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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후쿠오카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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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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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을에 친구랑 후쿠오카로 여행을 갔어
둘다 일본은 처음이라 가기 세달전부터 계획짜고, 또 전형적인 일본 가정집에서 묵어보는 로망이 있어서 에어ㅂㅇㅂ를 뒤지다가 괜찮은곳을 발견하고 거기를 예약했어.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예약한 숙소를 가서 일단 짐을 다 풀었어. 정말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일본애니에서 나올법한 아늑한 집이라 우리 숙소진짜 잘잡았다고 감탄하고 그집 현관 앞에서 서로 사진찍어주고 다른 일정 보내러 나갔어.

그리고 포장마차같은곳에서 늦게까지 술마시고 좀 취한 상태로 돌아왔어.

씻고 잠들고, 다음날 너무 피곤해서 커피 마시려고 카페를 잠깐 갔는데 친구가 어?하는거야. 왜그러냐니까 지갑에 있던 돈이 없어졌대. 잘 찾아보라고, 숙소에 있는거아니냐 하니까 분명 여기 뒀는데..하면서 가방을 뒤지다가 작은 종이를 집더니 이거 뭐지?엥? 이러면서 당황하는거야

뭔데?하고 보니까 편의점 영수증이었음..근데 우리돈으로 치면 편의점에서 거의 16?17만원정도를 쓴거야
너 취해서 편의점 털었나보네ㅋㅋㅋ하고 친구 보면서 웃었는데 친구가,우리 그정도로 술 많이 먹진 않았다고.너도 나랑 같이 집간거 기억하지않냐고 나 진짜 아무것도 안샀다고..근데 지갑에 있던 현금액수랑 영수증 금액이 비슷하다고 너무 이상하다는거야.기억은 안나지만 이걸 다른사람이 썼을 가능성은 정말 0에 가까울것같고 우리가 쓴게 맞긴맞는것같다고.

그래서 친구랑 나랑 테이블에 영수증 올려놓고 보면서 말없이 생각하다가 같이 어제 저녁부터 차례로 기억을 더듬어보기로했어.
어제 우린 쇼핑몰 구경을 좀 하다가 나와서 저녁을 먹고, 나카스강이었나 그쪽에 공원같은게 있길래 걷다가 포장마차가 보여서 거기서 술을 마셨어. 그리고 집에와서..너가 먼저 씻었나?하는데 친구가 아니라고 난 순서 한참 기다렸다고,너 먼저 씻었을거라고 하는거야.

근데 갑자기 나도 씻기까지 꽤 기다렸던 기억이 나서 ‘야 아니야,내가 화장실 들어가려고하니까 너가 들어가지 말라했잖아. 안에 사용중이라고....’말하는데 뭔가 이상했어
어제 기억이 좀 모호한게 취해서 그런줄알았는데 뭔가 점점 기억이나는거야
친구를 봤더니 얼굴이 완전 굳어있었어. 나도 어제 우리가 한 행동이 점점 기억났더니 기분이 나빠져서..그냥 서로 얼이빠져서 쳐다봤어.

사실 지금도 우리가 했던 행동이 이해안되는만큼 기억이 좀 뿌연 느낌인데..어쨌든 대충 적어볼게.

포장마차에서 술마시고 숙소로 간것까진 맞아.근데 앉아서 잠깐 서로 폰하고있다가 내가 씻으려고 일어났어. 친구한테 나 먼저 씻는다?하니까 친구가 ‘안돼 안에 xx 있어 들어가지마 기다려’라고 함

우리는 친구.나 단둘이 여행왔는데.
근데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아그래?기다려야겠네’하고 기다림.
그러다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어져서 친구한테 같이 사러가자고 했더니 이번에도 친구가 ‘xx가 우리 둘이 나가는건 안된대. 너가 갔다올래?’ 하고 자기 지갑을 줌. 난 알겠다하고 편의점에 다녀옴. 편의점에 가는동안의 기억이나 편의점에서 뭘 샀는지, 숙소까지 어떻게 왔는지는 기억이 안남.

다녀왔더니 친구는 씻은뒤였음.근데 화장실 안에서 가만히 서서 내가 오는걸 지켜보다가 내가 들어가도돼?하니까 들어가도돼.하고 비켜줬음.
내가 씻고 나오니까 친구는 누워서 폰하고있었고 내가 xx 어딨어?하니까 밖을 가리키면서(거실 옆에 작은 베란다가있었음) ‘바람좀 쐐려나본데?저기 나갔어.’ 라고함. 나는 그렇구나 하고 같이 누워서 폰 하다가 잠.

