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원덬은 피버젤이 한창 배척받던 시기에도 왜 우리 피버젤 기를 죽이고 그래욧?! 외치고 다녔으나 이번엔 글이 너무 길어져서 킹갓젤 이야기를 1도 못했음 암튼 YOUNG and CHARMING SKATER JUN HWAN CHA 평창 이야기 시작
2018년 1월 7일
평창올림픽을 한 달 남겨두고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할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모두 결정되었어
준환이와 한국 동계스포츠 선수들 모두에게 평창올림픽은 꿈보다 더한 꿈
2015년 2월 열다섯 준환이가 마음에 품고 있던 뜻은 오로지 단 하나,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그때까지 조금만 참자
2017년 1월 그 시즌에 치를 마지막 시합 주니어월드를 준비하는 준환이에게 1년도 더 남은 올림픽을 먼저 상기시켜주는 기자가 있을 정도였어
4년을 주기로 돌아가는 사이클, 선수들은 평창을 위해 인내를 거듭하고 있었지
준환이는 조금만 참자고 생각했지만 올림픽에 가기 위해 바쳐야 할 눈물은 조금 정도가 아니었어
이제는 모두 외울 만큼 평창으로 향하는 여정이 험난했고 1~3차 선발전 내내 사고가 끊이지 않았으니까
종목불문 스포츠 덕질을 할 때 언론을 통해 '차질이 생겼다'고 전해진다면=외부인이 상상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써봤는데도 해결하지 못했다
준환이가 고작 시니어 1년차 선수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도 그때는 정말... 오죽하면 아직도 3차 선발 전날밤 꾸던 꿈 이야기를 하겠어 그렇지만 준환이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제일 먼저 호출되어서 불려나오는 첫 번째 기억은 누가 뭐라고 해도 평창이고 그래서 준환이도 우리도 잊을 수가 없는 거야 진흙탕 같던 여름도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시간이라도 누가 그 기억을 다른 행복과 바꿔주겠다 해도
한때는 준환이가 늘 되풀이해 말하는 악몽이 너무 안쓰러웠는데 시간이 흐르니까 그렇게 끔찍한 꿈을 꾸던 어둠까지도 버릴 수가 없더라구... 준환이가 꿈에서라도 그런 상황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렇지만 그 밤을 거쳐야만 다음날 아침이 찾아오고 그래야 밝은 태양 아래 준환이가 평창에 가... 동 트기 전 어두움이 제일 어둡고 깊어서 다시는 아침이 오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가 그 새벽 없이 2018 종합 우승이라는 결과를 받아드는 한낮으로 뛰어넘어가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아
https://twitter.com/180ENTJ/status/1514626263025020928
성큼 다가온 평창
https://twitter.com/HESADOLL/status/961868453727490048
올림픽 출전은 경사 중의 경사라 관련된 모든 곳에서 준환이를 축하하며 선전을 기대했어 2차 선발전 끝나고부터 3차 선발전이 시작될 때까지 언론도 준환이에게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는데 일단 결정되고 나니 체감상 온 세상 사람들 시선이 다 평창과 국대들에게만 향하는 것 같더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 올림피언이 된다는 건 개인적 영광에서 그치는 일이 아니라 지켜보는 이들이 마음에 품었던 모든 희망과 염원을 짊어지고 가는 일이라고 그때 알았어
네가 있으니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마음
https://twitter.com/yoplait0115/status/949958143961792513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갔던 사람들이 간직하던 추억과 그들의 꿈, 소망, 열망까지 받아안아서
더블 악셀을 뛰고 형과 경쟁하는 날이면 뿌듯했던 초등학생은 이제 다 자라서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어
김진서 선수가 준환이를 꼭 끌어안았을 때 느꼈던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아직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평창에 대해 말하는 방법을 몰라...
