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기억증후군이니까 평생 1년 365일 24시간 다 기억하니까
매분 매초 모든 기억들이 굳이 떠오르는건 아니고
기억소환버튼 같은게 있어야 기억들이 떠오르는 거 아닐까?
유교수가 어린 정훈이랑 상담할 때처럼
언제의 기억을 콕 찝어 물어보면 생각해냈었고
눈 올 때마다 그날의 서연이가 생각나기도 했었고
맥주 마시면서 하진이가 생각나기도 했으니까
정훈이 맥주 마실 수 있게 된 것도
혹시 그동안 술과 관련된 기억들이 안 좋아서 안 마셨었는데
이젠 하진이를 떠올릴 수 있어서 마실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유교수 말대로면 서연이 때 정훈이가 엄청 힘들어했었잖아
운전하다 큰 사고 낼 뻔도 했던 것 같고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남들처럼 잊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병이 너무 싫어서 자기도 잊을 수 있다고
잊어보겠다고 술을 엄청 퍼마셨던건 아니었을까 했거든
그런데 괴롭기만 하고 별로 좋지 않은 결과뿐이었던거지
그걸 서연이 때도 했었을 것 같애
난 첫 회 때도 이정훈이 왜 그렇게 술 한 모금에
걱정 폭발해서 태은이한테 전화까지 했을까 궁금했었거든
어머니 때 마신 상태 보면 못 마시는게 아니라
안 마시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술을 피하는 걸까 했는데
그동안은 눈처럼 술도 그날의 서연이 떠오르는
기억소환버튼 같은 거였을 것 같애
그런데 그동안은 그렇게 자동으로 소환되는 기억에
수동적이었던거지 어떤 버튼이 눌려져 어떤 기억이 나는게
그게 하필 나쁜 기억이 되는걸 최대한 없도록 살아온 느낌이야
그래서 새로운 기억 쌓는게 정훈은 두려웠던 것 같거든
서연이와의 좋았던 기억들이
악몽처럼 바뀌는 순간을 겪기도 했고
(하진이의 나첫 홍보차 출연한 라디오에서 한 영화 얘기처럼)
누구와의 특별한 만남도 원하지 않았고
늘 루틴대로 생활하는 느낌이었고
유교수가 한정된 기억 용량 때문에 초과하면
뇌가 위험해질 것처럼 늘 말해서
무의식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을 것 같고
그런데 이제 정훈이는 능동적으로 바뀐거지
버튼 눌려지면 관련된 모든게 기억이 나긴 나는데
열에 아홉이 좋지 않은 기억이더라도
단 하나의 좋은 기억을 선택할 수 있게 된게 아닐까
예전에 최면도 통했던 것도 같아서 조작이 가능했던거니까
정훈이는 기억에 대해 전혀 무기력하지 않고
충분히 컨트롤 같은게 가능했을 것도 같거든
아니면 열에 아홉이 좋은 기억이 되도록
더 많은 좋은 기억들을 쌓았던 것 같애
갈대밭 이후 그네의자에 앉아서 태은이랑 얘기할 때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만들겠다던 정훈이니까
이미 방법은 그때 깨달았을 듯 해
그게 그 남자의 기억법인거지
매분 매초 모든 기억들이 굳이 떠오르는건 아니고
기억소환버튼 같은게 있어야 기억들이 떠오르는 거 아닐까?
유교수가 어린 정훈이랑 상담할 때처럼
언제의 기억을 콕 찝어 물어보면 생각해냈었고
눈 올 때마다 그날의 서연이가 생각나기도 했었고
맥주 마시면서 하진이가 생각나기도 했으니까
정훈이 맥주 마실 수 있게 된 것도
혹시 그동안 술과 관련된 기억들이 안 좋아서 안 마셨었는데
이젠 하진이를 떠올릴 수 있어서 마실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유교수 말대로면 서연이 때 정훈이가 엄청 힘들어했었잖아
운전하다 큰 사고 낼 뻔도 했던 것 같고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남들처럼 잊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병이 너무 싫어서 자기도 잊을 수 있다고
잊어보겠다고 술을 엄청 퍼마셨던건 아니었을까 했거든
그런데 괴롭기만 하고 별로 좋지 않은 결과뿐이었던거지
그걸 서연이 때도 했었을 것 같애
난 첫 회 때도 이정훈이 왜 그렇게 술 한 모금에
걱정 폭발해서 태은이한테 전화까지 했을까 궁금했었거든
어머니 때 마신 상태 보면 못 마시는게 아니라
안 마시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술을 피하는 걸까 했는데
그동안은 눈처럼 술도 그날의 서연이 떠오르는
기억소환버튼 같은 거였을 것 같애
그런데 그동안은 그렇게 자동으로 소환되는 기억에
수동적이었던거지 어떤 버튼이 눌려져 어떤 기억이 나는게
그게 하필 나쁜 기억이 되는걸 최대한 없도록 살아온 느낌이야
그래서 새로운 기억 쌓는게 정훈은 두려웠던 것 같거든
서연이와의 좋았던 기억들이
악몽처럼 바뀌는 순간을 겪기도 했고
(하진이의 나첫 홍보차 출연한 라디오에서 한 영화 얘기처럼)
누구와의 특별한 만남도 원하지 않았고
늘 루틴대로 생활하는 느낌이었고
유교수가 한정된 기억 용량 때문에 초과하면
뇌가 위험해질 것처럼 늘 말해서
무의식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을 것 같고
그런데 이제 정훈이는 능동적으로 바뀐거지
버튼 눌려지면 관련된 모든게 기억이 나긴 나는데
열에 아홉이 좋지 않은 기억이더라도
단 하나의 좋은 기억을 선택할 수 있게 된게 아닐까
예전에 최면도 통했던 것도 같아서 조작이 가능했던거니까
정훈이는 기억에 대해 전혀 무기력하지 않고
충분히 컨트롤 같은게 가능했을 것도 같거든
아니면 열에 아홉이 좋은 기억이 되도록
더 많은 좋은 기억들을 쌓았던 것 같애
갈대밭 이후 그네의자에 앉아서 태은이랑 얘기할 때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만들겠다던 정훈이니까
이미 방법은 그때 깨달았을 듯 해
그게 그 남자의 기억법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