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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스레딕]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에 동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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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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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31:23 ID : hcHDBvBak1a 
스레딕 시작한지 4개월 정도 돼서 이렇게 글을 쓰려고 작정한 건 처음이야.
전에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글을 보고 나도 꽤 오래 생각해봤는데 내 경험담도 진짜 사람이 무서운 일화라고 생각해서 쓰게 됐어... 조금 편협한, 내 기준에서 쓰이는 가정사로 보일수도 있지만 일단 지금의 나로써는 이게 굉장히 크리피하고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들어주면 좋겠어.

우선 나는 지금 30대 초반이고, 내가 겪은 일은 23살 성인때까지 집안에서 이어진 일이야. 혹시라도 짧은 내용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요약하자면...

1. 내가 태어날 무렵부터 부모님은 나를 정신적 장애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로 소개하고 다녔고, 그렇게 보이도록 강요했다.
2. 윗쪽에 대하여 내가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반항하기 시작하자, 실제로 정신병원에 잠시 입원시켰었다.
3. 이것들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성인이 되어 경제적 여유를 만든 뒤 독립했다.

내 인생의 이야기야. 음... 조금 부끄럽긴 한데 어디가서 얘기했다가 문제 될까봐 무서워서 여태까지 어딘가에 말한 적은 없어. 혹시라도 이렇게 올린 스레가 문제가 될까 걱정되기도 해... 우선 지금은 회사 쉬는 시간이라 적고 있는데 정확하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는 천천히 풀게.

2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4:33:20 ID : hgi9ze6qi00 
보고있어 잠깐만 봐도 굴곡이 많았구나 레주...

3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4:33:45 ID : 4K6pbzU0rfa 
ㅂㄱㅇㅇ

4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37:12 ID : hcHDBvBak1a 
>>2 그렇게 느껴져? 사실 당시엔 엄청 힘들고 지금도 생각하면 고통스러운 기억이긴 하지만... 지금은 꽤 시간이 많이 지나서 괜찮아진 것 같아. ㅎㅎ 사실 시간이 많이 지난만큼 어딘가에 올리면 지금보다 더 괜찮아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나 나처럼 좀 이상한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까 싶네. 고마워!

5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39:37 ID : hcHDBvBak1a 
우선 우리 집안 사람들을 알려줄게.
아빠는 4 남매중에 장남이야. 아빠 아래로는 여동생, 여동생, 남동생. 이렇게 작은 아빠 한 분이랑 고모가 두 분 계셔. 엄마는 6 남매중에 차녀. 엄마의 오빠, 그리고 엄마의 여동생 셋, 남동생 한 명. 그리고 그런 아빠와 엄마가 결혼해서 낳은 자식은 내가 유일한 외동딸이야. 두분은 결혼을 다른 형제자매에 비해서 조금 늦게 하셨어, 안 그래도 늦게 결혼하신 분들이라 내가 태어났을 때 다른 친척 언니 오빠들은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편이었고.

6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42:08 ID : hcHDBvBak1a 
이유는 나중에 조금이나마 알게 되지만, 우선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지적 장애아가 되는 걸 강요받았어. 글을 읽고 쓰게끔 교육하지만, 말할 땐 꼭 말을 더듬어야만 했어. 이 영향 때문에 아직도 감정이 고조되거나 긴장하거나 무서울 땐 말을 심하게 버벅거려. 평상시엔 잘 안그러지만 아무튼... 어려서부터 말을 할 때에는 꼭 한 번 입을 열었을 때 3번 이상 버벅거리고 더듬는게 필수였어. 버벅거리는게 힘들면 그냥 헤헤~ 하고 웃어버리라고 계속 강조하고 또 강조하셨지. 내가 버벅거리지 않고 똑바로 말을 하기라도 하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열 대 맞았어.

7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4:42:26 ID : mFdzSGtwGnC 
ㅂㄱㅇㅇ!!

8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44:31 ID : hcHDBvBak1a 
그 외에도 글을 쓸 때에는 반드시 삐뚤빼뚤하게 써야만 했어. 어딘가 맞춤법이 틀린 곳도 있어야 했지. 사실 이 정도는 어린 아이때는 누구나 틀릴 수 있는 정도다~ 싶은 그런 것들 있잖아? 내 기준에선 그것보다 조금 더 심하게 맞춤법이 틀리고 지그재그 느낌의 글씨를 쓰게 했었어. 예를 들자면 평범한 어린 아이가 "놀이공원에 가서 엄청 조앗다"정도로 쓴다고 치면 그 때의 나는 "노리공언에 가 엄청 조다" 정도로 쓰게 했었어... 내 기억이 조금 부정확할 순 있지만 일단 이 정도.

9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46:31 ID : hcHDBvBak1a 
당연하겠지만 엄마 아빠는 내가 다른 아이들과 노는 건 전혀 허락하지 않았어. 가끔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가거나 밖에 놀러다닌 적이 있지만 그건 절대로 엄마 손을 잡고 엄마 옆에만 있어야 했고, 다른 아이들이랑 놀고 싶다고 하면 절대 안된다고 하셨어. 엄마는 주로 날 시장에 데리고 나가도, 뭔가 좀 시장에 있는 아줌마 아저씨들에게 말을 더듬거리면서 인사만 하게끔 시켰지.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때 까지 나갈때의 규칙이 있었어. 말을 하거나 웃을 때에 실수로 침을 흘리라는 거... 뭔가 지적 장애인의 이미지라는 걸 살리기 위해서 실수로 침을 줄줄 흘리면 엄마가 우리 OO이~ 기분 좋아? 하면서 다정하게 닦아주셨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회상하고 있자니 조금 먹먹하네.

10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49:26 ID : hcHDBvBak1a 
마을 사람들은 날 지적 장애가 있는 애라고 받아들였어. 당장 옆집 아주머니만 해도 나만 보면 늘 안타깝다는 시선을 줬던 것 같거든. 나는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에서도 늘 특별 취급을 받았어. 그 나이때에는 조금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장애인이니까 옆에 있기 싫다고 따돌림 받거나, 내 짝궁이 된 애는 울어버리거나 하기도 했어. 그 때엔 괜히 억울한 마음이 들고 왜 내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몰랐지만, 엄마 아빠가 가르친 것 때문에 그럴 때에도 늘 말을 버벅거리면서 어눌하게 말했더니 아무도 내가 정상인이란 걸 믿지 않았어. 오히려 선생님은 정신적으로 아픈 나를 반 아이들이 따돌린다고 내가 없을 때 훈계를 했던 걸로 기억해.

