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고령 실향민들 "살 날 얼마"..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기대'
839 0
2018.04.27 07:54
839 0



"이렇게 오래 돌아가지 못할 줄이야"
"고향 한 번 방문한다면 여한 없어"
"이북 가족만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이제 얼마나 살겠는가..그래도 통일"
"희망이 오히려 더 절벽" 비관론도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경기지역 미(未) 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린 10일 오전 경기 수원 이비스앰배서더 호텔에서 어르신들이 두 손을 마주 잡은 채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2018.04.10. ppljs@newsis.com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경기지역 미(未) 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린 10일 오전 경기 수원 이비스앰배서더 호텔에서 어르신들이 두 손을 마주 잡은 채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2018.04.10. ppljs@newsis.com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옥성구·임얼 수습기자 =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2년6개월만에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면서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실향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 북한 금강산에서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후 2년 넘게 열리지 않았지만 이날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문재인의 한반도정책'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하여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특히 실향민 1세대들이 대부분 고령이라 이산가족 상봉을 더 미룰 여유가 없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의 이산가족 등록현황을 보면 지난달 31일까지 등록한 이산가족은 13만1531명이며 그중 생존자는 5만7920명으로 절반이 채 안 된다. 생존자 또한 70세 이상이 4만9969명으로 86.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산가족 상봉을 기대하고 있다.

개성이 고향이라는 박경순(83·여)씨는 "개성에 폭격이 너무 심해서 잠시 5㎞ 떨어진 외갓집으로 피난을 갔다. 외갓집에 가족들 모두 있었는데 그날 아침 유독 어머니가 시골에 식량을 구하러 가신다고 가있는 사이에 갑작스럽게 혼자 나오게 됐다"며 "남동생도 어리고 나도 어려서 같이 나올 사고력조차 없었다. 그때는 이렇게 오래 못 돌아갈지 몰랐다"고 가족과 이별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박씨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야 많다. 우리는 언제나 가족 상봉을 제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가족은 이미 다 타계했을 것 같고, 고향이나 한번 방문할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 늦게나마 가족들 소식이라도 들을 기회를 얻는 것 그것 뿐이다. 바라는 건 많지만 그게 다 이뤄질 수는 없는 것이지 않은가"라고 토로했다.

【금강산=뉴시스】제14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28년만에 남측 어머니 최계월씨를 만난2006년 6월 29일 금강산호텔에서 감정에북측 아들 김영남씨가 감격에 못이겨 어머니를 부둥켜 앉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금강산=뉴시스】제14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28년만에 남측 어머니 최계월씨를 만난2006년 6월 29일 금강산호텔에서 감정에북측 아들 김영남씨가 감격에 못이겨 어머니를 부둥켜 앉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김건철(89)씨는 "어머니가 고생하다 세상을 떠나셨을 것이다. 이북 가족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나는 여기와서 잘 살지만…"이라며 "1950년도 6월25일 전쟁이 나서 그 해 12월에 아버지와 월남했다. 어머니 동생들은 다 두고 왔다. 그 때 당시에는 임시로 잠깐 피신한다 생각했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다 왔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김씨는 "친동생들, 어머니도 다 돌아가신 것으로 안다. 한민족인데 국토가 분열되고 민족이 한 70년 분단 돼서 오가지도 못하고 하는 비극이다. 결과적으로 통일만 되면 좋겠다"며 "나도 나이가 90이 다 돼 간다. 이제 얼마나 살겠는가. 그럼에도 국가적으로 생각해서 통일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향민 2세대인 김영선(69·여)씨는 "아버님은 원래 이북에서 교편생활을 하시다가 해방 후에 월남하셨다. 이북에 형님이 계시고 조카들이 있었을 것이다. 함경북도 학성군 학성면 옥천동이 고향이셨다. 어머님은 한국전쟁 2년 전에 월남했다. 함경도 쌍포에 있는 공장에서 일을 하셨었다고 했었다"며 "아버님은 큰 아버님을 뵙고 싶어하셨고, 어머님은 이모님을 뵙고 싶어하셨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저는 2세대인데 어르신들이 생전에 말씀하신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우리 친할머님이 돌아가시면서 그렇게 찾던 분이 고모님이었다. 저는 그런 환경을 보고 자랐다. 친할머님이 이북에 있는 따님을 부르시고 그리워하시면서 돌아가셨다"며 "이런 기억을 토대로 남북회담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판문점(파주)=뉴시스】전진환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전경. 2018.04.26.  amin2@newsis.com

【판문점(파주)=뉴시스】전진환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전경. 2018.04.26. amin2@newsis.com

반면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실향민도 있었다.

평안북도 영변에서 피난 온 김인철(69)씨는 "현재로 봐서는 기대고 뭐고, 희망이 오히려 더 절벽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산가족 소리만 나오면 북한과 대화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라는 이름으로 대화를 하지 인권이나 인도주의적으로 이산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비관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70년 가까이 가족을 못 만나고 그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정부에서 하나도 진전시킨 게 없다"며 "전 정부 때는 남북교류가 단절돼서 전혀 그런 게 없었고, 새 정부도 처음에는 이산 가족 문제를 거론하다가 올해 1월부터는 이산가족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haideseul@newsis.com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127 06.21 14,657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12,68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187,47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55,041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879,88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888,3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3 20.09.29 2,782,18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1 20.05.17 3,464,48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4 20.04.30 4,043,25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475,25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39236 이슈 인강 강사에 대한 학교 선생님의 입장 2 07:10 287
2439235 기사/뉴스 [단독]'서울의 달' 8월 중순 정식 운행…성인 티켓 2만5000원 13 06:44 2,087
2439234 유머 찰흙을 사줬더니 이러고 논다.. 9 06:32 2,099
2439233 정보 레드벨벳 - 만약 지금의 기억과 경험을 모두간직한 채 10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요? 3 06:10 1,416
2439232 이슈 영국가수가 빅마마 체념 라이브 영상을 보고 드는 한가지 의문점.jpg 2 06:09 2,934
2439231 이슈 비행기에서 남자에게 절대 판매안하는 좌석 .jpg 113 06:01 11,278
2439230 이슈 만화에서 튀어 나왔어 4 05:48 1,105
2439229 이슈 2년 전 오늘 발매♬ HKT48 'ビーサンはなぜなくなるのか?' 1 05:48 452
2439228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4 05:33 580
2439227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입니다~ 5 05:30 605
2439226 유머 부인 챙기는게 자연스러운 할아버지 12 05:27 3,140
2439225 정보 네이버페이 휴롬 인스타 팔로우 120원 6 05:21 1,165
2439224 이슈 현실 모던패밀리라는 게이유튜버의 가족여행썰 5 05:03 3,860
2439223 유머 고양이에게 자리 빼앗긴 강아지들 10 05:01 2,711
2439222 유머 월드게이 관련해서 공지 뜬 BL카테 37 04:57 5,672
2439221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시원해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52편 4 04:44 1,023
2439220 이슈 국내 최초 충격의 30초 영통 팬싸.twt 32 04:32 4,784
2439219 이슈 현재 중국인들조차 위험해 보인다고 말하는 푸바오 방사장 나무 상태 107 04:20 10,666
2439218 유머 벨방의 집단지성으로 정리된 케이윌 신곡 뮤비 타임라인 188 04:14 11,400
2439217 이슈 알티타고 있는 개싸가지 예의 없는 팬 30 03:55 5,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