동아리방에서 보내야 하는구나 싶다가

괜한 오기가 나더래.

 

마지막 날인데,

집에 먹을 밥도 없고, 반찬도 없으니까

지까짓게 와봤자 뭘 어쩌겠나 싶기도 하고.

내가 앞만 안보이지 사지 멀쩡해서 왜 피하나 싶기도 해서.

여차하면 진심 맞설 생각으로

문구점에 들러서 작은 송곳을 하나 사서

허리춤 뒤에 숨겨서 집으로 갔다는 거야.

 

집에서 계속 라디오만 듣고 있었데.

길동이 생각으로는 본인이 잠들때

문을 따고 밖에서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서

오직 신경은 문쪽에 쏠려있었다는거야.

한 새벽 1시 쯤.

기다리다 지쳐서 길동이가 깜박 잠이 들뻔했는데

 

지지직. 하고 옷장 지퍼가 열리더래.

왠 옷장에서 지퍼가 열려? 싶은 친구도 있을까봐 설명하는데.

간이 옷장형식으로, 지퍼를 여닫아서 쓰는 옷장같은게 있어.

물론 요즘에는 싸고 질 좋은 가구가 많아서 잘 쓰지 않지만.

비좁은 단칸방에서는 자주쓰던 옛날 물건이야.

그 지퍼 옷장은 처음부터 그 자취방에 있었던 거래.

 

암튼.

지지직. 하고 지퍼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 거기서 사람이 걸어나오더래.

장판에 맨발바닥 마찰음이 나는걸 봐선

신발도 안신은 맨발이라는것까지 다 느껴지더래.

 

생각이나 했겠어?

밖에서 왔다갔다 하는 좀도둑도 아니고

처음부터 그 옷장에 있었던 걸...

상상이나 했겠냐고..

 

모른척 자고있으니까

그놈이 밥통쪽으로 가서 뚜껑도 열어보고

냉장고도 열어보고 별거별거 다 확인하더니

먹을게 없으니까 한숨을 훅 쉬더란다.

 

그런데 그때 하필 길동이 핸드폰이 울린거야.

후배 하나가 걱정이되서 문자를 보낸거지.

길동이는 자는척을 하고 있어서 그냥 가만히 있는데

그놈이 길동이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확인 하더래.

그러더니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기척이 없더래.

 

도대체 그 놈이 뭘하는지 궁금해 죽겠는데 아무 미동도 안느껴지고

심지어 아~무 소리도 안들리더래.

대신 고르게 내쉬는 숨소리만 가까이에서 들리는데.

침대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더래.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지. 지금이라도 송곳을 꺼내서 달려들어?

잠에서 깬척 핸드폰 찾아서 누구한테라도 전화할까

땀 뻘뻘 흘리면서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는데

 

그때 정말 극적으로 누군가 자취방 문을

쾅!쾅!쾅! 두드린거야.

 

정말 황천길 문턱에서 유턴하고 돌아온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서

"누구세요!!!"하고 부르니까

밖에서

"형! 저에요 땡땡이에욧!"

 

후배 녀석이 걱정되서 문자보냈다가 (근처 고시원에 살고 있었음)

답장이 없어서 부랴부랴 뛰어 내려왔던거래.

 

그래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벽을 짚고 샥샥샥 한걸음 한걸음 옮겨서

현관문쪽으로 옮겨가서 문열고 밖으로 나가서

후배한테 얼른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한거지

 

신고한지 5분도 안되서

경찰이 왔고, 경찰 아저씨들한테 자초지종을 말하곤

방안 옷장에 있다고 알려드렸더니

경찰아저씨들도 뜨악해하면서 설마 정말 일까 싶더라는거야

그런데 정말로 방안 옷장에서

그 쥐새끼같은 놈을 끄집어 나왔다지

 

그런데 경찰아저씨들이 걔 이름을 부르더래

"이 새끼이거 명구아니여?"

 

길동이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가는 상황인지 영문을 모르겠더래

후배가 경찰분들한테 저 놈 아는 놈이냐고 물었데

그랬더니 그 놈은 그 동네에서 유명한 좀도둑이라는거야

 

특히 대학 도서관, 노트북. 지갑. 핸드폰.

값 나가는 옷같은거.

점심시간에 밥으러 가방 놓고가는 학생들 소지품 훔치다가

경찰서에 잡혀간 것만 다섯번이 넘고

동아리방 문고리 절단기로 끊고 들어가서

컴퓨터 훔친적도 많고

아무튼 그동네 아인데 유명하다는 거야.

그런데 얼마전부터 조용하길래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고.

 

경찰서가서 진술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참...  답답하더래.

 

그 명구라는 놈 나이는 겨우 열여덟인가 되고

부모님은 안계셔서 할머니 밑에서 컸다나봐.

할머니가 박스줍고 소일거리해서 애를 키웠는데

워낙 없는 집이다 보니 애한테 먹이는거 말고는

해준게 없더라는 거야.

할머니 자식새끼들은 버젓히 살아있기 때문에

수급자 같은 지원도 못 받아서

오직 일을 해서 벌어먹어야 하는데

손자까지 딸린 형편인지라 먹는것도 힘들었다고.

그래서 인지 얘가 키도 160이 겨우 넘고 체구도 자그맣더래.