11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51:20 ID : hcHDBvBak1a 
나는 유치원을 다닐때나 초등학교를 다닐 때 늘 엄마가 데리러 와줬어. 내가 사는 지역은 인구가 많은 지역은 아니었어. 적어도 우리 동네는...?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긴 하지만 전교생이 그렇게 많진 않았던 것 같아. 초등학생 때는 한 반에 25명 정도 있고 그 인원수로 반이 3개였어. 아무튼 이 적은 인원에서 엄마가 매일 아침 점심으로 등하교를 데리러 와주는 지적 장애인으로 낙인 찍혔어. 사실 이제와서 생각해보지만 이건 엄마가 나를 지극 정성으로 돌본게 아니라, 그저 내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뭔가 들키거나 할까봐 제때제때 집에 귀가시키려고 한거겠지. 실제로 수업이 조금만 늦게 끝나도 교실로 직접 찾아오셨거든.

12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4:51:42 ID : hcHDBvBak1a 
아... 쉬는 시간 끝나서 잠깐 일좀 하고 틈날때 마저 쓸게!

13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4:52:56 ID : hgi9ze6qi00 
>>4 장해!!! 행복하게 살자

14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4:55:13 ID : oFdBf9fXzao 
미친;; 이게 부모야???

15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08:44 ID : hcHDBvBak1a 
지금 회사인데 우선 틈틈히 한 줄씩 써서 띄엄띄엄 올릴게!

어릴 적의 나한텐 정해진 규칙이 있었어.
1. 학교를 다녀오는 것 외에는 절대로 엄마나 아빠 없이 혼자 외출하지 않을 것. 다른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이웃집에 가는 것도 불가능.
2. 집에 혼자 있더라도 누가 오면 문을 열어주지 말 것. 이건 사실 안전 교육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엄마 아빠는 다른 사람들에게 날 보이고 싶지 않았던 불안증이었던 거겠지.
3. 엄마 아빠만 집에 있더라도 말을 계속 더듬어야하고, 밥을 먹을 때엔 꼭 흘리면서 먹을 것. 가끔 말을 할 때 침을 흘리는 것도 잊지 말기.
4. 다른 사람이 있을 때엔 수시로 그냥 웃거나 갑자기 울어버릴 것.

16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18:57 ID : hcHDBvBak1a 
그 외에 다른 규칙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잊어버렸어... ㅠㅠㅎ 사실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니다보니 일부러 잊어버리려고 애쓴 것들도 꽤 있어서 다 말하진 못할 것 같아.
아무튼... 우리 엄마 아빠는 보다시피 형제자매가 많은만큼 서로 교류하거나 명절에 되게 많이들 모였었어. 주로 외가에 있는 시간보단 친가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아. 명절이 5일 연휴라고 치면 4일동안 친가에 있고 1일 외가에 내려가는 느낌... 엄마는 별 불만은 없어보였어. 다만 문제는 친가에서 지낼 때의 일들이었지... 난 가족들이 다 보는 앞에서도 지적 장애인 흉내를 내야만 했어. 초등학생인 나는 엄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야만 하는게 맞는 줄 알고 명절 음식을 먹다가도 그냥 웃으면서 음식을 다 흘리고, 침도 흘리고 그랬지. 약간 정서불안이 있는 것처럼 계속 이것저것 건드려보고 심지어는 그릇을 깨거나 나한테 큰 소릴 내는 사람들한테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한테 매달리고 그랬었어. 사실 어린 마음에 큰 소릴 낼때마다 울어버리는 건 마음에 들었을지도... 

이런식으로 사고치고 울어버리고 엄마가 달래주다가 작은 방에 혼자 들어가서 자게 해. 사실 한낮이라서 잠이 오지 않았었는데도 이상하게 엄마가 주는 물을 받아마시고 누우면 잠이 오더라. 아마 거기에 수면제가 있었던 거겠지... 싶긴 한데 이건 확실하진 않아. 설마하니 초등학생 때에도 수면제를 먹였을거라곤 상상을 못하겠기도 하고... 그치만 우리 엄마 아빠니까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심란하네.

17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25:47 ID : hcHDBvBak1a 
참고로 우리집 친가는 되게 꽉 막힌 전통을 중요시하는 집안이야. 제사는 물론이고... 애초에 제사 지내는 조상님이 네 분정도 계셔... 그래서 제삿상이 늘 식탁다리 휘어지도록 그득그득해. 아빠는 물론이고 엄마부터 작은 아빠들이랑 고모들까지 전부 꽉 막힌 사람들이거든. 그런 집안에서 유일하게 막히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봤자 아직 철이 덜든 친척 언니오빠 몇명 뿐... 그 언니 오빠들도 나이가 많은 언니 오빠들은 똑같이 꽉 막힌 성격이었어. 어른들이 나한테 직접 뭐라 하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나를 볼 때엔 어쩐지 한심하다거나 안타까워하는 눈이었다고 생각해...

18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5:28:29 ID : WmNzbzXuoLc 
허류ㅠ 많이 힘들었겠다...ㅠㅠ

19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46:36 ID : hcHDBvBak1a 
그런데 정말 무서웠던 것 중 하나는 엄마가 준 물을 마시고 자고 일어났을 때였어. 그 때마다 내 옆에 작은 아빠나 고모가 옆에 앉아서 날 내려보고 있었거든. 되게 아무말도 안하고 덤덤한 표정으로 날 내려보고 있었어. 그냥 우연히 같은 방에 있었다고 하기엔 아빠 다리까지 하고 바로 옆에서 날 내려보는데 좀 그런거 있잖아... 어린 마음엔 그냥 졸리고, 어른들한테 칭얼거리고 싶어서 그게 누구든 꼬옥 붙어서 더 자고싶다고 했던 것 같아. 좀 나이 먹어가면서부터 인식이 바뀌었지...

20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46:59 ID : hcHDBvBak1a 
>>18 ㅠㅠ 고마워! 지금은 괜찮아 독립한지 꽤 오래 됐으니까.

21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55:30 ID : hcHDBvBak1a 
내가 가장 무서웠던 것 중 하나는 사실 친척 어른들이 은근슬쩍 내가 지적 장애인이 맞는지 계속 확인해보려 한다는 거였어. 초등학생 때까진 몰랐는데, 그 때 당시엔 친가에서 4일씩 자고 그러니까 친가에서도 일기를 썼었거든. 그림 일기... 허접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그리고 꾸미면서 글을 썼어. 엄마 아빠가 시킨대로 맞춤법 다 틀리고 삐뚤빼뚤하게 말이야... 뭔가 이상했지만 그래도 그 때엔 일기를 꾸민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했어. 그런데 내가 친가에서 일기를 쓰면 큰 고모가 매일 일기장을 구경해주겠다면서 봤었어.
근데 일기장을 보고 나서 매번 나한테 이렇게 물어보더라. 우리 OO이 일기 잘 쓰네~ 그런데 여기에서는 "좋아씁니다"라고 썼는데 왜 오늘은 "조하씁니다"라고 썼어? OO는 그림을 왜이렇게 잘그려? OO이 받아쓰기도 해볼래? 이런 식... 어린 난 그런걸 잘 몰랐으니까 무조건 좋다고 하고 잘 모르겠다고 하고 넘어갔는데. 고모가 받아쓰기를 시켜서 하고 있으면 중간에 아빠가 들어와서 고모한테 막 소리를 지르더니 고모 머리채를 잡고 나간다거나 그랬어... 진짜 무서웠음.

