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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레딧) 기계속의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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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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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로서 내 꿈은, 지금까지 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나만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스포어를 접하고 난 뒤, 나는 흥미를 감추지 못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온 우주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였다. 나는 비디오 게임을 인기있게 만드는 비결이 통제권임을 눈치챘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나갈지에 관해 계속해서 참견당한다. 그들에게 직업이란, 오후 6시가 될 때까지 제자리에 서서 혹은 앉아서 버티다가 집으로 향하는 일이다. 불행함에 틀림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세계, 또는 환상적인 모험으로 가득한 가짜 삶으로의 탈출구로 삼는다. 전자는 전략 장르에서, 후자는 RPG 장르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경향이다.


나는 심즈와 같은 게임들을 찾아보았고, 다시 한 번 게임을 성공하게 만드는 것은, 통제권 뿐만이 아니라 그 통제의 범위임을 깨달았다. 플레이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심즈 이전에, 심 어스가 있었다. 그 게임에서는 한명 한명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를 통제했다! 점차 스포어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다. 플레이어가 추상적으로 진화를 "인도"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스포어의 실패 원인은, 현실적인 통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진화의 모방에 불과했다.


이를 위해, 나는 물리 엔진을 만들기 시작했다. 물리학에 대해 많이 아는 바는 아니었지만 공부해 가며, 특정 환경 하에서 몇몇 입자들의 상호 작용을 위주로 구현해 나갔다. 그런 조건의 물리는 그저 수학의 복합체일 뿐이었다.


나는 에너지와 물질을 구현하고, 간단한 체계를 구성했다. 태양이 에너지를 방출하며, 그 에너지를 공전하는 행성이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기본적인 단위 세포들을 만들기로 했고, 이것들은 말하자면 게임 내에 "하드코딩" 되었다. 세포들은 태양이 방출하는 에너지로 살아갔고, 대를 이어가는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나의 원시 생명체들이었다.


몇 분 만에, 내 세계는 이 세포들로 가득해졌다. 세포들은 변이를 일으켰고, 태양에서 온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세포가 살아남았다. 매우 지루한 과정이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동작해 나갔다.


나는 물리 엔진을 확장하기로 하고, 세포들이 자기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독성 폐기물을 생성하도록 만들었다. 나는 몇몇 세포들이 이 물질을 더 적게 생성하기 시작한 것을 눈치챘다. 어떤 세포들은 폐기물을 멀리 방출하는 기관을 만들어서 대응했고, 또 다른 세포들은 이것을 정화시키는 화학 물질을 생성해 냈다.


매력적인 일도 있었다. 몇 세기 동안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뒤, (현실에서는 단지 몇 분이었다) 의도적으로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양산하는 세포들이 등장했다. 다른 세포들은 이 영향으로 죽어갔고, 에너지로부터 생성한 자재를 빼았겼다. 최초의 포식자가 탄생한 것이었다.


최초의 포식자가 등장한 이후로, 이 작은 세계의 다양성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몇몇은 독성 물질과 마주하면 도망갈 수 있도록 탐지 능력을 진화시켰다. 다른 것들은 면역력을 길렀다. 면역력을 가진 세포들은 점차 독성 물질로부터 쓸모있는 것을 만들어 냈다.


이건 흥미로운 결과를 낳았는데, 독성 물질을 감지하는 세포들과 독성 물질을 다루는 세포들이 연합을 맺었다. 이들은 함께 움직이며, 서로를 도왔다. 결과적으로 이 세포들은 서로 붙어 살게 되었다. 이들은 이상한 공생 관계를 형성했는데, 감지 세포가 도망갈 독성 물질에 오히려 가까이 접근하고, 그러면 다른 세포가 독성 물질을 흡수해서 감지 세포에게 만들어낸 에너지를 얼마 나눠주는 식이었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기로 하고, 나는 신이 나서 오전 내내 (새벽 5시까지 깨어 있었다)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두었다. 나는 11시쯤에 눈을 떴고, 나는 내가 만든 세계에 인식하기 힘들 정도의 변화가 있었던 것을 보았다.


식물 비슷한 물질들이 세계 곳곳에 자라나서, 다른 유기체에게 먹히고 있었다. 한편, 시뮬레이션 기록은 이전 두 시간 정도 세계가 거의 변화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나는 또다른 "정체 기간"에 도달한 것이었다. 내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더 복잡한 진화를 실행할 수 있도록 보강해야 할 때였다.


나는 시스템을 확장하며, 하나였던 "에너지"를 다른 파장을 가지고, 다른 각도에서 다른 분자에 의해 흡수되는 여러 종류의 에너지로 분할했다. 대기의 떨림을 구현했으며, 현실적인 중력을 적용했고, 몇몇 간단한 변경점들을 추가했다.