못먹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얘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양아치 같은 일진애들한테 이용당해서

돈 가져오라는 지시. 물건 훔쳐오라는 지시를 받아서

도둑질을 하기 시작했고.

그 최적의 장소가 대학 안이었데.

 

실제로 그 아이랑 이야기를 해보니까

얘가 말도 어눌하고. 조금 덜 떨어진 애더라는거야.

그런 아이가 지능적으로 노트북을 훔치고 문고리를 따고

그런 생각까지는 못한다 이거지.

경찰아저씨들도 말하길 쟤는 배후가 분명히 있다.

누군가 이용해 먹는거 본인들도 안다고.

그래서 애지간한 일은 훈방조치해서 돌려보냈는데

자꾸자꾸 이런 일들로 불려 온다고.

그런데 얼마전에는 그 아이를 보살펴주던

할머니 까지 돌아가셔서 ..

명구는 정말 오갈데 없는 신세 + 못된 애들의 밥이 된거지.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본인 집을 양아치들이 독차지 하자

명구는 오갈데가 없어진거야.

며칠을 쫄쫄굶다가 제 나름대로 살길을 찾은게

남의 집에 숨어들어서 밥을 훔쳐먹는거였고.

그중에 가장 만만한게 앞이 안보이는 길동이었던거야.

 

휴.. 사연이 좀 길지?

 

암튼. 앞뒤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

괘씸은 하지만, 길동이는 그 아이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더래.

그리고 길동이 부모님이 연락을 받고 내려오셨는데

어른된 입장으로 그 아이가 안타깝다고

선처를 부탁한다고, 피해본게 없으니 그냥 넘어가겠다고 하셨고.

 

그런데 길동이는 문득 그 아이에게 궁금한게 있더래.

 

아까 방에서, 왜 조용히 내앞 20여분 동안 서있기만 했냐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있었냐고.. 물어봤데.

길동이가 생각하기엔 본인에게 해코지를 하려나 싶었데.

 

그런데 그 아이의 대답은..

 

"배가고픈데 밥이 없어서 깨워야 되나 생각했어요.

문자를 봤는데 내일 이사가는걸 알았어요.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고 밥을 얻어먹으려고 했어요"

했다는거야.

 

생각해보니까, 길동이가 동아리방 생활하느라

집에 밥이랑 반찬같은걸 안뒀다는거야.

그럼 내가 없는 동안에는 뭘 먹었냐 물었더니

 

생쌀.. 생쌀을 퍼다가 씹어먹기도 하고

냉장고에 김치는 먹어도 표시가 안나니까 그냥 먹었다고...

 

ㅜㅜ

 

암튼. 그날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길동이와 후배와 부모님은 다시 돌아왔지만

마음 한구석이 많이 찝찝했겠지.

그 아이가 다시 본인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동네 양아치의 꼬봉 노릇을 해야할게 분명하니까 말야.

그 아이가 그곳을 피해서 도망치다싶이 거리를 전전할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거라는

경찰 아저씨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으니까.

 

그 후에, 명구 이야기는 동아리와 동아리를 타고

소문이 쫙~ 퍼졌지.

정말로 그 애가 도서관에서 유명한 도둑이긴 하더라고.

같은 과 선배가 말하길, 걔 별명도 있다고.

하도 물건을 잘 훔쳐가서

별명이 '네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티가 결국 일냈다고 막 우스갰 소리 하는 사람도 있었어.

 

길동이는 자취방을 옮길까 생각을 했지만

이미 익숙해진 자취방을 옮겨서 득될게 없다고 판단.

이사를 멈추고 다시 계약을 하게 되지.

 

하지만 그건 좀 잘못된 선택이었던거 아.

문제는 다음부터 이어지지. (너무 길지? ㅜㅜ 미안해.,.)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고.

길동이는 다시 자취방으로 오게 되.

한동안은 아무 이상없이 학교-집을 오가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었는데.

 

또다시 어느 시점부터

예전처럼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더라는거야.

........

 

꼭 새벽만 되면

꿀꺽꿀꺽 물마시는 소리가 들리고

부시럭거리면서 무언가를 헤짚는 소리도 나고..

 

그럴때마다

길동이는 혹시, 명구가 다시 와있나 싶어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야! 명구왔냐! 있으면 그냥 말해! 괜찮으니까!"

혼자 허공에 대고 화 내고 그랬다는거야.

 

아무리 눈이 안보여도

그 좁은 집안을 마음먹고 뒤지면

사람이 피할수가 없는데

정말 아무도 없더래.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길동이는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듣게 되지.

 

그런 사정을 모르는 옆동아리 회장이 놀러와서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방학 내내

도서관에 살다시피했었는데

네티도 여름 방학 내내 도서관 한쪽에서

먹고 자고 했었다고.

그런데 방학 중간 쯤,

네티가 학교앞에서 무단횡단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그만 죽었다고.

사람들이 네티를 다 싫어했었는데(물건 훔쳐가서)

죽은거 알고 불쌍하다고

네티가 늘 있던 자리에

음료수도 놓고가고 쵸콜렛도 놓고 간다고..

너는 모르고 있을거 같아서

이야기 해준다고...-

 

 

길동이는 그 말을 듣고

다시는 그 자취방에 갈 수가 없었어...

 

 

 

 

 

 

-너무 길어졌지.

들은 이야기인지라 곧이 곧대로 써야해서.

ㅜ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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