22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5:56:29 ID : hzamq2K6nXz 
ㅂㄱㅇㅇ

23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5:58:13 ID : hcHDBvBak1a 
대체 왜 그걸로 싸우는진 몰랐지만, 일단 싸우는 얘기를 들을 때 아마 내가 지적 장애인인 것 관련으로 싸운 것 같았어. 아빠는 내가 지금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거야 뭐야, 우리 OO한테 손대지마 이런식으로 고모한테 따졌고 고모는 거기에 대고 그냥 한번 확인해본건데 애랑 놀아준건데 왜 그러냐고 서로 싸우고 난리나고... 이건 초등학생때 들은게 아니라 중~고등학생 때 들은 싸움 이야기긴 한데 아마 초등학생때 싸운 것도 레파토리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어...

24 이름 : ◆bu1bbgZg46n 2020/10/14 16:09:58 ID : hcHDBvBak1a 
ㅠㅠ 너무 바빠서 지금은 좀 끊어야겠다 퇴근하고 집에가서 마저 이을게..!

25 이름 : 이름없음 2020/10/14 16:20:25 ID : WmNzbzXuoLc 
응! >>24

26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2:59:56 ID : 8mFfVgpgjdA 
ㅂㄱㅇㅇ!

27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3:40:57 ID : 60re6o5862K 
ㅂㄱㅇㅇ 뒷이야기 궁금하다ㅠㅠ 나도 가정환경이 불우하고 가족들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자살 생각도 많이하고 정말 힘들게 커서 일찍 독립했는데, 스레주 글 보니깐 난 아무것도 아니였단 생각이 드네.. 고생했어 앞으론 행복하자!

28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4:00:55 ID : HBaranyJVcJ 
ㅂㄱㅇㅇ!! 많이 힘들었겠다..

2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5:52:26 ID : Durffe59bbb 
안녕 스레주야!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어제 씻고 그대로 뻗었더니 뒤늦게 생각나서 급하게 접속해봤어! 많이 기다려주고 있어서 조금 기쁘다... 남은 이야기가 많으니까 휴식 시간마다 틈틈히 써볼게! 내 일화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극복할 수 있는 기회나 상황을 자각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 기뻐. 괴담스러운 이야기는 아닐 수 있지만 그냥 사람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알려주고 싶어.

30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6:19:54 ID : jy4Y3DtjxO6 
ㅂㄱㅇㅇ

31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6:23:56 ID : 4MjirxQk01b 
미친거 아냐...????

32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6:24:20 ID : 4MjirxQk01b 
스레주 진짜 힘들었겠다...

33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6:26:10 ID : i8o4Y789tfO 
헐... 미쳤네...... 근데 이유가 있나?

34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6:27:45 ID : ctzf87eY9xQ 
그게 부모야?????? 그건 부모가 아니잖아;;;;;;;

35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6:46:02 ID : Fa7bDta647u 
ㅂㄱㅇㅇ

36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09:49 ID : Durffe59bbb 
안녕 스레주야...! 이제 막 퇴근해서 이것저것 천천히 풀어볼게! 
걱정해주고 위로해주고 힘들었겠다고 말해준 레스더들 전부 고마워!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 치료도 주기적으로 받고 있고 이젠 말도 더듬지 않아 ㅎㅎ 오히려 말하는게 직업인 일을 하고 있는 걸!! 우선 마저 얘기 써볼게...

우리 친인척 집에 대해서 더 얘기하기에 앞서 우리 집안 사람들 직업을 말해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우리 아빠는 약국 약사 일을 하시고, 엄마는 재활치료사...? 인지 뭔가 양로원이나 요양원에서 일하는 분이셨어. 정확하게 직업이 뭔지 몰라. 엄마 아빠랑 진득하게 대화하거나 부모님에 대해 알기 위한 대화를 나눠본 적이 거의 없거든. 그 외에도 고모랑 작은 아빠들은 교사도 있고 그냥 가정주부나 보험일 하시는 분도 계셔.

3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11:12 ID : Durffe59bbb 
우리 아빠랑 엄마는 나를 지적 장애인으로 소개하고 다니고 주변 사람들한테 눈이 박히게끔 만들었지만 사실 정작 보험같은건 많이 들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 사실 어릴 때 일이라서 잘 모르겠지만 가끔 검사같은 걸 받긴 했어. 뭔가 시험처럼 문제를 풀거나 말하는거나 그런 걸 전혀 모른 사람이 체크하고 그런... 뇌검사 같은것도 어릴 때 몇 번 받았던 것 같은데 이게 초등학생~중학생때 일이다 보니 30대인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ㅠㅠ...

38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12:29 ID : 2mk4LbvdzSL 
ㅂㄱㅇㅇ!

3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13:57 ID : Durffe59bbb 
내 친인척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 엄마를 좀 껄끄러워하거나 못미더워 하는 것 같기도 했어. 그러니까 그만큼 내가 지적 장애인이 맞는지 몇 번씩이나 테스트 해보려고 했겠지? 그치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엄마 아빠가 나를 숨기고 품안에서 키우려고 하는게 너무 심했기 때문에 그 때의 나도 친인척들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게 됐어. 뭔가... 부모님이 이러면 안돼! 라고 하면 진짜로 안된다고 생각해서 안하게 되는 그런 거 있잖아. 그 때의 엄마 아빠는 나한테 절대로 친인척들이 뭔가 하자고 해도 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몇 번이나 말해줬거든.

40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14:59 ID : 2mk4LbvdzSL 
완전..세뇌 수준인데..

4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16:19 ID : Durffe59bbb 
그리고 크면 클수록 나도 지식이나 생각이 생기니까 말을 더듬지 않는 일이 종종 생겼어. 어릴 때에 엄마 아빠는 무조건 말을 더듬으라고 했지만 학교에 계신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이 말을 더듬지 않고 말할 때 와~ 잘한다~ 우리 OO 말 잘하네~ 이런식으로 칭찬해주는거 있잖아? 이게 되게 뿌듯했던거야... 우리 엄마 아빠는 칭찬을 절대 해주지 않았거든. 그냥 묵묵하게 알았다고 대답하거나 뭔가 해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전부라서.

