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안구건조증·결막염 이유로···年1678회 안과 찾은 45세
30,508 149
2019.12.09 08:45
30,508 149

건보 부실 부추기는 '의료 과소비'

노인들 "물리치료 받으러 의원에…"
작년 1236명 매일 1회 이상 병원행
건강보험 재정 100억원 넘게 사용
"무제한 진료 못 하게 규정 바꿔야"



'의료 쇼핑'이 여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 pixabay]


6일 오전 경기 안양시의 한 정형외과 의원. 머리가 새하얀 할머니 두 명이 진료 대기실에 앉았다. 둘 다 물리치료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치료실을 나온 김모(72)씨는 "3년 전부터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서 "병원에 오면 나이 지긋한 물리치료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물리치료를 받는다. 상태가 안 좋으면 두 번 간다. 어떨 때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다. 김씨는 "물리치료 받으러 가는 게 병원 가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복지관에 마실 가는 것 같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치료받을 때는 좋은데, 집에 가면 금세 또 뻐근해진다. 그럴 때마다 물리치료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해에 얼추 70~80번 병원에 간다. 한 번 갈 때마다 2000원도 안 낸다. 김씨는 그나마 병원에 덜 가는 편이다. A(85)씨는 무릎·척추 질환, 각종 근육통에다 망치 발가락(망치처럼 발가락이 구부러짐) 증세가 있어 병원을 달고 산다. 그는 지난해 1277번 동네 의원을 찾았다. 하루 평균 5회(공휴일·일요일 제외)꼴로 병원을 방문해 물리치료나 통증 치료를 받았다. 이뿐 아니라 905일 치 약을 처방받았다. 그는 자녀의 건강보험증에 피부양자로 얹혀있다.



의료 과다 이용 실태 들여다보니.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복지관이나 안마원 가듯 병·의원을 이용하는, 소위 '의료 쇼핑'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보건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서울시립대 건강정책포럼에서 '국민 의료비와 건보재정의 미시적 관리' 방안을 공개했다. 신 박사는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실손보험 가입 증가, 국민소득 향상 등이 결합해 의료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큰 병원, 작은 병원 역할이 모호한 점, 의료 행위마다 진료 수가를 인정하는 방식, 의사 선택 정보가 미흡한 점이 비합리적 의료 이용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만 의료 쇼핑하는 게 아니다. 지난해 최다 병원 이용자는 눈병 환자 B(45)씨다. 안구건조증·급성아토피결막염·표재성 각막염 등을 앓는다. 지난해 1678회 이용했다. 동네 의원 1622회, 중소병원 56회다. 하루 평균 6.8회꼴(공휴일·일요일 제외)이다. 2365일 치 약을 처방받았다. B씨는 2262만원의 진료비를 썼고, 1588만원은 건보에서, 나머지는 본인이 부담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가입자 1236명이 365회 넘게 병·의원을 이용했다. 남성 657명, 여성 579명이다. 여기에는 한의원 방문이 들어있지 않아 이를 넣으면 더 늘어난다. 1인당 평균 820만원의 건보 재정을 사용했다.

보사연은 또 2016년 의료 패널(정해진 대상자를 주기적으로 반복 조사하며 6640가구, 1만8049명)의 의료 과다 이용 실태를 심층 분석했다. 과다 이용 상위 3%(143만명)가 평균 70회(주 평균 3회) 이용했다. 65세 이상 노인이 61%다. 81세 여성 노인은 동네 의원·한의원을 293회 이용했고, 164회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다. 노인 진료비 할인 덕분에 414만원 중 49만원을 부담했다.



건보 가입자는 무제한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을 수 있다. [사진 pxhere]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는 것일 뿐 병원 가는 게 아닙니다. 물리치료를 받으면 질환이 치료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하루라도 받지 않으면 몸이 뻐근하고 아파요."

