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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펌] 엣센스님 혼령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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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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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해마다 여름이면 바닷가 쪽에 사는 친척집에 놀러가서 지내다 오곤 했는데.....


10살 되던 그 해에도 바닷가 근처에 사시는 작은 아버지 댁에 어김없이 갔었어요.


너무 시골도 아니고 너무 시내도 아닌 그런 동네였는데 오년전부터  하나씩 물에 빠져 죽어서 제사도 지내던 동네였어요.


열대야 때문에 무척이나 습하고 그런 날씨여서 


다들 더워서 자는 거 포기하고 일어나서 근처 바닷가로 나가서 시원한 바다바람을 쐬는데...

 

나가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바람을 쐬고 계시더군요.



여기저기 걷다가 어느 집을 지나가는데


대문은 활짝 열려 있고 집에는 불도 안켜져 있고 이상하다... 하면서 안에 들여다 보니까


마당에 있는 대청마루에 어떤 언니가 앉아 있었어요.


산 사람은 아니었어요.

 

혼령인거죠.


무언가 아주 슬퍼보이는 그런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제가 그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까 갑자기 아주 무서운 표정으로

 

 

들어오지마!!!

 


하면서 막 뭐라 하는데 어린 마음에 얼마나 놀랐는지 뒷걸음 치다가 엉덩방아 정말 크게 찍었어요.


엉덩이 문지르면서 일어서면서 혼령 쪽을 보는데 그 자리에서 일시정지....


...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혼령이 고개를 막 저으니까 사라졌는데



놀란 이유가, 일어나려고 바닥을 짚은 후에 그 쪽을 보는데 대청마루 있죠.


대청마루 밑에 빈 공간에 검은 미역같은 형태의 머리카락 더미들이 그 혼령 발목을 족쇄 마냥 칭칭 감겨져 있었어요.


바닥에는 물이 넘치듯이 흥건하구요.


위쪽을 자세히 보니까 혼령 목에도 감겨 있는데 그 뒤로 사람 형태의 검은 혼령이 서 있던....


더 자세히 보니까 그 검은 혼령의 손이더라구요.


목에 감긴 게...



한참을 그리 멍하니 있는데 누가 어깨를 툭 쳐요.


그 집에 사는 자취생 오빠였어요.


오빠가 손 잡아서 일으켜 세워 주는데 오빠 얼굴 보고 또 흠칫...


얼굴에 검은 기운이 여기저기 뻗쳐 있어요.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거죠.



오빠한테 혹시 알고 지내는 여자분 중에 내가 말한 이목구비의 여자를 아냐고 물으니까 좀 당황해 하더니 그냥 집으로 쏙 들어가요.


더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는데


며칠 후 초저녁에 바닷가 모래 사장에서

 

그 오빠가 바다에서 멀지감치 떨어진 모래사장에서 바다만 보면서 줄담배를 피우는데


이런....


앞서 봤던 그 여자 혼령이요.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거에요.

 


그게 안보이는 오빠는 자기 바로 앞에 마주선 자세로 서 있는 혼령을 앞에 두고 줄담배만 피우고...


제가 가서 말해봤자 안 믿는 사람들은 어린 게 미쳤다고 할테니...


그래도 말해줘야겠다 싶어서 다가가서 말했어요.


물 근처에도 가지 말고 육지로 가서 근처에도 얼씬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코웃음만 치는 거죠.


어린애가 와서 그런 소리 하니까 얼마나 우습겠어요.



그래도 강경하게 부탁하니까 자기도 꺼림칙했는지..


알았다고 하고 돌려서 들어가는데 여자 혼령이 절 원망스럽다는 듯이 쳐다 봐요.


혼령이 사라지고 나서 저도 꺼림칙해서 집에 들어와 자는데 잠이 안 와요. 

 


양을 수천마리 세도 잠이 안 와서 나왔는데 그 오빠가 뭐에 홀렸는지 몽유병 환자 마냥 바닷가 쪽으로 걸어 가요.


어린 애가 너무 그런 거만 봐서 그랬던가 겁대가리는 상실해서...


가지 말라고 막 때리고 하는데도 정신을 못차려요.


손목을 잡았는데 너무 차요. 얼음마냥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팔과 다리에 대청마루에서 봤던 그 검은 물미역 같은 것들이 묶여져 있고 


바닷가 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물가 쪽으로 잡아 당기던 그런 형상이었어요.


제 힘으로 어림도 없어서 집으로 달려가서


오빠 자취하던 집 주인내외분이랑 옆집에 살던 남정네 분들 몇 분 오셔서 잡았는데  

 

어찌나 힘이 센지 끄떡도 않는 거 겨우 집에 데려다 놨는데...


그 때 어른들께는 아무 말 안했는데


어른들 오빠 붙잡고 몸싸움할 때 바다 쪽을 봤는데 여자혼령이랑 검은 혼령이 남자분 엄청 노려보면서 울부짖는데....

 


귀가 다 아프더군요.


울부짖으면서 절 보는데

 

 

왜 그러느냐.. 억울하다.

 


그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오빠는 얼 빠져서 내리 누워 있고 그 날 밤에 어른들 몰래  밤에 나와서 바닷가에 나가니까... 그 자리에 있어요.


무척이나 슬퍼 보였어요.

 

자세히 보니까...여자 혼령 뒤에 있던 검은 혼령이요 말을 못해요. 옹알이 그런 말투.


여자 혼령이 벙긋하는데 엄청 울었어요. 그 자리에서.

 


그 사람 꼭 데려가야 한다고...


억울하다고....


산사람의 운명은 죽은 분들이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죽여도 죽여도 억울함이 가시지 않는다고 울부짖는데 정말.


그 다음날 아침에 정신차리고 앉아 있던 오빠한테 가서 그랬죠.

 


애기 죽이고 맘 편해요?

 

 

그랬더니 다른 사람한테 말은 안했어도 본인도 내심 고생이 많았는지 절 내려다보고는 말없이 그렇게 있다가 나가데요.


그 날, 저녁에 사람 죽었다고 난리가 나서 나가니까 그 오빠 자살했어요.


유서 한 장 휘갈겨 쓴 거.... 신발 밑에 깔아놓고 죽었더라구요.


여친이 임신해서 자기한테 와서 결혼하자고 했는데 자기 욕심 때문에 바닷가에서 떠밀어 죽였다고.


자기 죗값 치루겠다고.



그렇게 짤막하게 써놓고 갔어요.


여자혼령이 여자 친구였구 검은 혼령은 애기였어요.


뱃속에 있던 형태도 없이 그렇게 바다에 얽매여 있던...




그 이후로 거기 익사자 한 명도 없다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정말 백프로 깨끗하게 살다 갈 수는 없는 거지만 목숨가지고 죄짓는 건 하지 말아야 해요.


그 오빠 자살한 후에 다시 갔을 때 바닷가에는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어린 마음에도 너무 가슴 아팠어요.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착하게 살아요. 우리.




출처 - 베스티즈 엣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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