42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18:03 ID : Durffe59bbb 
그래서 칭찬받는게 너무 좋아서 초등학생 때 선생님 앞에서 또박또박 안 더듬고 말하는 걸 해냈더니 엄청 칭찬을 받았어. 너무너무 좋아서 그 이후로도 몇 번 그랬던 것 같은데 선생님이 이걸로 부모님한테 전화를 했나봐. 잘 모르겠지만 아마 칭찬하는 내용으로 전화를 했겠지? 내 발음이 갈수록 좋아진다거나 말 더듬는게 사라진다거나... 사실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고 어눌하게 말하는 걸 반복해서 되풀이 했더니 실제로도 어릴 땐 발음이 어눌한 편이었는데. 선생님이랑 학교 애들 덕분에 아주 조금씩 나아진거지...

43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20:13 ID : Durffe59bbb 
근데 선생님이 부모님한테 전화를 한 날 거의 처음으로 부모님한테 크게 혼났어. 아빠가 그날은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방으로 부르더니 구두주걱으로 엄청 두드려 팼어. 어릴 때 기억이 드문드문 하긴 한데 그래도 이땐 정말 죽도록 아파서 기억해. 엄마 아빠가 없을 때에도 말은 더듬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냐면서 왜이렇게 말을 안듣냐고 답답해 죽겠다는 식으로 너는 ㅄ년으로 살아가면 된다고 구두주걱으로 엄청 때렸어... 이때가 아마도 초등학교 3~4학년일거야... 아마도?

44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23:05 ID : s7dV9g3O60o 
뭘까?  지원금이나 후원금 사기?

45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23:17 ID : 2mk4LbvdzSL 
미친..

46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23:23 ID : Durffe59bbb 
그 때 이후로 엄청 충격을 먹어서 오히려 더 말을 심하게 더듬게 됐어. 말을 하려고 해도 무서워서 말이 안 나오니까 더듬어지게 되는 그런거였어. 이렇게 말하면 되는건지 아니면 이것도 잘 못하고 있는건지 고민하면서 말하게 됐고 고개를 숙이고 걷게 됐어. 아빠한테 심하게 얻어맞으니까 너무 무서워서 아빠랑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어.

4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24:18 ID : Durffe59bbb 
학교도 매맞은 날 이후로 일주일정도 쉬었어. 내가 아프다고 말한건지 아니면 뭔가 치료 캠페인...? 그런 걸 갔다고 한건지 일주일 뒤에 학교에 가도 선생님도 잘 다녀왔냐고 몸은 괜찮냐고 물어보는게 전부더라고.

48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26:25 ID : Durffe59bbb 
그런데 어린 아이인 나는 엄마 아빠한테 애교도 부리고 싶었고 아양도 부리고 싶었고 되게 화목하고 좋은 가정처럼 잘 지내고 싶었어... 아빠가 아무리 날 때렸어도 다른 집안 애들처럼 아빠한테 업히고 싶고 끌어안고 싶고 먹을것도 얻어먹고 싶고 그랬거든. 엄마는 겁먹은 나를 잘 타일러서 아빠한테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아빠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겠다고 가서 말해보라고 했고 그때의 나는 엄마만큼은 내편이라고 생각해서 엄마 말대로 했어. 아빠 앞에서 무서움 반으로 더듬더듬 이야기를 하니까 아빠가 미안하다면서 아빠가 날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끌어안아주더라... 이때는 정말로 내가 잘못했엇던 거고 아빠는 날 위한 거라고 생각해서 엄청 울면서 끌어안고 사과했던 것 같아. 이 날 이후로 똑바로 말하기는 그만뒀었어.

49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27:08 ID : 2mk4LbvdzSL 
헐..

50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28:35 ID : s7dV9g3O60o 
진짜 헐…

5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28:59 ID : Durffe59bbb 
그 이후로 초등학생 때는 그냥저냥 평범하게 지적 장애인을 연기하고 나 스스로도 내가 지적 장애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컸던 것 같아... 뭔가 일이 생겼어도 어린 시절 누구나 그러는 것 처럼 혼나고,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사과하면서 용서받고...

52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29:55 ID : 2mk4LbvdzSL 
에반데

53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31:03 ID : Durffe59bbb 
명절 때가 아니면 친인척들을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어서... 아무튼 가장 문제가 된 건 사실 요약본의 2번에 해당되는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인데 이건 중학교 졸업할 무렵이라 아직 얘기하긴 시간이 남은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더 늦기 전에 저녁 좀 준비해서 가져오고 마저 풀어볼게!! 혹시 질문 있으면 해줘도 돼!

54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8:37:15 ID : 2mk4LbvdzSL 
지금은 아예 연 끊은 거려나..언제부터 잘못된 거 깨달았는지 궁금한데 이건 읽다보면 나올테니 기다릴게! 지금은 괜찮은거지? 독립할 때 반대 심했을 거 같은데 혹시 그것도 얘기해줄 수 있어..?

55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8:50:02 ID : Durffe59bbb 
>>54 음 사실 무언가 잘못됐다는 건 중학생 때부터 은은하게 알고 있었는데 그간 자라온 환경도 있고 부모님의 압박도 있었다보니 내가 자각했다는 사실로 일이 터지는 건 한참 뒤의 이야기긴 해 ㅠ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 부모님이랑 연도 아예 끊었고... 독립할 때 이야기도 당연히 맨끝에 나와! ㅎㅎ 쉽진 않았지만 무사히 해냈어~!!

56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9:12:33 ID : 2mk4LbvdzSL 
>>55 와 이제 괜찮다니 다행이야 진짜 수고많았어..썰 계속 기다릴게 히히

57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9:20:36 ID : apQlfXxQtxW 
와 진짜 힘들었겠다... 보통은 장애를 갖고 있어도 숨기는 게 일반적인데 왜 그러셨다냐

58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19:21:30 ID : apQlfXxQtxW 
나도 기다릴게~!

5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40:03 ID : Durffe59bbb 
왔어! 많이 기다려주고 있었네 고마워...
우선 위에 초등학생 일은 그대로 그냥저냥 흘러가. 사실 매일매일이 험난하고 기괴했지만 지금으로썬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여기에 적을 정도로 큰 사건사고는 없었던 만큼 그냥 생략하고 더 생각나는게 있으면 적도록 할게.

60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42:48 ID : Durffe59bbb 
나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에 당연하게도 중학교를 입학했어... 말했지만 우리 지역은 인구가 많은 지역이 아니야. 서울권 사람들 눈에는 좀 촌으로 보일만한 지역이라서... 집에 가까운 중학교로 입학하게 됐어. 중학생이 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물론 없었지.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한다면 엄마가 매일 등하교를 마중나와주던 날이 가끔 적어졌다는 점 정도? 초등학생인 내가 순종적으로 자라니까, 별다른 일탈도 안하고 친구들과 놀겠다고 늦게 오는 것도 아니고... 중학교는 초등학교보다 가까워서 1~2주에 하루 정도는 내가 혼자 등하교 하는 날이 생겼어.

6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43:38 ID : Durffe59bbb 
그리고 이건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반에 지적 장애인이나 지체 장애인 같은 몸이 불편한 학생이 있으면 도우미 학생? 같은 게 생기거든. 우리 학교만 그런건진 잘 모르겠지만 뭔가 마음씨 착하고 고운 애가 불편한 학생 옆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고 그런거야.