한 노인은 보사연 면접 조사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노인은 "거의 매일 물리치료 받으러 가요. (병원이 문을 닫는)일요일 하루 안 가면 다리가 뻐근해서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신현웅 박사는 이날 포럼에서 "하루에 다섯 군데를 걸어서 물리치료 받으러 가는 사람이 있는데, 아픈 사람 같지 않다"며 "노인들이 복합질환이 있지만 대다수가 물리치료를 받는데, 마사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보 가입자는 무제한 병원에 갈 수 있다. 2005년까지 365일(약 처방일수 포함)로 제한했으나 이듬해 없어졌다. 다만 의료급여(주로 기초수급자)는 365일(약 처방 포함)로 제한한다. 고혈압·당뇨병 등 11가지 질환은 약 처방일수를 포함하지 않는다. 사전 승인을 받으면 365일 초과 이용할 수 있다. 과다 이용자는 지정된 병원만 이용하도록 제한한다.

신현웅 박사는 "의료급여 환자의 제한 제도를 건강보험에도 도입하고 노인진료비 할인 제도를 손봐야 한다. 물리치료를 무제한 받을 게 아니라 일정 횟수(추나요법은 연간 20회)로 제한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로 쓸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급한 질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에 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물리치료 등의 이유로 거의 매일 방문하는 건 줄여야 한다"면서 "현재 노인외래정액제(진료비 할인제) 적용 연령을 올려서 환자 부담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주치의처럼 주민 건강을 1차 의료에서 관리ㆍ책임지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제한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 영국 등 상당수는 주치의 같은 의사가 판단해 환자의 의료 이용방식이나 양을 결정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5&aid=0002958818&date=20191209&type=1&rankingSeq=4&rankingSectionId=102

https://news.joins.com/article/23651860

목록 스크랩 (0)
댓글 14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소이 X 더쿠] 각질부터 모공속까지- 매일 맑은 피부결 완성! 완전 럭키비키잖아!?🥰 신제품 #파하딥클렌징폼 체험 이벤트 412 05.21 41,43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926,17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667,94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049,49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237,29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695,37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548,87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65 20.05.17 3,251,1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9 20.04.30 3,833,82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211,25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18885 이슈 지아 _ 터질것 같아 (2009) 22:04 0
2418884 유머 이영지 : 기능시험 10수봤냐? 마지막 합격할땐 진심 눈물나더라 이정도 집착이면 세상에 못 해낼 게 없다 22:04 126
2418883 이슈 세븐틴 에스쿱스 근황 1 22:03 286
2418882 이슈 청주 시민의 소신 발언.jpg 1 22:03 323
2418881 유머 샤이니의 INFP남의 플러팅.x 1 22:02 262
2418880 이슈 뉴진스 멜론 탑백 'How Sweet' 3위 | 'Bubble Gum' 7위 23 22:01 405
2418879 이슈 🚗1화 FULL | 벌써부터 기빨린다구요? 삐빅- 정상입니다ㅣ🚗💨지락이의 뛰뛰빵빵 5 22:01 182
2418878 유머 아이돌미 레전드인 윤아 생일 팝업 포카 7 22:00 484
2418877 이슈 NCT MARK 엔시티 마크 '200' Live Video 22:00 77
2418876 이슈 나 회사에 이상한 소문남;;;; 5 22:00 1,413
2418875 이슈 오늘 시작한 원더케이 트리플에스 예능 <배지전쟁 완전판>에서 원덬이 응원하고 싶은 팀 <<스포주의>> 2 21:58 186
2418874 이슈 돈이 없어 급식비를 안낸 학생을 때린 선생님 8 21:58 1,192
2418873 정보 >>> 오늘부터 5월 27일까지 애니/만화방배 모에 토너먼트 남성부 후보 모집 <<< (TV 애니 남캐 총선하는데 후보 남캐 모집한다는 뜻임) 21:58 67
2418872 이슈 [연애남매] 귀엽게 오해푸는 재형지원 10 21:56 882
2418871 이슈 시간이 빠르다는 증거 7 21:56 720
2418870 이슈 [KBO] 난리 났었던 8,9회 광주 상황 62 21:55 2,895
2418869 이슈 제로베이스원 리키 미니3집 활동 방송사 직캠 썸네일 5 21:55 265
2418868 이슈 5년전 세븐틴 채널 통합 팬들 반대로 실패하고 올라왔던 공지글 7 21:55 1,145
2418867 유머 [지구오락실] 앞차가 깜빡이도 안켜고 끼어들어서 순간 성격나올뻔한 안유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 21:54 1,562
2418866 이슈 먹는다 VS 뱉는다로 상당히 갈린다는 논쟁.jpg 15 21:54 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