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자타가 공인하는 준환이의 터닝포인트가 되었고 지난 4년 간 준환이에게 정말 큰 영향을 미쳤어
하지만 처음엔 준환이 본인도 이게 뭔지 제대로 정리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
원래 너무 커다란 경험을 하게 되면 그걸 소화하기 위해 긴 시간과 여러 번 되새기는 과정이 필요하잖아 넓어진 세계를 새롭게 발견하고, 해석하고, 재구성해서 이름을 붙여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꽤 오래 걸리는 법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647515
3월 2일,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8분 3초부터
2018년 3월 보그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사람은 확실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작업물을 보여주고 피드백받는 기회가 필요해
https://twitter.com/sunshine_figure/status/1253598593891528706
3월 W
5월 엘르
준환이 안에서 평창이 갈무리되고 베이징이 다가오기 시작해
2018~2019 시즌을 치르며 많은 메달을 얻었던 2018년 연말까지도 준환이에게 잊을 수 없는 가장 큰 추억은 평창
★ 2018년 11월 인사이드 스케이팅 코치 인터뷰
https://www.insideskating.net/2018/12/22/interviews/brian-orser-as-a-mature-skater-youre-not-gonna-win-every-competition-pick-your-battles
번역 https://gall.dcinside.com/m/kor_cjh/5930
★ 영상으로 보는 걸 추천 6분 4초부터
번역 https://theqoo.net/2413922033
https://m.youtu.be/zW1KaZkBVKM
"나는 준환이가 올림픽에 가기에 어울리는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 잘 대처했고 올림픽은 그를 크게 성장시켰어요. 이번 시즌 어느 누구나 "와, 준환이는 훌륭한 선수가 됐네!"라고 말해요. 표현력이 붙어 안무를 열심히 해내게 되었고 스피드, 그리고 힘도 생겼고요. 그런 변화는 올림픽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Olympics changes everybody 올림픽이란 사람을 바꾸는 법이죠. 코치, 선수, 저널리스트 모두 (올림픽을 체험하면) 변화합니다. 왜냐하면 올림픽은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It changed him 올림픽이 준환이를 바꿨어요. 올림픽 시즌 이후 그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성숙했고, 그런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로 기뻤어요."
2019년 1월 코치 인터뷰
아무리 뛰어난 사람에게 배우더라도 실제로 공부하는 사람은 학생이고 시험장에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백 번을 읽어도 막상 직접 가서 경험하는 것과 듣는 건 너무 다르지 그 사람이 가르쳐준 비법이 나랑 안 맞아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도 있고
준환이 역시 평창과 2018~2019 시즌을 관통하고 나서야 언제 어디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몸으로 익히기 시작했어
평창 시즌이 준환이에게 준 무거운 교훈
스포츠 선수라면 예외없이 오버페이스로 훈련하다 부상을 당한 적이 있고 나중에 안 좋다는 걸 알아도 진통제에 의존해 경기를 뛰어야만 하는 순간들이 있고 준환이도 주니어 시절부터 그랬어 너무 열심히 연습해서 다치고 부상을 각오하는 마음으로 시합에 나가고...
https://tv.kakao.com/v/382851979
https://voda.donga.com/3/all/39/1232287/1
2분 55초 "이번 시즌에 많이 배웠죠. 그러면(아픈 걸 참고 훈련하면) 안 된다는 걸."
하지만 평창 이후로도 이 악물고 참아내야만 하는 무수한 일들이 있었어
신체를 아껴 쓰지 않으면 탈이 난다는 걸 아는데도 도저히 다른 수를 쓰지 못할 때가 있었고 2021 월드에서도 준환이는 다시 자기 자신을 불살라야만 했어
왜? 본인에게 물을 필요도 없어 준환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나 나와서 대답할 수 있어
그때 준환이한테는 부상, 그리고 선수로서 한 단계 구성을 낮추는 일마저 감수할 정도로 더 중요한 목표가 있었다고
어째서 그렇게 자신을 소모시키면서까지 뛰어야 했느냐고? 차준환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였으니까
국가대표로서 다른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길을 트는 일은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었으니까
본인도 그렇게 평창에 나갔고 꿈처럼 행복했고 거기서 얻은 힘으로 오랜 기간 자신을 지탱했고 다른 한국 스케이터도 꼭 같은 기쁨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내 힘과 능력으로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해내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다짐했을 게 너무도 확실하니까
평창이 준환이를 시니어 스케이터로, 어른으로, 국가대표로 만들었어
그때 준환이는 바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얼마나 긴장했는지 몰라 나는 그때 준환이가 느낀 슬픔을 다 짐작할 수도 없어...
베올이 준환이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갔고 준환이는 새로운 꿈을 안고 있어
평창 팀코리아 중에서 베올에 나온 건 준환이 1명... 4년 뒤에는 개인으로도 단체로도 준환이가 꿈꾸는 모든 것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
준환이가 피겨 스케이팅에 바치는 순애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문장
매순간이 준환이의 전성기이자 최선이라고 여기면서 응원하고 싶어
2022년 2월
신이 그만큼이나 괴로운 시험에 들게 했는데도
도리어 사랑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하는 준환이
https://twitter.com/180ENTJ/status/1522273810157686792
2022년 3월 보그
에필로그 해피엔딩
성공시키지 못한 점프를 제일 아쉬워하던 준환이는 베이징에서 쿼드살코로 실수한 적이 없어
평창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은 선수를 더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 작용했고 성인이 된 준환이는 올림픽에서도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는 선수가 됐어
평창은 준환이와 팬들을 더 굳건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어
말 많고 탈 많은 선발전을 치르면서도 준환이는 포기하지 않았고 그걸 지켜보던 팬들도 끝까지 준환이 곁을 지켰지
지나간 일이라 속편하고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거다, 어쨌든 올림픽 대표로 선발됐으니까 기억이 미화된 거다... 맞는 말이야 하지만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었다 해도 준환이와 팬들은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메달과 포디움을 바라고 덕질하는 것도 스포츠 선수를 응원하며 성적에 집중하는 것도 너무 당연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에 떨어졌을 때도 앞이 막막했던 2차 선발전까지도 베이징 사이클 곳곳에 놓인 고비에서도 준환이는 달려나갔고 팬들은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평창을 거치면서 준환이도 느낀 것 같아
경기를 치르는 건 혼자일지라도 좋은 순간이든 나쁜 순간이든 팬들이 자기와 함께 있다고
어쩌면 지금 준환이와 팬들 사이는 스타와 팬보다는 일종의 동지나 전우에 가까울지도 몰라
뉴비들 설마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베올 입덕들은 사실상 뉴비탈을 쓴 올드비야... 잊지 마십시오 아기백성들은 너무 강하게 커서 입덕 두 달만에 2022 월드를 경험한 불사신이라는 것을...
2017~2018 시즌을 한국에서 열린 아이스쇼로 마무리한 것도 좋았어
덕분에 올림픽 여운이 더 오래 갔었고 준환이가 얻은 많은 깨달음이 그때 무대에 잘 녹아들어 있기도 하고
https://twitter.com/sowol_1021/status/1493241148626042887
이제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준환이는 알아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귀중한 순간이니까 바로 지금 당장 마음껏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거
진짜진짜 끝
4년 후의 차준환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다'와 '정말 수고했어'
준환이가 꼭 4년 후 온전한 자기 자신에게 진정어린 축하를 건네줄 수 있기를
https://twitter.com/180ENTJ/status/15032483278396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