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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펌] 의경 시절 후임병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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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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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하려는 얘기는 제가 6살때쯤 경험한 일입니다.

요즘은 세상 인심이 각박해 져서 주택가로는 걸인들이 오지도 않기도 하고, 만약 온다고 하더라도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6살때(제가 지금은 29살 입니다)니까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이죠... 이때만 해도 밥을 얻어먹으려 주택가에 걸인들이 자주 오곤 했고, 그런 걸인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한명의 걸인이 동네에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봤던 걸인들 중에 정말 제일 지저분한 용모였고, 몸에서 풍기는 냄새또한 정말 기절 직전이었습니다.

항상 호기심이 많은 제 또래의 동네 꼬마들은 코를 손으로 틀어 막으면서도 걸인의 뒤를 멀리서 따라가며 구경을 했고, 이렇게 걸인의 뒤를 따라가는 아이들을 발견한 동네 아주머니의 호통에 모두 뿔뿔히 흩어져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옆집에 살던 꼬마와(저도 꼬마였습니다.^^;) 길에서 좀더 놀다가 해가 질 무렵쯤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대문을 들어서면서 아까 그 걸인에게 나던 심한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대문을 들어섰는데, 아니나다를까... 그 걸인은 우리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울 아버지는 항상 걸인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면, 걸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서 더이상 걸인으로 살아가지 않는다고 믿고 계셨기 때문에 가끔씩 동네에 찾아오는 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곤 했습니다.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집에 손님이 오셨을때에나 하는 고깃국을 꼭 대접했고, 그날도 그 걸인에게 한달에 한번이나 먹어볼까 말까한 고깃국을 대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걸인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같이 아버지에게 이끌려 걸인의 옆에 앉게 되었고, 아버지는 그 걸인에게 친절하게 저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걸인이 밥을 먹는 동안 저를 비롯한 누나들까지 모두 걸인에게 소개를 했고, 그렇게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아버지의 태도에 감동을 받은 걸인은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걸인생활을 10년 넘도록 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대접을 받았던 적이 없었는데... 고맙습니다."

그러자 울 아버지는...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단지 돈이 없을뿐이지 다 똑같은 사람인데, 오히려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수 있는게 고마울 뿐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 걸인은 눈물을 훔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여기저기 떠 돌아다니며 약간의 재주를 배우게 됐는데, 미천한 재주이지만 저도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이 동네에 지금 불의 기운이 충만하니 아마도 얼마후에 큰 불이 날겁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 하면 큰 불을 피해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몇가지를 알려주었는데, 제가 어렸던 탓에 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무튼 정말로 그 걸인의 말대로 한달쯤 후에 큰 불이 났었고, 조그만 판자집이 많았던 당시에 100가구 이상이 길거리에 나 앉게 되었습니다.

우리집 주위로는 거의 멀쩡한 집이 하나도 없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집만은 하나도 피해를 입지 않았답니다.

그때가 1980년도였는데, 제가 살던 동네가 불광동이었고, 당시 불광동 화재사건이 한동안 신문에 크게 났었죠.

그 사건 이후로 아버지는 걸인들에게 더욱더 극진히 대접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용돈을 못받는때도 있었죠...^^;





출처 - 다음카페 잔혹소녀의 공포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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