62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45:41 ID : Durffe59bbb 
당연하겠지만 나한테도 도우미 학생이 생겼어! 이름은 적지 않겠지만 되게 착한 애였어. 성적도 되게 좋고 학생 부회장 선거에도 나간애야... 우리 학교가 인원이 적어서 뭐 큰 의미는 없을수도 있긴 하지만ㅋㅋ 그 애는 나한테 되게 잘해줬어. 사실 속으로도 그렇게 착했을지는 늘 의문이지만 적어도 나에겐 늘 상냥했기 때문에 좋은 애라고 생각해.

63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47:01 ID : Durffe59bbb 
아 그리고 당시에 내 상태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나는 물론 지적 장애인이 아니야! ㅠㅠ 난 정말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어려서부터 엄마 아빠의 끈질긴 세뇌와 지적 장애인을 연기할 걸 강요받았기 때문인지 그 쯔음의 나는 정말 상태가 나쁘긴 했어.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기도 어려웠고, 말은 정말 심하게 더듬거렸고, 맞춤법을 알고 있음에도 일부러 글같은거 쓰고싶지 않다고 책이나 노트를 구기거나 찢어버리고 그랬어. 이렇게 보면 진짜 어딘가 불편한 것 처럼 보이는... 그런 애 말이야 ㅠㅠ!

64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48:54 ID : Durffe59bbb 
그 무렵의 나는 1~2주에 한 번 엄마가 등하교를 함께하는 날이 아닐 때엔 도우미 친구랑 같이 하교를 했어. 등교야 혼자서 했다지만 엄마가 선생님한테 연락을 한건지 교문에서 늘 선생님이 날 기다리고 계셨고... 하교는 다같이 끝나니까 도우미 친구가 대신 맡아준 느낌?

65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19:58:00 ID : Durffe59bbb 
잠깐 집에 친구가 놀러와서 밤에 다시 쓸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66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0:00:30 ID : s7dV9g3O60o 
아냐 아냐 천천히 써줘!  잘보고있어!

67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0:29:20 ID : jzgnRzSNwJP 
천천히 와!! 지금은 독립했다니 다행이다ㅜㅜ

68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00:25 ID : Durffe59bbb 
친구 집까지 바래다주고 집에 왔어! >>66 >>67 고마워ㅠㅠ! 솔직히 처음 독립할 때엔 자신 없었는데 서투르게라도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여기까지 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지금처럼 내 얘기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위로 받는 건 옛날엔 상상도 못했는데 생각해보면 참 벅차고 감격스러운 일 같아.

6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04:47 ID : Durffe59bbb 
마저 풀어볼게! 우선 1~2주마다 한번정도 그 도우미 친구와 같이 하교를 하게 됐어. 그 친구는 나랑 둘이서 하교할 때에도 나름 친절하게 대해줬어. 원래 학교에선 착하게 대해줘도 둘만 남으면 나쁘게 대한다거나 그런 사람들도 있잖아...? 일단 그 친구는 아니었어. 나는 그 친구가 완전 호감형이었지. 평상시에 안그래도 내가 지적 장애인처럼 보이다보니 나를 멀리하는 애들이 대다수였거든. 옆에 앉으면 병균이 옮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랬으니까... 그 친구랑 같이 있는게 너무 좋았어. 그렇다보니 그 친구랑 대화를 어렵지만 열심히 했고, 그 친구는 나한테 자기 가정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어.

70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2:06:43 ID : s7dV9g3O60o 
친절한 친구 있어서 다행이다!

7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10:13 ID : Durffe59bbb 
사실 그때 내 집중력이 안 좋아서 친구 얘기를 다 듣거나 기억하진 못했어...! 그치만 나한테 잘해주는 친구인만큼 나도 그 친구가 좋아서 그 때의 집중력에 비해선 엄청 귀기울여서 잘 들었다고 생각해. 그 친구는 주로 가족들이랑 어디 놀러갔다 왔는데 재밌었으니까 나도 가보면 좋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시작했어. 학교 끝나고 나선 주로 어느 학원을 갔다가 어느 날엔 친구랑 논다거나 그런 사소한 이야기였지... 근데 나는 엄마 아빠랑 한 번도 어딜 놀러가본적이 없어. 말했지만 엄마가 어디 시장에 같이 데려갈 때나 엄마 아빠랑 외식하러 아주 가끔? 3~4달에 한 번... 나가는게 전부였거든.

72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12:33 ID : Durffe59bbb 
근데 그 친구가 엄청 재밌었다면서 놀이동산 다녀온 이야기나 어디 서울같은 곳 놀러갔다 온 이야기를 하니까 너무너무 부러웠던거야. 어느날은 집에 돌아가서 엄마한테 나도 서울에 놀러가고 싶다고 말을 했어. 엄마는 당연히 안된다고 했지. 근데 그 시절의 나는 대체 무슨 용기였을까ㅠ 사춘기, 반항기가 겹치면서 오게 된 용기인가? 엄마가 안된다고 하니까 갑자기 막 화가 났어. 그래서 그 자리에서 엄마를 밀치면서 주변 물건들을 다 깼어. 그 때 부엌에서 요리하는 엄마한테 졸랐던거라 부엌에 있던 그릇들을 몇개씩 막 깨고 수저 집어던지고 그랬던 기억이 나.

73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2:12:50 ID : 2mk4LbvdzSL 
오 돌아왔네 기달리구 있었어 ㅂㄱㅇㅇ!!

74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14:38 ID : Durffe59bbb 
엄마 아빠한테 지적 장애인이기를 강요받으면서 그렇게 큰 만큼 사실 사소하게 말썽을 피우거나 책을 찢어놓는 것 정도는 몇 번 있었어. 그치만 엄마 아빠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오히려 혼낸적도 없어. (물론 중요한 책이었다거나 하면 그러지 말라고 몇 매를 맞긴 했었지) 그러니까 나도 중학교 1학년 때가 처음으로 가장 크게 난리를 피운거나 다름 없지?

75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15:35 ID : Durffe59bbb 
나는 나도 놀이동산에 가고싶고 서울에 가고싶다고 다른 애들처럼 엄마 아빠랑 놀러다니고 싶다고 친구랑도 놀고싶은데 엄마 아빠는 다 안된다고 한다고 더듬더듬 울면서 물건들을 다 집어던지고 엄마도 밀치고 때렸어. 그치만 그 땐 몸집이 꽤 외소한 편이었어서 별 타격은... 없지 않았을까... 싶긴 해! 그래도 어린 마음에 물건을 들고 엄마를 때릴 마음은 죽어도 들지 않아서 솜방망이로 퍽퍽 친거지...

