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한 영국 남성이 자진해 신원을 공개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에 거주하는 스티브 월쉬(53)는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컨퍼런스 참석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됐다.
영국의 가스 분석기기업체 세르보멕스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회사의 싱가포르 지사 직원 15명을 포함해 각국에서 총 109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컨퍼런스에서 한국과 말레이시아·영국·스페인 국민이 감염됐다. 행사에 참석한 중국 측 인사에게서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17번, 19번 확진자도 이 행사에 참석했다가 감염됐다.
컨퍼런스가 끝난 뒤 윌쉬는 귀국길에 프랑스 동부 레브콩타민몽주아 스키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겼다. 또 지인이 운영하는 샬레(산장)에 나흘간 머물렀는데 이곳에서 샬롯 주인 부부와 9세 아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이중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자는 11명이다.
지난달 28일 귀국한 윌쉬는 평소대로 선술집에 가고 요가 수업에도 참석했다. 초등학교 보이(컵스)스카우트 지도자로 일하면서 아이들도 만났다.
그때까지도 윌쉬에게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일 보건당국으로부터 싱가포르 컨퍼런스 참석자 감염우려 통보를 받은 뒤 검사를 받았고 확진자로 판명됐다.
그는 곧바로 병원에 격리 수용됐으며 5일간의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월쉬가 다녀간 곳은 쑥대밭이 됐다. 스키리조트에서 전염된 확진자 중 2명의 의사가 운영하던 병원들은 폐쇄된 채 검역을 받았다. 학교도, 술집도 문을 닫았다. 그와 대화를 나눈 지인들은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
스키리조트에서 윌쉬를 만난 영국인 4명이 지난 10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영국 보건당국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로 인한 2차, 3차 감염사태가 확산될까 우려해서다.
당국은 윌쉬가 귀국 후 증세가 나타나기 전 대략 수백 명을접촉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원을 자진 공개한 월쉬는 데일리메일에 보낸 성명을 통해 “보건당국에 감사를 보낸다”며 “나는 완쾌됐지만 감염된 모든 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