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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그냥 어릴 적 살았던 집에 대한 이야기2(그림추가 안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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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3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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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유리문 너머


검은 필름을 붙인 유리 대문은 자동차 선팅과 비슷하게 밖에서 안은 보이지 않고 안에서 밖은 훤히 내다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얇게 한 겹만 바른 것이라 차단 효과가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정도였다.

현관구조는 검은색 유리 대문을 당기거나 밀어서 열고 불투명 미닫이문을 열면 보건소 거실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이 미닫이문 소리가 끼리릭과 드르륵 중간의 끄르륵거리는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나무문이었는데 소리가 커서 미닫이 문소리로 환자나 누군가가 온 걸 알 수 있었다.

보건소는 거실(대기실)과 주사실+약 조제실, 엄마의 사무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거실과 사무공간은 미닫이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직선형으로 트인 구조였다.
보건소 거실 소파나 엄마의 사무공간 의자에 앉아 미닫이문을 열어놓으면 직선으로 트여있어서 선팅 유리문 너머 저 멀리 마당 대문부터 누가 들어오는지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환자가 올 때 마주치면 서로 불편하니 미닫이문은 열어놓고 선팅 된 유리문은 닫아놓아 보건소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마당 입구서 환자가 오는 게 보이면 잽싸게 관사거실로 들어가곤 했다.
한쪽에 있는 문을 열면 바로 관사거실이 나오는데 관사거실도 티비는 있었지만 보건소 거실이 티비가 좋았다. 채널도 많고



아무튼 이번에 할 이야기는 이 검은색 유리문 밖에 무언가를 봤다는 동생이야기이다.



보건소는 6시에 문을 닫는다. 물론 엄마의 재량으로 급한 환자가 전화하면 업무를 보지만 원칙적으로는 6시 마감이다.
엄마는 인싸이자 베스트드라이버였기에 6시가 되면 읍내로 나가 계도 치고 볼일도 보신다. 아빠도 아마 비슷했을 것이다.
부부모임도 많았으니 동생과 나는 저녁이 되면 자유시간으로 각자 할 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도 컴퓨터를 아주 좋아했기에 학원이 일찍 끝나면 그날은 컴퓨터 앞에서 동생을 던져버리고 부모님 오기 직전까지 내 차지였다.
무력싸움에서 진 동생은 주로 보건소 거실에 누워 티비를 보곤 했다.
그날은 내가 동생에게 엄마 차가 오는지 망을 보다 오면 마당 입구 들어오자마자 알려달라고 한 날이었다.



미닫이문을 열어놓고 유리문은 잠가놓은 상태로 티비를 보다가 차가오면 알려주면 됐었다.
만화를 한참 보다가 어두워지니 마당 대문 앞 주황색 가로등 두 개가 켜지고 저 멀리 교회 십자가도 불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시골이지만 거쳐서 가는 사람들로 집 앞 도로는 차들이 많이 다니는 편이었기에 대문 건너편 맞은편엔 도로반사경이 설치되어있었는데
주변에 불이 없으니 밝게 빛나는 건 노란 가로등 불이 닿는 도로반사경과 멀리 있는 교회건물뿐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자동차들. 해가 지니까 확실히 검은색 유리문을 통해 보이는 게 더 선명해졌다는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누워 반사경을 보며 반사경에 비친 차가 집 앞을 지나가는 걸 쳐다보다가 티비를 보다가 반복했다.

그러다 문득 집중해서 만화 한 편을 다 보고 무의식적으로 반사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반사경으로 집 마당 대문 기둥 앞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반사경이 없었다면 거실에선 안 보였을 위치였다. 하지만 집 옆 초등학교에서 종종 비행청소년들이 왔다 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기대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시간이 또 얼마나 지났을까 몸을 뒤척이다가 또 반사경을 보게 되었다.
기둥앞에 여전히 있었다. 노란 가로등 불빛에 어떻게 생긴 지 보이진 않았지만 참 남의 집 앞에 오래 있는다고 생각했다.

왠지 신경이 쓰여서 계속 쳐다봤다. 뭐 하는 사람이길래 보건소 앞에 죽치고 서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어딘가 아픈 건가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건지 뒤돌아 있는 건지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https://img.theqoo.net/MYUmU



그러다 관사거실로 연결된 문이 벌컥 열리면서 누나가 자느냐면서 컴퓨터 할 거냐고 물어왔다. 조용하다 벌컥 열린 문에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누나는 열린 미닫이문을 보면서 한마디 했다.


야 밤엔 미닫이문 닫으라고 했잖아. 미닫이도 불투명이라 엄마 차 들어 오는 불빛은 보여-유리문 이거 선팅 효과 시원찮아서 낮엔 밖에서 안 보여도 밤엔 밖에서도 안이 훤히 보인다니까?


라고 말하면서 미닫이문을 닫는데 그 사이로 반사경에 비친 기둥 앞에 서 있던 사람이 고개를 기둥 밖으로 홱 빼더니,

마당 안으로 급하게 들어오려는 모습. 누나가 가리며 문을 닫는다.