76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2:16:44 ID : s7dV9g3O60o 
ㅠㅠ

7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17:36 ID : Durffe59bbb 
엄마는 내가 처음으로 크게 반항하고 난리법썩에 말썽 피우니까 좀 놀라셨나봐. 나를 말리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때의 나는 뭐가 그렇게 분했는지 그냥 계속 서럽고 억울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당연했던거야...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내 인생을 지적 장애인으로 알면서 강제로 세뇌당하고 가스라이팅 당하며 컸으니까.

78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19:23 ID : Durffe59bbb 
결국 엄마한테 엄마 싫다고 밉다고 데리고 놀러가달라고 울면서 소리지르다가 화장실에 들어갔어. 나는 엄마 아빠랑 살면서 한 번도 내 방이 있어본 적이 없어서... 유일하게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이 화장실이었거든. 사실 그 마저도 씻을 때엔 엄마가 따라 들어와서 좀 애매하긴 한데... 아무튼 그대로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구고 욕조에 혼자 앉아서 한참 울었어. 근데 한참 울다가 잠들었던 것 같아... 뭔가 너무 울고 난리 치니까 피곤하고 지쳐서 잠들었던 것 같고 정신을 차렸을 땐 엄마 아빠 방에서 자고 있었어.

7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21:27 ID : Durffe59bbb 
참고로 덧붙여두자면 나는 내 방이 없었던 만큼! 평상시 생활을 거실과 엄마아빠 방에서 했어. 그니까 잠을 잘 때에 엄마랑 아빠는 안방에 있는 큰 사이즈 침대에서 잤고, 나는 침대 옆에 있는 바닥에 이부자리를 깔고 잤어. 눈을 떠보니까 그 이부자리 위에 누워 있었고 옆에 엄마 아빠가 침대에서 자고 있었어. 아마 욕조에서 잠든 걸 옮겼겠거니 싶어.

80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24:28 ID : Durffe59bbb 
한밤중에 일어난 나는 엄마아빠가 자는 모습을 보다가 몰래 안방 밖으로 나갔어. 나름 조심조심해서 거실로 나가서 베란다에 앉아서 창밖을 구경했지. 사실 중학생이 되도록 나는 밤 11시가 되면 안방에 들어가서 엄마가 보는 앞에서 잠드는게 필수 생활 패턴이었기 때문에 밤하늘을 그렇게 마음대로 구경한 건 거의 처음이었어. 이 때의 나는 어린 마음에 엄마 아빠는 왜 나를 데리고 나가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우울해 있었고.

8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26:51 ID : Durffe59bbb 
말했지만 나는 혼자서는 밖에 나가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린 마음에 지금 잠깐 나갔다 와볼까? 하는 마음이 문득 들었어. 엄마 아빠도 자고 있었고 그 때가 몇시인진 정확하게 기억 안나지만 잠깐정도 밖에 돌아다니다가 오면 상관 없을거라는 마음에 큰맘먹고 그대로 집을 나갔어!! ㅋㅋ

82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2:28:21 ID : s7dV9g3O60o 
흥미진진!

83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29:02 ID : Durffe59bbb 
이제 막 봄 끝무렵이었어서 나는 운동화를 신고 그대로 조용히 나갔어. 우리집은 정말 다행이게도 열쇠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문이라 소리가 되게 작은 편이야. 그대로 엄마 아빠 몰래 집을 나가서 한밤중에 동네를 뛰어다녔어... 그 때엔 진짜 무슨 기분이었는진 모르겠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문제가 있다면 내가 정말 혼자 나간게 처음이었단 점이야 ㅠㅠ 나는 중학교 초등학교 등하굣길, 엄마랑 같이 시장으로 가는 길 외에는 외운 길이 없었어...!

84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30:11 ID : Durffe59bbb 
길을 모르니까 당연히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게 돼서 집으로 돌아갈수도 없게 됐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진짜 모르겠는데 뭔가 한참 어두운 밤중에 마을을 싸돌아 다니다 보니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딘지를 몰라서 문득 무서워진거야.

85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35:18 ID : Durffe59bbb 
그대로 길을 몰라서 울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어... 엉엉 울면서 돌아다니니까 어느 할머니가 그 소리를 들었는지 나한테 와서 왜 우냐고 물어봐 주시더라고. 나는 급하게 집에 가야하는데 집이 어딘지 모른다고 울면서 할머니한테 매달렸어. 할머니는 어린 내가 우는게 딱했는지 알겠으니까 우선 진정하라면서 집에 데려갔어. 할머니는 날 집에 데려가서 쌀과자 같은 걸 먹여주면서 그 옛날의 유선 전화기... 집전화기 있지? 그걸로 다른 사람한테 전화를 거는 것 같았어.

86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39:31 ID : Durffe59bbb 
할머니가 이제 괜찮을거라고 해서 조금 안심하면서 쌀과자를 먹고 할머니랑 같이 있었어... 다른 건 모르겠고 할머니가 나한테 무릎베개를 해주면서 옛날 얘기들을 해주던게 엄청 좋았어.
그리고 엄청 편안했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니까 할머니가 날 데리고 나가서 다른 할아버지랑 할머니를 더 만났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날 보고 어린애가 왜 길을 잃어버렸냐고 뭐라 하시는 것 같지만 착한 분들이었어. 다른 사람들이 날 이렇게 걱정해주고 둘러 싸주는게 엄청 좋았던 것 같아... 그 때의 나는 모험을,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느꼈던거겠지.

8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40:45 ID : Durffe59bbb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를 데리고 동네 파출소에 갔어... 파출소에 가서 얼마 안되니까 엄마 아빠가 나를 데리러 오더라. 엄마는 울고 있었고 아빠는 뭔가... 잘모르겠지만 뭔가 화나지 않았을까. 집에 가서 혼났으니까... 아무튼 그때 아빠 표정은 기억이 안나. 파출소에서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할머니랑 더 있고 싶다고 엄마가 밉다고 계속 울었어...

88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2:42:30 ID : s7dV9g3O60o 
ㅂㄱㅇㅇ…ㅠㅠ

8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42:36 ID : Durffe59bbb 
할머니가 우는 나를 달래주겠다고 나중에 다시 놀러오라고 하면서 위로해줬고 나는 나중에 꼭 놀러갈거라고 하면서 엄마 아빠를 따라갔어. 그 때의 나는 집에 돌아가면 혼날거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아무튼 집에 돌아가니까 엄마는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버리고 아빠는 돌변해서 나한테 마구 화를 냈어. 엄마 아빠 말 안듣고 밤중에 나갈 생각을 다 하냐면서 뺨을 때리고 윽박 질렀던게 생각나. 발로 차였던 것도 기억나는데 아... 생각하니까 좀 머리 아프다...