키가 더 큰데도 안기는 어린 뒷모습, 허리 디스크 문제를 안고 경기하느라 고생했으면서도 한없이 따뜻한 눈빛을 한 선배, 온기가 담긴 다정한 축하
안심하고 깊은 애정들에 푹 파묻혀 있던 준환이는 혼자 남겨지고 나서야 아주 잠깐 벽에 기대 탈진한 얼굴로 자신을 추슬러
준환이는 그 사랑을 안고 다시 크리켓으로 떠났어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프리 스케이팅은 변경없이 그대로 일 포스티노
2분 28초
일포는 준환이에게 항상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준 프로그램
https://m.youtu.be/uJLPuFssxZc
준환이는 연습에 집중했고 그때 크리켓에서 새로운 일포를 지켜봤던 크리켓 동료 선수의 감상이 남아있어
https://theqoo.net/2353309560
2018년 2월 3일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입국 완료
독감 때문에 잠긴 목소리로 인터뷰하는 준환이
https://twitter.com/_jun_is_jun/status/959924534714355713
당시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어
2월 6일 첫 공식 연습
국내에서도 국제대회에서도 준환이 혼자 이렇게 링크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날은 거의 없지 않았을까
차준환 선수, 올림픽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https://twitter.com/HESADOLL/status/960814647233323008
2월 9일 단체전 쇼트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피겨 스케이팅 경기의 첫 주인공 차준환
모든 선수 중 첫 번째로 나가 시즌 베스트 기록
피겨 팀코리아가 첫 발을 내딛은 순간
평소엔 많으면 셋 정도 앉던 키크존이 선수들로 가득차 떠들썩했어
준환이는 자국 빅 이벤트 대회에서 경기한다는 게 뭔지 조금 알게 돼
"제가 나간 시합 중에 가장 응원도 크고 환호도 컸던 시합인 것 같아요."
https://twitter.com/HESADOLL/status/961889825551876096
2월 14일 럭키보이의 쇼트 프로그램 조추첨식
https://twitter.com/yuiS2pics/status/964461151797956608
https://twitter.com/mzizlzk/status/1493232371268685825
KBS 평창 피겨 쇼트 프로그램 중계 예고
2022년 베올에서 '차준환을 위한 헌사'를 남기기도 했어
https://m.youtu.be/gJ5vTNxpy8g
예나 지금이나 준환이 목표는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깨끗한 수행
2016년 1월 1일
2016년 11월 GQ
생애 첫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두고 '평창 유망주'라 불리던 시절의 준환이
큰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눈앞에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one by one
시간이 흘러 다시 2018년 2월
"할 수 있어, 화이팅!"
"혹시 넘어지거나 실수를 하더라도 벌떡 일어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https://twitter.com/HESADOLL/status/964114665394483201
2월 16일 개인전 쇼트
선수는 만 16세, 한국이 올림픽 남자 싱글 종목에 자국 선수를 내보내는 것에도 딱 16년 걸렸어
평창 경기를 돌려볼 때면 준환이는 마치 16년이란 무형의 시간이 인간으로 변해 나타난 것처럼 느껴져
준환이가 경기를 무사히 마치자 김승휘 아나운서는 '이제 크게 숨 한 번 내쉬어도 된다'고 선수를 격려하면서 동시에 옆자리에 앉은 곽민정 해설위원이 경기 내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지금은 눈시울까지 붉어져 있다고 알려왔어
"저희가 이렇게 차준환 선수와 함께 긴장하고 호흡하면서 이 경기를 보고 있습니다. 저도 굉장히 마음이 울컥하고요. (아직) 쇼트를 뛰었을 뿐인데 제가 이렇게 감동을 받아도 되나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차준환 선수."
https://m.youtu.be/DRcXGomIEM4
"오늘 제가 차준환 선수에게 시합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보냈던 문자는 '네가 링크장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였는데......"
"차준환 선수, 행복해 보이고요. 덕분에 저희도 행복합니다."
https://gfycat.com/CharmingSparklingCardinal
퍼스널 베스트
채널을 돌려서 SBS 중계
특별 해설위원으로 왔던 이준형 선수는 '정말 많이 떨려서' 준환이가 점프 3개를 모두 안정적으로 랜딩하고 난 뒤 "이제야 (겨우 안심하고) 웃는군요."라는 말을 들어
아무도 준환이 대신 점프를 뛰어주고 스핀을 돌 수 없고 누구도 넘어진 준환이를 일으켜 세워주지는 못해 그건 선수가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일 뿐
그러나 준환이는 어떤 경기장에서도 철저히 홀로였던 적이 없어 하물며 준환이가 한국에 있다면 더더욱
https://m.youtu.be/-DHcx_7rS94
어떻게 준환이가 혼자일 수 있겠어 단 한 순간이라도
https://twitter.com/_xxxkkkk/status/964693771874009088
"믿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잖아요."
