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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백백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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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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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공산주의 사상가 마르크스는 종교를 가리켜 
“사람들의 정신을 마비시키는 마약 같은 것.”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비단 마르크스의 말이 아니더라도 
사이비 종교로 인한 폐해는 어떤 강력 범죄보다 끔찍하다. 
사이비 교주를 신처럼 모시고 살다가 재산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숱한 여성들은 성폭행까지 당한다. 
게다가 잘못해서 교주의 비위에 거슬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목숨조차 보장받기 어렵다.

 마르크스가 활동했던 시대보다 2백 년 뒤인 지금의 한국에서도 
사이비 종교들은 엄연히 존재하며 사회와 국민들에게 무수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사에서 이런 사이비 종교들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암울한 일제 강점기인 20세기 초, 한 사이비 종교와 교주의 죽음은 온 한반도를 
충격과 공포에 떨게 했다. 
교주가 수백 명이 넘는 신도들을 잔혹하게 살해해 암매장하고 
여신도들을 겁탈하다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끝내 자살하고 만 백백교(白白敎) 
사건은 한국 역사상 최악의 사이비 종교라 할 만 하다.

 백백교는 전정운(全廷雲)에 의해 창시된 사이비 종교 백도교(白道敎)의 전신이었다. 
평안도 출신의 동학교도였던 전정운은 1900년, 사람들을 상대로 자신이 
전국 각지의 명산에 들어가 도를 닦다가 신통력을 얻어 미래를 보았는데, 
앞으로 4년 후에 전 세계가 불바다가 되어 멸망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전정운은 다른 사이비 교주들이 하는 것처럼, 자신을 따르면 죽지 않고 
새로 다가올 낙원에서 살게 되며 그 때는 돈이 필요하지 않으니 모두 자신에게 
바치면 그걸 좋은 일에 쓰겠다는 언급을 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전정운의 궤변에 놀아난 순진한(혹은 멍청한) 사람들은 앞 다투어 재산을 바쳤고, 
어서 세상의 종말이 와 선택받은 자신들이 살아남기만을 바랬다.

 그러나 전정운이 약속한 4년이 지나가도 지구 종말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흥분한 신도들은 전정운이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항의했다. 
사기술이 들통나자 전정운은 얼른 재산을 챙기고 자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광신도들을 거느리고서 강원도로 도망쳤다.

 강원도에 도착해 새로운 터전을 일군 전정운은 
챙겨온 재산으로 왕궁 같은 저택을 짓고, 수십 명의 여신도들을 
성적으로 농락하며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가 1919년, 사망했다. 
그의 뒤를 이어 교주에 오른 인물이 바로 아들 전용해(全龍海)였다

1923년, 전용해는 교단의 이름을 백도교에서 백백교(白白敎)로 바꾼다. 
어째서 교단의 이름을 백백교로 바꾸었을까? 
글자 그대로 풀이해보면 하얗고 하얗다(白白)는 뜻인데, 
세상을 깨끗하게 한다는(자기들 나름대로) 뜻이 담겨 있다. 
일설에는 신도 백 명쯤은 눈 깜짝 안하고 때려죽일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아무리 잔혹무도한 사이비 종교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살인을 표방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전용해는 아버지가 만든 교리를 그대로 재탕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키며 부지런히 교세를 닦아나갔다. 
이제 얼마 후에 온 세상이 불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니, 
백백교에 입교하여 마음을 깨끗이 정화받아야지만 살아남는다. 
그리고 종말이 끝나면 동쪽 바다에 아름다운 낙원이 생겨나 아픔과 죽음도 없는 
행복한 삶을 영원히 누릴 것이라는 교리였다.

우리가 보기에는 황당무계한 헛소리지만, 당시 조선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백백교가 선전하는 저런 교리에 혹해서 웬만큼 학식 있고 부유한 사람들도 
상당수가 백백교에 입교하겠다고 몰려왔으니 말이다. 
하긴, 현대에도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부류가 
고급 대학을 나온 엘리트라니, 인간의 나약한 마음은 사회적 신분과는 무관한가 보다.

그러나 백백교에 들어간 사람들은 구원은 고사하고 
생명과 재산의 안전마저 보장받지 못했다. 
남자들은 가진 돈을 몽땅 털어 헌납해야 했고, 
여자들의 경우는 깨끗한 피를 가지게 해준다는 명목 하에 
교주 전용해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 
만일 재산 헌납이나 교주와의 성관계를 거부하면 강제로 돈과 몸을 빼앗기고 
깊은 동굴로 끌려가 몽둥이로 맞아 죽임을 당했다.

전용해가 선호하는 살해 수법은 일단 죽이고자 하는 대상이 된 사람을 
기도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산 속 깊은 동굴로 끌고 가서, 
미리 준비한 신도로 하여금 몽둥이로 그 자의 뒷통수를 내리쳐 죽인 다음, 
시체를 암매장하는 것이었다. 

행여 피살자가 지르는 비명 소리가 새어 나갈 것을 우려해 
살해와 동시에 화약을 터뜨려 소리를 감추었다고 한다.

순순히 돈과 몸을 내어주더라도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돈을 있는 대로 바쳐도 전용해의 눈에 거슬리면 즉각 살해되어 
깊은 산 속에 암매장되었고, 전용해의 첩 노릇을 해도 
그가 싫증이 나면 역시 쥐도 새도 모르게 살해되었다.