90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2:42:42 ID : fXxSK6i1fSN 
ㅂㄱㅇㅇㅇ...ㅠㅠㅠ

9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44:20 ID : Durffe59bbb 
근데 나는... 아빠가 나를 혼내는게 이해가 안됐어!! ㅠㅠ 그때의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였어. 말도 제대로 더듬었고 뭔가 하면 안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못했어. 아빠가 나를 아프게 하니까 그게 너무 속상하고 서러워서 나도 덩달아 화를 내면서 마구 난동을 부렸어. 그 때 처음으로 아빠한테 대들면서 아빠 팔을 물어버렸던 것도 기억이 나 ㅋㅋ...

92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46:19 ID : Durffe59bbb 
정말 뜬금없는 나레이션같은 문구지만 딱 이 날부터 내 반항기... 가 시작된 것 같아. 지적 장애인을 연기한다는 자각은 없었어. 나는 내가 진짜 지적 장애인인 줄 알았어. 적어도 중2까지는. 다만 중1때부터 내가 왜 엄마 아빠 말대로만 해야하는지를 몰라서 마구 반항하기 시작했어. 나 때리지 말라고 아빠도 미워할거라고 아빠 발에 매달리고 팔을 물어버리고... 아빠는 오히려 날 더 때리고 화를 냈지만 아무튼 나도 가만히 있진 않았어. 한참 싸우고 나서 내가 지쳐서 누워 있으니까 아빠는 결국 다른... 뭐라 그러지? 아빠 개인방? ㅠㅠ 안방 말고 다른 방에 들어가버렸고 나중에 엄마가 나와서 날 치료해줬어.

93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50:55 ID : Durffe59bbb 
그날 이후로 우리집은 좀 더 얼음장 같아졌어... 나는 엄마 아빠가 무슨 말을 하든 매번 싫다고 했어. 나는 좀... 엄마 아빠가 나를 데리고 놀이동산같은 곳에 데려가주기 전까지 화가 나있기로 작정했어. 특히 아빠는 날 때렸으니까? 아프게 한 게 너무 화가나서 더더욱 화를 풀지 말자고 생각했지... 그치만 당연하게도 우리 엄마 아빠는 날 데리고 놀러가주지 않았어.

94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53:41 ID : Durffe59bbb 
놀러가주지 않으니까 더더욱 화가난 나는... 또 며칠이 지나서 어느날 엄마가 하교하는 나를 데리러 학교에 오지 않았을때... 도우미 친구랑 하교를 하면서 집에 가기 싫다고 징징거렸어. 착한 그 친구는 그럼 어디에 가고싶냐고 물어봐줬어. 나는 문득 기억나는 할머니가 보고싶어서 할머니 보러가고 싶어! 라고 했는데, 친구가 그 할머니가 누군지 알리가 없었지...

95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54:31 ID : Durffe59bbb 
그치만 나는 정말 집에 가기 싫어서 할머니를 절대로 보러갈거라고 계속 꼬장을 부리고 있었고, 그 애는 좀 걱정하다가 나를 마을에 있는 경로당에 데려갔어.

96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55:30 ID : Durffe59bbb 
경로당에 가서 여기에 할머니가 있나 신난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살펴봤지만 그 때 나를 돌봐준 할머니는 없었어. 진짜 정말정말 실망스러워서 할머니가 없다고 그 친구한테 왜 없냐고 하면서 울려고 하던 때에... 진짜 운이 좋게도... 날 알아본 할머니가 계셨어! 그 때, 할머니가 날 파출소에 데려가는 길에 다른 할머니랑 할아버지들을 더 만났다고 했잖아. 그 중 한 분이 나를 알아본거야.

9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2:56:51 ID : Durffe59bbb 
난 그 할머니가 보고싶다고 자꾸 울먹거리면서 고집을 부리고 있었고 결국 날 알아본 할머니가 그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데려가주기로 했어. 편의상 내가 집을 나와서 뛰어다닌 날 밤에 날 보살펴주고 파출소에 데려가준 할머니를 김씨 할머니라고 할게.

98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00:02 ID : Durffe59bbb 
김씨 할머니 집에 도착한 나는 김씨 할머니가 너무 반갑고 좋아서 끌어안고 애교를 부리고 난리도 아니었어. 도우미 친구는 이미 경로당에서 헤어졌고 김씨 할머니는 어떻게 왔냐면서 날 마구 예뻐해주고 잘 왔다고 해주셨지. 그게 너무 좋아서 그대로 집에 안가고 할머니랑 있겠다고 했어. 할머니한테 마구 아양을 부리면서 결정적인 이야기들을 꺼냈지... 바로 우리집 얘기들을 한거야... 나는 엄마 아빠가 밖에 절대 못나가게 한다고, 나도 도우미 친구처럼 다른곳에 데리고 가주면 좋겠는데 절대 안 데려간다고 슬프다고. 아빠가 날 막 때리고 아프게 한다고 그게 싫다고 이야기 하니까 할머니는 가만가만 내 얘기를 들어주다가 아직까지 아픈 곳이 있냐고 해서 배나 허벅지에 생긴 멍자국들을 보여줬어.

9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02:33 ID : Durffe59bbb 
김씨 할머니는 바로 엄청 아팠겠다면서 나를 보살펴줬고... 또 어디로 전화를 하는 것 같았어 ㅠㅋㅋㅋ 이번에도 경로당이었을까...? 파출소였을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그래... ㅠ 얼마 안지나서 다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또 김씨 할머니네 집에 왔어. 잘... 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 3명정도...

100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04:52 ID : Durffe59bbb 
그리고 그 다음에 김씨 할머니네 집에 엄마가 왔어. 아빠는 아마 일하느라 바쁘셔서 엄마만 오신 것 같아. 엄마는 와서 나를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김씨 할머니가 엄마랑 할 얘기가 있다면서 나랑 다른 할머니더러 방에 들어가서 놀고 있으라고 했어. 다른 할머니도 날 되게 예뻐해주면서 방에 가서 그림 그리기 할까? 하면서 데려가주셨어. 나는 당연히 신나서 할머니랑 같이 방에 들어갔고. 거실에서 김씨 할머니랑 엄마가 목소리를 높여가면서 대화를 했어. 아마 싸웠을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대화를 하면서 싸웠을지 난 잘 모르겠어. 들은 바가 없거든...

101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3:06:31 ID : s7dV9g3O60o 
와ㅠ

102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09:14 ID : Durffe59bbb 
그 날 엄마는... 나를 데리고 가지 않고 혼자 돌아갔어.... 정말 기적적이지... 나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까지도 궁금해. 대충 감은 잡히지만... 김씨 할머니한테 직접 들을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하고 생각해. ... 아무튼 나는 그날 저녁이 지나기 이전까지 할머니 집에서 놀다가 김씨할머니 손을 잡고 집에 돌아갔어. 집에 가니까 아빠랑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었지. 잘 놀고 있었냐면서 인사해줬지만 할머니한텐 별로 좋은 태도가 아니었던걸로 기억해.