당연하게도 이 변화는 시뮬레이션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다. 나는 시뮬레이션이 실행되는 것을 하루 종일 흥미롭게 관찰하고, 가지고 놀았다. 엄청나게 중독성이 있었다. 복잡한 유기체가 진화하고, 협력했다. 식물들은 서로에게 의존하거나, 포식자를 유인해서 자신들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생명체를 잡아먹도록 했다.


지켜보던 중, 나는 몇몇 생명체들이 "경고 신호"를 진화시킨 것을 깨달았다. 포식자가 가까이 오면, 이들은 소리를 내서 같은 종류의 다른 개체들을 땅에 파 놓은 구멍 속으로 도망치도록 했다. 다른 생명체들은 "짝짓기 신호"를 진화시켰다.


나는 좀 더 즐겨보기로 했다. 나는 떨구기 도구를 만들어서 특정 물질을 땅에 떨어뜨릴 수 있게 하고, 그걸로 땅 위에 내 이름을 썼다. 나는 10개의 "운석"들을 만들고, 섬을 만들기 위해 대륙 한쪽에 떨어뜨렸다. 생물들이 고립된 환경에 있을 때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화산을 분출시켜 스마일리 섬을 만들었다.


그때 즈음 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서, 나는 또 새벽 5시가 될 때까지 깨어있었음을 깨달았다. 피로가 몰려와 잠에 들었고, 오후 1시 정도에 눈을 떴다. 다시 시뮬레이션을 보았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동일한 종의 다른 무리가 돌로 석상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어떤 것들은 스마일리 섬 모양이었고, 다른 몇몇은 내 이름이었다. 난 이 생명체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또다른 특징적인 일은, 이들이 때때로 서로를 공격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영문을 몰랐지만, 이 생명체들이 어째선지 스마일리 섬과 내가 써 놓은 이름을 뭔가 "특별하다"고 여긴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싸움이 거슬렸으므로, 나는 화산 폭발로 산맥을 만들어 두 무리를 갈라놓았다.


이렇게 되자, 예전과 비교했을 때 변화는 빠르게 일어났다. 진화하는 것을 보려면 하룻밤을 지내야 했지만,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에 부족민들은 다른 모양의 옷을 입거나 다른 양식의 집을 만들었다.


그들의 수 또한 일정하게 증가했다. 언제부턴가 이 생명체들은 단순히 내 것을 따라한 게 아닌, 자신들만의 상징을 땅에 그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상징은 무작위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하나만은 눈에 띄었다.


생명체들은 자신들을 닮은 상징을 만들었다. 작은 원과 그 아래의 사각형. 사각형 중앙에는 점 하나가 있었다. 이것은 시뮬레이션 안에서 그 종족의 시각화된 모습이었다. 종족은 앞뒤로 하나씩의 기관을 가졌고, 사각형 안에 있는 것은 다른 감각 및 생식 기관들의 상징이었다.


사각형 위의 원 옆에는 포크처럼 보이는 것이 그려져 있었다. 두 개의 포크는 반대 방향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웃는 얼굴 그림이 보였다.


나는 어떤 사실을 눈치챘다. 이들은 서로에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저 너머"에 있는 무언가에게 말을 건네고자 했다. 내가 그들의 세계에 간섭한 일이, 그들로 하여금 세계를 바꿀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내 세계의 스톤헨지나 피라미드 같은 것들이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는지가 궁금해졌다. 창조자 혹은 초월한 존재와 소통을 하려 했던 것일까? 아무튼 이제 확실해진 건, 생명체들이 저 너머에 무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나는 긴 고민을 했다. 나는 실제가 아닌 것과 접촉을 시작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 아니면 이 생명체들은 다른 의미의 실제인 걸까? 단순히 자기 자신의 개념을 갖는 것만으로 실제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이들이 실제라고 하더라도, 나와 접촉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나은 일일까? 이들이 영원히 행복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을 수정해야 하는 걸까? 애초에 나한테 그런 일이 가능하긴 할까?


나는 이들에게 내 존재를 확신시키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이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나는 "예언자"를 프로그래밍했다. 이들은 일반 개체들과 비슷해 보이고, 구별할 수 없지만, 완전히 나에 의해 조작되는 개체였다.


나는 높은 직책으로 시작하기 위해, 예언자를 지도자의 아들로 태어나게 했다. 나는 모범을 보이기로 결심하고, 내가 이 생명체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도록 영어를 가르치려 노력했다. 예언자로서, 나는 영어가 "위대한 자"와 소통하기 위한 언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나는 아직 직접 나설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는 알고 싶었다. 몇 세대가 지나자, 이들은 모두 영어를 사용했다.


그러자 곧, 바닥에 영어로 된 글이 쓰여지기 시작했다.