전용해는 일반 신도들만을 대상으로 포악하게 군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충심으로 섬기는 교단 간부들도 믿지 못했다. 
자신이 내리는 지시에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며 복종하지 않거나, 
원하는 만큼보다 재산을 적게 바치거나, 교단의 정기 모임에 자주 나오지 않거나, 
행여 교단에서 저지르는 일들을 외부에 알렸을 경우에는 즉시 살해되었다. 
아무리 교단을 위해 공적을 많이 세우고 충성을 다하는 원로 간부라고 해도 예외가 없었다.

사이비 종교들이 그렇듯이, 백백교도 교단 내의 비리를 
외부에 알리는 신도들을 잔혹하게 탄압했다. 
한 번은 어느 신도가 전용해가 저지르는 잔인한 만행을 낱낱이 편지에 적어 
총독부와 경찰서에 보내려다 발각된 일이 있었다. 
내부 고발자에게 전용해가 베푸는 보답(?)은 잔혹하지 그지없었는데, 
건장한 청년들로 구성된 신도들을 보내 한밤중에 그 신도가 사는 집에 쳐들어가 
신도 본인은 물론이고 일가족 전부를 모두 죽이고 시체를 암매장했다고 한다. 
더욱 잔인한 것은, 그 신도에게는 갓 태어난 아이가 있었는데 
한 간부가 "아이까지 죽일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라고 이의를 제기하자, 
전용해는 아이는 물론 그 간부까지도 죽여 암매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용해 자신과 성관계를 가진 여신도들이 자칫 임신을 
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산모와 태아까지 모두 살해되었다. 
비밀이 밖으로 새어나갔을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지만, 어떻게 자신의 
핏줄인 갓난아기들까지 태연하게 죽이라고 명령했는지 모를 일이다.

아무리 잔인한 악인이라도 자신의 가족은 사랑하는 법인데, 
전용해는 그렇지도 못했다. 동생들이 자신에게 복종하지 않자 
그들이 자신과 교단이 저질러온 비리를 폭로할까봐 신도들을 시켜 죽여 버리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역사서에 흔히 등장하는 포악한 전제 군주와 스케일의 크기가 다를 뿐, 
동일한 자아를 가진 전용해는 이렇게 무소불위의 악랄한 통치를 하며 
향락과 타락에 젖어갔다. 
그러나 그가 누리던 영화는 뜻하지 않은 이변을 당해 무너지게 되었다.

황해도 해주에서 약품 가게를 하던 유곤용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청년은 부친이 백백교에 빠져 여동생을 교주에게 첩으로 바치고 전재산을 
헌납한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는데, 
중대한 결심을 하고 교주 전용해와의 면담을 교단에 신청했다. 
간부들의 호위를 받으며 유곤용의 집에 찾아온 전용해는 곧장 그에게 
재산을 헌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곤용은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전용해와 백백교의 비리를 공박하며 
그를 꾸짖자 전용해는 지니고 있던 칼을 뽑아 그를 찌르려 하였다. 
유곤용은 칼을 피하며 그를 구타했고 전용해가 지른 비명 소리를 듣고 
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간부와 신도들이 달려와 교주를 업고 달아나는 한편, 
유곤용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마침, 유곤용의 집은 동대문경찰서 왕십리주재소 옆이었다. 
싸움 소리를 들은 일본인 순사 부장이 순사들을 이끌고 급히 달려와 
신도들을 체포해 주재소로 끌고 갔는데, 
그들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백백교가 저지른 극악무도한 살인과 비리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백백교의 끔찍한 살인 행각은 연일 신문 지상을 통해 크게 보도되었고,
경찰은 8개월에 걸쳐 백백교 교단과 전용해가 은신해 있을 법한 별장들을 모두 수색했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달아난 전용해는 몇달 후,
경기도 용문산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자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세간에는 신출귀몰한 전용해가 자신과 체격이 비슷한 사람을 잡아다가
자기의 옷을 입히고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고 도망쳤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았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백백교 교단의 주변 산과 동굴에서는 암매장된 시체가 수백구나
나왔고, 1941년 1월에 마무리 된 백백교 사건의 선거 공판에서
백백교 교단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은 무려 464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 중 전용해는 간부 문봉조 등 18명과 함께 신도 314명을 죽였으며, 다른
간부인 김서진은 170명, 이경득은 167명, 문봉조는 127명의 살인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미 죽은 교주 전용해의 머리는 잘려져 포르말린 용액에 담겨 보관되었는데,
SBS 백만불 미스테리 취재진이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의 지하실을 방문했을 때,
발견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오랫동안 떠돌아 오던 "국과수 지하실에 백백교 교주의 머리가 보관되어 있다.
"라는 유언비어는 결국 사실로 밝혀졌던 것이다.

일제 시대,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이 백백교 살인 사건은 이것으로 종결되었고,
교단은 해체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그 교단의 관계된 사람들의 후손들은 살아서 활동하고 있다.
SBS에서 한참 이 백백교 사건이 방영될 즈음,
전용해의 후손임을 자처하는 사람이 계속
국과수에 전화를 걸어 자기네 교주의 머리를 돌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


출처: 체페슈의 공포가든(https://m.blog.naver.com/hurucin/221543321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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