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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어렸을때 신기한? 무서운? 경험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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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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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가 몰라도 나 어릴 때는 방학이면 시골 내려가서
최소 일주일 머물다 오는게 국룰인 시대였고
방학이라서 시골에 갔을때 얘기임

그때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를 사촌오빠 마이마이로 들었던 기억이 선명해서
지금 검색해보니 93년쯤이고 그때 난 6살? 7살? 쯤이었을듯

우리 시골은 당시에 해 지면 가로등이 없어서
후레시로 바닥을 밝히고 걸어다녀야하는 곳이었어ㅋㅋㅋ

그래서 한 7시만 되어도 애들끼리는 당연히 못 나가게 했었는데
어둑해지면 밖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 가는것도 무서워서
오빠놈 꼭 데리고 나갔었으니까ㅇㅇ

근데 나는 친가랑 외가가 바로 옆집이었거든
텃밭 하나 사이에 둔 이웃
그래서 나랑 우리 오빠는 친가 외가 왔다갔다하다보니까
저녁에 집에 없어도 서로 저쪽집에 갔나보다 하고
어른들이 별 신경을 안 썼었어
대신 자는 집을 매일 번갈아가면서 잤었거든
오늘은 친가에서 자고 내일은 외가에서 자고 이런 식으로

근데 그날 외가에서 자기로 한 날인데 늦게까지 안오니까
오늘은 여기서 사촌들이랑 잘거냐고 물어보러 오셨음
근데 오빠놈이 없는거야ㅋㅋ
당시에는 핸드폰같은게 보급화되기 전이니까
당연히 다 뒤집어졌지
그때 오빠 나이는 12살 13살 정도였겠다

아무튼 다른 집에도 손주들이 와 있으니까 또래끼리는 친하게 놀았거든
그래서 어른들이 근처 집도 돌았는데 어디에도 없는거야
친가 외가 남자어른들은 물론이고 이웃집 남자어른들까지 총동원해서
오빠놈을 찾으러 나갔는데 30분동안 근처를 뒤져도 못 찾으니까
남자어른들은 산에 올라가기로 하고
여자어른들은 아랫마을이랑 건넛마을까지 가보기로 했어

보통 부모님들은 애들만 시골에 던져두고 서울로 돌아가는 시스템이어서
당장 손이 부족하니까 온 어른들 총동원하기로 한거ㅇㅇ
근데 애들끼리만 집에 두고 가기는 불안하셨는지
사촌들이랑 나는 여자어른들 따라서 같이 나서게 됨

다같이 손잡고 후레시로 바닥 밝히면서
오빠놈 이름 부르면서 아랫마을 건넛마을 다 돌아다니고
그 소리 듣고 나온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다 오빠 찾는거 도와주시고

큰아빠랑 막내삼촌이랑 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산에 들어가서
오빠 이름 외치는 목소리가 메아리쳐서 들리고
후레시도 부족하니까 나중에는 횃불도 들고 길 밝히면서 걷고
그러다가 사촌언니가 무섭다고 울기 시작하고
나도 어리니까 졸려서 걷다가 졸고 그래서 사촌오빠가 업어주고
그렇게 한참 오빠 찾다가
큰아빠가 ㅇㅇ이 찾았다!!!!! 하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안심했던지 내가 잠들었거든

그렇게 아침이 되어서 내가 일어나자마자 오빠 찾으면서
오빠 어제 어디갔었어ㅠㅠ 하고 물어봤더니
오빠가 무슨 소리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어제 오빠 없어져서 다 찾으러 다녔다고 하니까
오빠가 니가 없어져서 다 찾으러 다녔잖아!!! 하고 화내는거야
근데 오빠가 나 놀리는건줄 알고 할아버지한테 가서 물어봤더니
오빠말이 맞다는거야;;;
사촌언니한테도 물어봤는데 너 못 찾는 줄 알고 너무 무서웠다면서
이제 말 없이 나가지 말라고 하구
큰엄마도 나 안고 내새끼 어디 아픈데 없냐구 하시구..

내가 없어져서 다들 찾으러 다녔고
내가 건넛마을 산 속에서 자고 있었다는거야 거의 꼭대기에서 찾았대

난 산 무서워해서 낮에 가는것도 아빠 없으면 안 갔었고

산타는것도 안 해봐서 나 혼자 꼭대기까지 올라갈 일도 없음
그런데 긁힌 자국 하나 없이 멀쩡하게 있었대
잠든 나 업고 온것도 사촌오빠 아니라 외할아버지였대


할머니는 내가 여우에 홀린거라고 하시는데
난 아직도 오빠 찾으러 다닌 그 과정이 너무 생생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집 나가서 산, 그것도 건넛마을 산에 올라간 기억은 전혀 없고

오히려 나랑 오빠 찾으러 온 외할머니 얼굴 목소리부터

그 과정 과정이 너무 생생한데...

암튼 어른들이 아니라고 하고 내가 더 말할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져서

그냥 입 다물고 지내다가 스무살 넘어서도 종종 그때

횃불 들고 사람들이 우르르 건넛마을 오르막길 오르는 모습이 떠올라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었는데


계속 아무리 생각해도 내 기억이 생생해서...

성인되고나서 오빠놈이랑 얘기할때 아무렇지도 않게

그때 나 애기때 시골에서 찾을때 이랬었다 그랬나? 저랬었다 그랬지? 이렇게

오빠 떠가면서 얘기해 본 결과


외할머니가 우리 데리러 온 것도 맞고

사촌언니가 중간에 무섭다고 운 것도 맞고

후레시 너무 어두워서 중간에 횃불로 바뀌든것도 맞고

큰아빠가 찾았다고 소리친것도 맞고

내가 기억하는 오빠 찾기 과정은 다 맞아

오빠가 아니라 나 찾는거였다는 것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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