다음날 아침부턴 정상적인 우리였고..어제 그냥 술먹고 잠든줄알았는데 그런일이 있었던거.(사실 씻은것도 잘 기억이 안나는데 일어나니까 속옷도 갈아입은 상태고 몸에 찝찝한느낌이없어서 씻고잤겠거니 생각했음)

난 어제의 우리가 조금씩 기억이 나면서 너무 말이 안되니까 그냥 꿈이거나 내 망상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도 나랑 똑같이 기억하고있었음. 그때부터 둘다 그 사람많은 카페에서 따듯한 커피 마시는데 몸이 차가워지고 식은땀나고 손이 그냥 덜덜덜덜 떨렸음 계속..얼마나 더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진정하려고 계속 애썼더니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이 들었음.계획대로라면 그 숙소에 5일은 더 있어야하는데 한순간도 더 거기 있기가 싫었음.

결국 일단 거기에 우리 짐이랑 여권이 다있으니까 챙겨서 바로 나오고,다른 숙소를 찾아보자함. 그렇게 결정하고서도 마음은 그 근처에도 가기싫어서 한참있다가 숙소로 감.
둘다 말도없이 천천히 걷다가 숙소 앞에 도착했고, 어제까지만해도 아늑하고 예뻐보였는데 그때는 그냥 공포스럽기만했음.

심호흡 계속 하고 몸은 떨리는데 빨리 가져오자 하고 들어감.
카페에서 미리 얘기했던대로..또 둘이 이상한짓 할까봐 정신차리라고 서로 손등이랑 팔을 악소리날만큼 꼬집으면서 들어감.

집은 우리가 나올때랑 그대로였고 친구랑 난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캐리어에 나와있는 짐을 다 때려넣음.
근데 우리가 거실에서 잘때 이불 펴느라 가운데에 있던 탁자를 베란다 문쪽에 붙여뒀는데,탁자에 있던 물건 챙기는데 베란다에 달린 커튼이랑 베란다 문 사이로 뭐가 보이는거임. 그래서 우리 물건인가?하고 걷어봤는데 쓰레기가 정말 한가득 쌓여있었음..

아까 카페에서 얘기하면서 우리가 편의점에서 돈을 그만큼 썼는데 왜 냉장고에도 집에도 산게 없었을까하고 의아해했는데..커튼 뒤에 마치 누가 다 먹은것처럼 그 많은 음식 껍데기가 버려져있었음. 만약에 커튼같은게 없었거나 우리가 아침에 커튼 걷었으면 바로 발견했을거임.. 어쨌든 그거 보는데 비명도 안나와서 우리 물건 담는둥마는둥하고 캐리어도 제대로 안닫고 뛰쳐나옴.

나와서 최대한 사람많은 곳에 있고싶어서 쇼핑몰 내부 카페 들어가고 그냥 바로 한국 가려고했는데 제일 빠른 비행기가 내일거길래..결국 우리 둘만 있어야하는 에어ㅂㅇㅂ나 호텔말고 6명인가 8명이서 자는 호스텔 예약하고 뜬눈으로 밤 새고 다음날 바로 한국돌아옴..그 집앞에서 찍은 사진 내부사진같은거 다 삭제하고..사실 거기서 쓴 물건도 대부분 버렸음 찝찝해서.

그 집에서 우리가 누군가 같이 있는듯이 얘기를 하고 그걸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는데..도대체 정확히 어디서부터 우리가 이상해진건지도 모르겠고, xx라고 부르던게 아마 이름일텐데 이름만큼은 죽어도 기억이 안남. 솔직히 떠올리고싶지도않긴함. 그리고 편의점에서 산 그 많은 음식의 쓰레기들..우리가 먹은건지 그 xx라는게 먹었는지도 모르겠음..

어쨌든 한국 오고서도 무서웠는데 그 후론 특별히 이상한 일도없어서 그냥 없었던일로 치려고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지냈음. 같이 여행갔던 친구랑도 만나면 그 일이 생각나니까 서로 그 일 언급도 안하고 같이 만나지도 않다보니..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음.그렇다고 뭔일이 생긴건아닌것같고 가끔 인스타 보면 그냥 잘 사는것같음.

얘기는 이게 끝이고..그 친구도 나도 가위한번 눌린적없는 평범한 사람인데 저런 일이 있었다는게 지금도 이상함.정말 그 집에 뭐가 있었는지 뭔지.. 그후엔 별일 없어서 지금은 그일생각해도 그때만큼 무섭지는 않고..좀 극복해보고자?올려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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