103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0:28 ID : Durffe59bbb 
헉 벌써 100개 넘게 썼구나...! 집중해서 쓰느라 확인을 못했네 이렇게 길게 쓰게 될줄은 진짜 몰랐는데 신기하다... ㅎㅎ

104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1:15 ID : Durffe59bbb 
아무튼 그 날 집에 돌아가고 나서 엄마 아빠 분위기가 많이 안좋았어. 엄마 아빠랑 뭔가 심각한 대화를 하면서 싸우는 것 같았지만 김씨 할머니랑 놀아서 기분이 좋은 나에게 부모님이 싸우는 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거든...ㅋㅋ 나는 열심히 그림그리기나 하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어...

105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3:11:34 ID : cqZbhhy6qqk 
ㅂㄱㅇㅇ

106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2:49 ID : Durffe59bbb 
그러다가 엄마가 자기 전에 나를 붙잡고 내일부터 김씨 할머니랑 같이 있어도 엄마 아빠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면 안 돼, 알겠지?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날 자꾸 쏘아붙이고 강조하려고 했는데 그 때의 나는 무슨 소린지도 잘 모르겠고 엄마 아빠한테 아직 삐져있었어서 으으응~ 으응~ 이런식으로 뭔가... 앓는 소리라도 내는 것처럼 대답했어. 그니까 정확한 대답은 회피하고 그냥 귀찮다는 식으로 엄마한테 빠져나와서 잠들었지.

10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4:20 ID : Durffe59bbb 
놀랍게도 그 다음날부터 일주일에 두 번은 김씨 할머니네 집에 놀러가게 됐어... 그것도 심지어 김씨 할머니가 직접 우리 학교 앞으로 날 데리러 왔어 ㅠㅠ 엄마도 같이 오긴 했지만 엄마는 우리 OO 김씨 할머니네 집에서 잘 놀다 와야해?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날 김씨 할머니랑 같이 가게 냅뒀어... 진짜 감격의 감격의 감격... 그냥 나는 그 때 할머니 손을 잡고 어딜 간다는게 되게 좋았던걸지도... 할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해주고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부르면 그 사람들도 날 예뻐해주고... 그러니까.

108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5:21 ID : Durffe59bbb 
이때가 아마 여름방학되기 한두달 전이었던 것 같아...! 그 이후로 일주일에 두번은 김씨 할머니의 손을 잡고 할머니 집에 놀러가거나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간식을 사먹기도 했고, 경로당에 놀러가서 재롱이라도 부리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우며 놀았지.

109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5:57 ID : Durffe59bbb 
정말 어린 시절에 가장 행복했던 때를 골라보자면 김씨 할머니와 지냈던 날들이 가장 클거야. 그 정도로 정말 좋은 분이었고 나한테 많은 도움이 된 분이야. 다시 뵐 수 있다면 정말 감사했다고 친할머니처럼 대하고 싶어... 음

110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6:39 ID : Durffe59bbb 
우선... 김씨 할머니와 놀수 있게 된 나는 엄마 아빠한테 화가 어느정도 풀렸어. 그야 엄마 아빠는 아니지만 김씨 할머니가 날 데리고 마을 여기저기를 놀러다니게 해주니까 그걸로 좋았던거지. 일주일에 두 번 김씨 할머니랑 놀러가게 되는 순간을 기다렸어.

111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8:33 ID : Durffe59bbb 
여름방학 때에도... 나는 학교를 안다니면 김씨 할머니를 볼 수 없을까봐 슬퍼졌는데 다행이게도 그런 일은 없었어. 대신 일주일에 두 번 김씨 할머니가 우리 집으로 직접 찾아왔기 때문에... 여름방학도 정말 별일 없이 김씨 할머니랑 같이 놀면서 지냈어. 가을 중순 무렵부터 다시 생기니까 그 때까지는 정말 평화롭게 잘 지냈어. 아빠도 날 안 때리고 엄마도 내가 김씨 할머니랑 노는 걸 크게 뭐라하지 않으니까... 아빠랑 엄마한테도 화가 풀려서 별로 아무렇지 않았고.

112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19:36 ID : Durffe59bbb 
그리고 이제 다시 개학하고 가을 중순무렵부터 일이 생기는데... 이 이후부턴 내일 풀어볼까해! 시간이 너무 늦기도 했고 이만 씻고 자려구... 내일도 출근해야하거든... ㅠㅠㅎ 너무 길고 진부해져서 보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 같지만 혹시 보는 사람 있으면 이제 다른 거 하면서 쉬어! ㅎㅎ 오늘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너희같은 친절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나도 여태까지 살아있을 수 있는거야.

113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3:20:35 ID : 2mk4LbvdzSL 
오옹..맘 따뜻해지고 있어 할머니 최고

114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3:21:26 ID : s7dV9g3O60o 
친절하다고 해줘서 너무 고맙당! 감동 ㅠㅠ 잘자!

115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3:21:28 ID : 2mk4LbvdzSL 
>>112 글쓰느라 수고많았어 잘자 레주 기다릴게!! 좋은 꿈 꿔!

116 이름 : 이름없음 2020/10/15 23:22:03 ID : y581ipgo5an 
ㅂㄱㅇㅇ!! 스레주 언능 내일와서 뒷이야기 해줘!!

117 이름 : ◆bu1bbgZg46n 2020/10/15 23:22:59 ID : Durffe59bbb 
>>113 >>114 >>115 >>116 고마워!! >< 내일 점심즈음부터 여유가 생기면 틈틈히 와서 또 이야기 풀어둘게!! 이렇게 인터넷으로 얘기 길게길게 하는거 처음이라 뭔가 두근두근하고 색다른 기분이야 ㅋㅋ 정말 고마워! 너희도 오늘 밤이 되게 친절하고 좋은 밤이 되면 좋겠다! 잘 자!

118 이름 : 이름없음 2020/10/16 01:46:26 ID : nu3wmpU0nB9 
ㅂㄱㅇㅇ!! 할머니 진짜 착하시다... 이야기 푸느라 수고했어!! 시간날때마다 들어와서 풀어줘!!

119 이름 : 이름없음 2020/10/16 13:05:48 ID : hulfTO9s7gi 
ㅂㄱㅇㅇ 완전 힘들었겠다...

120 이름 : 이름없음 2020/10/16 15:45:13 ID : Fa7bDta647u 
ㅂㄱㅇㅇ!! 기다리고있어!! 주말내내 기다릴꺼같아!!

121 이름 : ◆bu1bbgZg46n 2020/10/16 16:01:28 ID : hcHDBvBak1a 
좋은 오후야! 점심 먹고 열일하다가 어느정도 쉬엄쉬엄 하는 타이밍이 와서 돌아왔어. 기다려준 >>118 >>119 >>120 전부 고마워! 다시 어제 풀다만 가을즈음부터 풀어볼게.

http://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565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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