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 출신의 배우 A(31)씨와 모델 계약을 해주겠다고 속여 화장품업체 대표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낸 드라마 제작사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곽경평 판사는 사기·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9)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인 김씨는 2016년 드라마 제작이 무산되면서 6억여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김씨는 2017년 화장품 도소매업체를 운영하던 임모씨에게 "내가 배우 A씨와 개인적으로 친하고 매니저에게 초상권 계약 위임을 받았다"며 "A씨와 초상권 계약을 맺게 해주겠다"며 11차례에 걸쳐 56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A씨가 직접 날인한 동의서라며 위조된 가짜 문서를 임씨에게 주기도 했다. 임씨가 A씨의 초상권 계약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자, 김씨는 모델 계약 동의서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A씨는 계약서에 본인의 의지로 날인했고, 모델료 수령 권한을 위임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만들어 미리 제작해놓은 A씨의 가짜도장까지 찍었다.

김씨는 또 2016년 11월 호스트바 직원 유모씨에게 "호스트바를 인수해 공동 운영할 의사가 있으면 비용을 투자해 달라"며 투자금 명목으로 총 4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듬해엔 위조한 방송장비 위탁계약서로 국고보조금을 신청해 드라마 제작사 직원 명의로 약 1064만원을 받기도 했다.

법원은 "김씨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행을 저질렀고, 그로 인한 피해 또한 커 엄중한 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김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들에게 피해액 중 일부를 변상한 점과 피해자가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10년대 초 데뷔한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배우로도 활동하며 영화와 드라마 등 다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