​사람인가? 어두워서 모습은 잘 보이진 않지만 다 닫히기 전 마당으로 누군가가 확실히 들어온 걸 보고 나도모르게 어!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누나가 끄르륵대는 미닫이문을 탁 소리 나게 다 닫고 왜? 하고 되물어왔다.
밖에 누가 온 것 같다고 하자 누나가 다시 미닫이문을 열고 확인했다. 누가 왔다고 이 시간에? 환잔가?
유리문을 열진 않고 센서 등에 손을 저어 켜가며 밖을 확인한 누나는 아무도 없는데? 하며 문을 다시 닫았다.
찜찜하니 아무 말도 않고 있자 누나는 컴퓨터 안 할 거면 끌거라면서 말해주고 들어가고 문을 닫느라 켜진 현관 센서 등도 이내 꺼지고 티비 불빛만 켜진 상태로 앉아있다가 이내 소름이 돋아 화들짝 놀라며 부리나케 관사로 들어갔다.


이때까지 나만 저쪽을 보고 있던 게 아니었구나. 저쪽에서도 나를 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미닫이문을 한번 열어보고 싶은 충동과 가로등 쪽으로 시선이 가는 걸 애써 무시하며.




후에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이 마을에 미친놈들 많다고 말해줬다.
나는 갑자기 저 반사경에 대고 춤추는 놈도 봤다. 물론 미쳤네; 저러다 차에 치이면 병원 멀고 엄마도 없는데…. 신고해야하나
하고 신경을 꺼서 춤추다가 갔는지는 신경을 안 써서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건소에 전화는 안 들어왔다.
애초에 나는 미닫이문을 열어놓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주변은 어둑한데 우리 집만 밝으면 밖에선 눈에 띄기 때문에
동생과 단둘이 있을 땐 문을 잠그고 커튼도 다 내려 빛을 새어나가지 않게 하는 걸 좋아했다. 이유는 모른다. 본능적으로 그게 안정적인 느낌이라 좋았다.
동생도 내 말을 듣고 미닫이문을 닫기 시작했을 때가 아마 저때부터 였나보다.











아빠와 집, 불협


아빠는 이 집과 가장 안 맞는 사람이었을 거로 생각한다. 동생보다도 더.
왜냐면 이 집에서 이사하고 다음 집에서 본인의 입으로 나에게 말해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론 현재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준비 중이다.
이 집에서 10년간 아빠는 가족이 해 줄 수 있는 이해의 허용범위를 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아빠를 이해하고 싶어서 아빠와 비교적 말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 당시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빠가 나에게 했던 말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랬던 건가 싶은 정도다.


이 집에 이사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전 직원이었던 아빠는 발령이 먼 곳으로 나서 엄마아빠는 주말부부가 되었다.
주말부부라 시간이 주말에 맞지 않으면 얼굴 보기도 힘들었고 아빠도 오기 힘들어해 2개월에 한 번씩 가족이 모이게 되었다.
그것도 잠시 모일 때도 동네친구들과 약속이 생기면 얼굴 잠깐 보고 4개월에 한 번 보거나 했었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으나, 아빠는 집에 올 때마다 성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반찬 투정부터 시작해서 가만있는 우리에게 인신공격적인 말까지. 한 번은 그러고 다음번은 음식을 만들어주며 잘하다가 또 다음날은 분위기를 잡고 화를 내다 술을 마시러 나간다.
술을 마시고 온 날은 나나 동생을 앉혀놓고 새벽까지 같은 잔소리를 반복하고 반복했다. 나는 맞장구를 잘 쳐주는 편이라 아빠의 술주정 상대는 항상 나였다.

술주정의 끝은 싫다 싫어. 였다. 뭐가 싫으냐고 물어보면 여기 다 싫다고 한다. 알았다며 술에 절어 몸도 못 가누는 아빠를 안방까진 못 데려가고 보건소 거실에서 이불을 펴주곤 했다.
다 싫다는 말에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자면 아빠는 정확히는 이 집을 싫다고 한 것 같다.


그렇게 술 취한 아빠를 보건소 거실에서 재운 날이면 항상 아빠는 늦게 잤어도 새벽같이 일어나 다시 근무지로 돌아갔다.
잠을 하나도 못 잔 굳은 얼굴을 하곤. 왜 이렇게 빨리 가느냐고 물어보면 아빠는 문소리가 자꾸 너무 시끄러워서 일찍 깼다고 한다. 다음에 와서 고쳐야겠다고.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배웅을 해줬다.

그리고 막연히 미닫이문이 열 때 끄르륵거리는 게 시끄럽긴 하지. 아니면 바람불면 유리문이 한 번씩 덜컹거리는 게 신경 쓰였나? 흠....가만히 있을 땐 조용한데…. 라는 생각을 하고 넘어갔지만
또 모르겠다. 아빠는 덜컹거리는 유리문 소리와 끄르륵거리는 미닫이 문소리를 자는 동안 계속 듣고 있었는지도.









다음엔 아빠 이야기가 계속 나올 듯!

왜 벌써 시간이…?

+사진추가했엌ㅋㅋㅋㅋㅋ동생이ㅋㅋㅋ대략 이야기랑 카톡으로 뭘보냈었는데 동그라미랑 작대기를 그어서보낸지알고 무시했거든ㅋㅋㅋ
오늘아침에물어봤는데 설명그림이었다고...내가 다시그려서...물어보니까 이느낌이래서 다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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