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C, 안보회의 발언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분야 수뇌부회의에서 핵무기의 10배 증강을 주장해 측근들을 놀라게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며 해당 방송사 허가 취소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이 회의에서 "한국인들이 미국(주한미군)의 안보 지원에 대해 왜 더 고마워하지 않고 더 환영하지 않느냐"고 참석자들에게 물은 것으로 보도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서 미국이 핵무기 보유량을 지속해서 감축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더 많은 핵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무기 보유량이 최고치에 달했던 1960년대 3만2000기 수준으로 증강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깜짝 놀랐다고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4000기 수준이므로 10배 정도 핵무기 보유를 늘리겠다는 의미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미국의 핵능력 강화를 주장해왔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트위터에서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해 정신을 차리게 될 때까지 핵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 "한국인들이 미국의 방어 지원에 대해 왜 더 고마워하지 않고 더 환영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한 참석자가 "미국의 (한국) 지원이 궁극적으로 미국 국가안보에도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고 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NBC 보도는 가짜 뉴스"라며 "내가 미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10배 증강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냈으며 나의 품위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런 모든 가짜 뉴스가 NBC와 그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어떤 관점에서 그들의 방송인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겠는가. 나라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역겨운 언론은 쓰고 싶은 것은 뭐라도 쓸 수 있다"며 NBC 보도를 거듭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자신이 주장하는 것은 핵무기 확대가 아니라 현대화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증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나는 현대화를 원하며 완전한 재건을 원한다. 그것은 최고 상태로 있어야 한다"며 핵 전력의 현대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역겨운 언론은 쓰고 싶은 것은 뭐라도 쓸 수 있다"고 NBC 방송을 거듭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