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살던 집 거실에 가로세로 50cm x 높이 30cm 정도 되는 작은 목재 차 테이블이 있었어. 나름 테이블보에 유리까지 야무지게 갖춰진 거였고.
평소에는 항상 구석탱이에 치워놓고 나랑 동생이 인형이랑 레고로 전쟁놀이할 때 기지로 썼어. 테이블보가 반 정도 내려와서 적당히 어두침침하고 좋았거든.
(원래는 동네 아주머니들 오실 때 거실 가운데로 끌어와서 차 마시면서 수다 떠시는 용도였음)
그러다 그것도 나이 먹으면서 안 하게 되고 대신 가끔 의자 대용으로 썼음. 희한하게 편하고 좋더라고.
암튼 어릴 때부터 항상 집에 있었으니 이래저래 애착이 가는 테이블이었어.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였나, 꿈을 꿨음.
평소처럼 하교해서 현관을 열고 들어갔는데 집안 조명이 온통 빨간거야. 밝은 빨강도 아니고 엄청 채도가 낮고 짙은 빨강이었어.
뭐지 하고 들어갔더니 거실은 묘하게 휑해 보이고, 바닥에는 찐득하게 출렁이는 액체가 발등 높이까지 차 있었음. 그리고 그 테이블이 한가운데 놓여 있었어. 분명히 반 정도 길이밖에 안 되는 테이블보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늘어져 있고.
그걸 본 순간 그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바로 깨달았어. 열어서 확인하면 안되는데, 열어보게 될 거라는 것까지.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어서 그 테이블 앞에 도착했고, 테이블보를 위로 젖혔어.
생각했던 대로 엄마 머리통이 테이블 밑에 있었어.
동공은 왼쪽 위로 치켜뜨고 있었고, 오른쪽 콧구멍에 피가 흘러서 말라붙어 있고, 입은 살짝 벌린 상태였어.
거기까지 확인하고 뭐 어쩌지도 못한 상태로 그대로 잠에서 깸.
식은땀 줄줄 흘리면서 거실에 나가 봤더니 테이블은 평소처럼 구석탱이에 얌전히 놓여 있었고, 짧은 테이블보 아래로 깨끗한 바닥이 훤히 잘 드러나 보였음.
그 후로 나는 웬만하면 그 테이블을 안 건드렸어. 그래도 엄마는 여전히 그 테이블을 애지중지하셨음. 나중에는 너무 낡아서 손님 앞에 내보이기는 그렇다고 하시면서 콩나물 시루 얹어놓는 용도로 쓰셨고.
그러다가 이사하면서 버리기 전까지는 베란다에 있는 식물 화분 전시하는 임무를 맡았음. 물밖에 안 줘도 식물들이 파릇파릇하니 잘 자라더라.
평소에는 항상 구석탱이에 치워놓고 나랑 동생이 인형이랑 레고로 전쟁놀이할 때 기지로 썼어. 테이블보가 반 정도 내려와서 적당히 어두침침하고 좋았거든.
(원래는 동네 아주머니들 오실 때 거실 가운데로 끌어와서 차 마시면서 수다 떠시는 용도였음)
그러다 그것도 나이 먹으면서 안 하게 되고 대신 가끔 의자 대용으로 썼음. 희한하게 편하고 좋더라고.
암튼 어릴 때부터 항상 집에 있었으니 이래저래 애착이 가는 테이블이었어.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였나, 꿈을 꿨음.
평소처럼 하교해서 현관을 열고 들어갔는데 집안 조명이 온통 빨간거야. 밝은 빨강도 아니고 엄청 채도가 낮고 짙은 빨강이었어.
뭐지 하고 들어갔더니 거실은 묘하게 휑해 보이고, 바닥에는 찐득하게 출렁이는 액체가 발등 높이까지 차 있었음. 그리고 그 테이블이 한가운데 놓여 있었어. 분명히 반 정도 길이밖에 안 되는 테이블보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늘어져 있고.
그걸 본 순간 그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바로 깨달았어. 열어서 확인하면 안되는데, 열어보게 될 거라는 것까지.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어서 그 테이블 앞에 도착했고, 테이블보를 위로 젖혔어.
생각했던 대로 엄마 머리통이 테이블 밑에 있었어.
동공은 왼쪽 위로 치켜뜨고 있었고, 오른쪽 콧구멍에 피가 흘러서 말라붙어 있고, 입은 살짝 벌린 상태였어.
거기까지 확인하고 뭐 어쩌지도 못한 상태로 그대로 잠에서 깸.
식은땀 줄줄 흘리면서 거실에 나가 봤더니 테이블은 평소처럼 구석탱이에 얌전히 놓여 있었고, 짧은 테이블보 아래로 깨끗한 바닥이 훤히 잘 드러나 보였음.
그 후로 나는 웬만하면 그 테이블을 안 건드렸어. 그래도 엄마는 여전히 그 테이블을 애지중지하셨음. 나중에는 너무 낡아서 손님 앞에 내보이기는 그렇다고 하시면서 콩나물 시루 얹어놓는 용도로 쓰셨고.
그러다가 이사하면서 버리기 전까지는 베란다에 있는 식물 화분 전시하는 임무를 맡았음. 물밖에 안 줘도 식물들이 파릇파릇하니 잘 자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