시합에 나서는 선수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가족, 팬, 지인, 선후배, 코치가 전부 똑같아 우리에겐 아무 힘도 없는 것 같고 내 존재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져도
선수를 향한 신뢰와 기도하는 마음이야말로 준환이를 빙판에 서게 하는 힘이자 원동력이야
단체전&개인전 쇼트 비하인드
준환이 나이보다도 많은 세월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2월 17일 남자 싱글 개인전 프리 스케이팅
https://m.youtu.be/993ozXWZmro
프리 웜업
시니어 데뷔 시즌, 시니어 1년차, 시니어 선수로서 치르는 두 번째 국제대회가 자국 올림픽
한국 선수단 중에서 가장 어린 남자 선수
남자 싱글 스케이터 중 최연소
앞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우리는 그때 벌써 4년 뒤를 생각했어
1998년 나가노 이후 20년 만의 대한민국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퍼스널 베스트&최종 순위 15위
1994년 릴레함메르 정성일 선수의 18위 기록을 24년 만에 경신
주말 오전에 열린 경기라 대다수 국민들이 생중계를 시청했고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제일 처음 본 선수로서의 차준환' 또는 '차준환에 대한 첫 기억'은 평창 일 포스티노
경기 전에 준환이는 조금 울었어
https://theqoo.net/2444825731
끝나고도 울망울망
https://m.youtu.be/K1nQScaow1s
애틋한 소원은 현실로 이루어졌어
https://twitter.com/jhcate/status/1490379781950427136
관대한 신은 준환이가 오래 전에 빌었던 소원도 들어주었지
피겨 스케이팅 선수, 국가대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서 준환이가 얼마나 즐거웠고 행복했는지 그때 사진들만 봐도 알 수 있어
https://gfycat.com/WholeHeftyAzurevase
반짝이지 않은 순간은 1초도 없었지만 기억 속에서 준환이와 평창이라는 그림으로 남은 장면이 있어
준환이가 경기를 3번이나 치렀고 갈라도 했고 개막식은 아파서 참석 못했지만 폐막식도 나갔고... 더 신나는 이벤트도 많았는데 이상하지? 내 마음에 새겨진 평창올림픽은 준환이가 퍼스널 베스트를 갱신하던 시점도 격한 갈채를 받던 광경도 아니야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되지도 않고 몇 사람의 추억에만 존재하고 있는 어떤 풍경이, 제일 기억에 남아
평창올림픽은 수많은 국민들의 자원봉사와 각계각층의 재능기부가 이어진 대회였고 그런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서 올림픽을 성공시켰어 선수들이 있는 곳에는 늘 의료지원팀이 함께 머물렀는데 개인전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준환이가 '늦은 시간'에 연습하러 들어온 거야 선수야 어릴 때부터 새벽에도 밤에도 저녁에도 훈련했으니까 이상할 게 없었지만 의료진은 곧 나가야 할 시간이었어
'차준환이라는 피겨 선수가' 하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아마 피겨 스케이팅이나 준환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아시던 분은 아니었을 것 같아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을 지원단도 같이 염려했겠지 올림픽 조직위원회 진료지원팀장이 '빙상경기장은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말할 만큼 빙상종목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선수가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그럴 때 가까운 곳에 당장 달려와줄 의료진이 없다면? 의사가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빠르게 처치할 타이밍을 놓친다면?
어린 선수가 어떤 불안도 없이 마음 푹 놓고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진은 준환이 곁에 남기로 결정해 그것도 선수에게 직접 말해서 집중력을 무너뜨리지 않고 관계자한테만 전달했다는 게 정말 세심하잖아... 열심히 연습하는 국가대표를 링크 한쪽에서 바라보며 아름답다 느끼는 그 마음까지도
아직도 가끔 우리가 보지 못한 그 연습을 상상해
준환이는 보름이 넘는 특별한 기간 동안 굳건한 배려, 보호, 격려,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어 처음부터 줄곧 가져야 했을, 하지만 오래도록 누리지 못했던 존중과 응원을 받으며
가지를 뻗기 시작한 나무가 햇빛과 빗방울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애정에 감싸여 무럭무럭 자랐지 열여덟 이후 차준환이라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키운 건 다름아닌 평창이었다고... 언제나 그렇게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