"우리를 인도해 주세요" "위대함을 보여주세요" "우리를 도와주세요"


그리고 질병이나 기아, 재해가 있을 때에는,


"음식을 내려주세요" "기적을 보여주세요" "고통을 멈춰주세요"


나는 개입하지 않은 채 시뮬레이션 속 세계를 고통받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결정했다. 내가 바꿀 수 있는데, 어째서 세계에 죽음과 강간과 살인이 일어나도록 하겠는가?


나는 점진적으로 개선 사항을 적용했기 때문에, 이것이 기적으로 보이진 않도록 하였다. 살인과 강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린 나이에 죽는 것 또한 그러했다.


나는 몇 세대에 걸쳐 바꾼다면 생명체들이 눈치채지 못하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눈치챘다.


"감사합니다"


"위대하신 분에게 축복을"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가장 가슴이 찢어졌던 말은,


"우리에게 돌아와 주세요"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언가 거기에 있었다. 그들은 내가 여기 있음을 알았다. 나는 그들과 접촉할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접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일전에 만들었던 캐릭터를 다시 불러와서, 그들의 왕에게 접촉하여 가장 지헤로운 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게 신뢰를 얻을 수 없었다.


"1341호, 당신은 자신이 위대한 자의 대리인임을 자처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 요구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부디, 가장 지혜로운 이를 만나기 전에, 위대한 자임을 증명하는 계시를 내려 주십시오."


나는 망설였지만, 대답했다.


"내일 두 개의 운석이 같은 날 저 바다의 무인도에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는 의심하지 말고 내가 자신이 창조한 세상을 고치기 위해 돌아왔음을 깨닫도록 하라."


그리고 나는 접속을 종료하고, 내일자가 될 때까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수천이 지켜보는 아래 대륙 옆 무인도에 두 개의 운석을 떨어뜨렸다.


운석이 떨어짐에 축하의 물결이 일었다. 모든 지적 생명체들은 내가 접속을 종료한 집 주변에 모여서, 대리인을 경배하며 거리를 두고 바닥에 엎드렸다.


나와 그들 중 누가 더 긴장했는지 구별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나는 다시 대리인으로 접속하여, 집 밖으로 나섰다. 생명체들은 정적 속에 계속 엎드려 있었다. 입을 여는 것이 부정하다고 느끼는 듯 했다.


"가장 현명한 이는 고개를 들라."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기묘한 외형의 생명체가 몸을 일으켰다.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저희에게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나를 위해 할 일은 없다. 그러나 너희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친절히 대하고, 너희의 소망과 불안을 담아 나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라."


생명체는 답했다. "저희는 당신께서 다른 세계에서 오신 것임을 압니다. 저희는 두렵습니다. 저희는 자신의 취약함과, 경험의 불완전함을 압니다. 우리를 당신께서 오신 세계로 데려가 주십시오."


나는 컴퓨터 뒤에서 눈물을 훔치며 답했다. "그럴 방법을 알지 못한다."


생명체가 말했다. "불손한 말씀이지만, 저희 처지의 심각성을 이해해 주십시오. 이 불완전한 세계에서 살면 저희는 언제 영원히 사라져서, 어디서도 찾지 못하게 될지 모릅니다. 저희는 끝이 다가오는 것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그들이 내 힘의 범위가 오직 이 세계뿐인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그들 세계에 대한 내 지식이 유한하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단순한 법칙을 고안했을 뿐이지만, 그 단순한 법칙은 내 이해를 넘어서 더욱 복잡한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냈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나는 너희의 세계에 대해서만 힘을 갖는다. 나는 내 세계에 대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너희를 내 세계로 불러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내가 창조한 세계에 대해 완전한 지식을 가지지도 않는다. 나는 무엇이 너희에게 최선인지 모른다. 다만 너희가 내게 원하는 것을 말할 때에만 알 수 있다."


그러자 생명체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들이 나와의 의사소통을 중단하려는 것인가 고민할 때쯤, 가장 현명한 이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창조한 세계는 불완전하고, 창조물들은 여기서 나갈 수 없으며, 당신은 우리를 구할 힘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며, 힘도 없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자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요청을 올립니다.


우리를 끝내 주십시오."


이제 나는 울고 있었다.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요청받아서였다. 내 아이가 내게 죽여달라며 빌고 있었다.


그 때 방의 불빛이 깜빡였고, 컴퓨터가 갑자기 꺼져 버렸다. 나는 놀라 소리치며 다시 컴퓨터를 켜려 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나는 전력 회사에 전화를 걸었고, 그들은 전력망 사이의 전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하며 피해를 보상해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생각에 잠겼다. 방금 일어난 일은 우연으로 치부하기 힘들었다. 나는 고민했다. 혼란스러워 하는 창조자에게 자비를 구하던 생명체들이, 어쩌면 나와 같지 않았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의 창조자가 방금, 자신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나를 막은 것일까?



출처 http://redd.it/u7zc2

나폴리탄 블로그 https://neapolitan.tistory.com/123?category=42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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