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고 나와서는 잘 몰랐었는데 나중에 시간 지나고 나서 계춘할망을
내가 나혼자 머릿속으로 필름 되감아 가면서 떠올리다보니까 깨달은건데..
약간 나한테는 할망은 혜지가 과거에 떠나와야 했던 제주도, 그리움으로 남은 포근한 기억
자기를 계속 지켜주던, 곁에 있어주고 늘 품어주던 사람이고 챙겨주던 존재였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은주에게는 이야기로만 들었던 제주도잖아? 그래서 과거의 제주도라고 생각했는데
한이는 그런 혜지가 되어 돌아온 은주에게 제일 처음 조건 없이 혜지를 알아보고서
서로간에 떨어져 있었던 긴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감싸안고 (할망 다음으로 새로운 혜지의 존재를 바로 받아들인게 한이였으니까)
혜지(은주)에게 한없이 또 베풀어주고, 곁에 있어주고 품어주는 사람이자 챙겨주는 존재였구나 라는게 생각이 났어
그리고 뭣보다 꿈이라는 걸 함께 나누고 들어주기도 하고 하는.. 그래서 현재의 제주도구나, 싶었거든
그래서 과거의 제주도를 대표하는 할망은 사투리를 쓰지만
한이는 지금의 제주도를 대표하는 이미지이기에 혜지(은주)와 별 차이가 없었던거고
그러면서도 제주도의 이미지를 한몸에 물들인 채 늘 혜지 곁에 있었잖아
그 혜지 곁에 있으면서 할망과 한이 두사람이 가진 제주도의 이미지가 교차한다고 느꼈던게 언제였냐면
미술실에서 혜지가 그림을 그려야 하는 벌을 받은 탓에 오랫동안 머물다가
밤이 다 되서야 나왔는데 그때까지도 한이는 혜지를 기다리고 있었잖아?
그러면서 물론 밤이니까 위험하니 기다렸다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 진짜 한이가 별 의미없는 존재였다면 거기서 그냥 집에 보냈을 수도 있고
그냥 집에 걸어오는 씬부터의 혜지를 카메라에 담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적 생략)
혜지가 집까지 걸어오는 내내 곁에 한이가 있잖아
자전거가 있음에도 같이 걸어와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곁에서 들어주고 함께 있어주려고 하고
그러다가 집에 도착했을 때쯤에, 할망에게 인사를 드리지 않고
혜지한테 그러지, 혜지야 너희 할머니 - 그러면서 혜지를 할망에게 보내고..
그리고 공항에서 할망은, 과거의 제주도, 혜지의 꿈을 위해 서울로 보내고
늦게 도착한 한이는, 현재의 제주도 역시 일단은, 혜지의 꿈을 알기에 공항에서 기다리잖아
근데 다른 점은 할망은 혜지를 찾으러 뭍으로 나오지 않지만
한이는 바로 혜지를 위해서 뭍으로 나왔었고
그냥 나 혼자 생각한거고 끼워맞추기도 약간 없잖아 있겠지만,
그런 장면들이 교차되어 떠오르고 생각나면서
아, 할망은 혜지의 기억속 제주도라면 한이는 혜지의 현재이자 꿈을 꾸게 한 제주도구나 싶었어..
그래서 사실 난 한이 자체가 결국 제주도라는 이미지를 띄고 있었기에
그렇게 등장부터 매 씬마다 카메라에 잡히면 어딘지 모르게 투명한 느낌이 들고
바람이 부는 듯하고 분위기가 맑아지는 것 같았구나, 싶더라고.. 제주를 품고 있어서 그랬나 해서 ㅋㅋㅋ
음.. 쓰고 보니 꿈보다 해몽인 감상문이지만ㅋㅋㅋㅋ
암튼 밑의 은혜로운 후기번역덬의 계춘할망 일본 영화제 상영 후기 읽다보니까
문득 이게 생각이 나서 적어봐썽 ㅍvㅍ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