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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던 후드 집업을 정리했고, 손에 익지 않을 것만 같던 큐베이스도 어느새 쉽게 다루게 됐다. 조금씩 많은 것들이 변하는 사이, 늘 변치 않는 것들도 있다. 음악, 팀 그리고 모아. 영원을 약속할 자신이 있기에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는 휴닝카이의 진심이다.
휴닝카이 씨의 ‘호크룩스’라고 불리던 후드 집업과 인형들을 정리했어요.
휴닝카이: 일단 후드 집업이 너무 작아졌고요.(웃음) 다른 느낌의 옷도 입어보고 싶어서 정리했습니다. ‘일단 후드에서 벗어나자!’는 생각에 좀 더 예쁜 걸 사려 하고, 니트도 사보고요. 인형도 이제 굳이 옛날 것들은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좀 더 폭신한 걸로 새로 들였어요. 정리도 처음은 힘든데 두 번은 안 힘들더라고요.
여러모로 큰 변화가 생겼네요. ‘ACT : PROMISE’ 월드 투어 중에도 “TXT 운동팀”을 결성해서 함께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의 줄임말)’ 사진을 열심히 찍는 것처럼(웃음) 운동도 열심히 하던데요.
휴닝카이: ‘오운완’ 사진 항상 찍죠. 저희 단톡방에 공유하고 있어요. 자존감을 높이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해서요. 확실히 잡생각을 안 하게 되긴 하더라고요.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들잖아요!(웃음) 복싱을 하면 일단 무조건 살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땀을 많이 흘린 건 콘서트 말고는 처음이었어요. 의전팀에 크로스핏을 오래 하신 분이 계셔서 최근 크로스핏을 시작하게 됐어요. 애초에 제 목표도 근육을 우락부락하게 키우는 것보다 잔근육이 있는 슬림한 몸이라서 크로스핏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무리한 운동은 안 할 거니까 모아분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웃음)
‘ACT : PROMISE’ 월드 투어 중 ‘Growing Pain’ 무대에서 기타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보고 놀란 모아분들도 많았어요.
휴닝카이: 이미지 변신이긴 하죠.(웃음) 평소 순하고 조용한 느낌의 저에게도 록스타의 본능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무대를 부숴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여러 표현을 연구했고요. 기타는 처음엔 부수려고 했는데 차라리 던지는 게 나을 듯싶더라고요. 투어 초반에는 기타만 던졌는데 미국 투어 때 피크도 던졌고, 더 지나서는 앞머리도 넘겨보고, 이런저런 시도를 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쌓여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악기 연주도 오랜 취미이자 특기인데, 유튜브 콘텐츠 ‘휴닝이는 밴드부가 하고 싶어서’를 끝마친 소감은 어때요?
휴닝카이: 제가 워낙 악기 연주나 밴드를 좋아하다 보니 꼭 하고 싶은 콘텐츠였어요. 악기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실제로 밴드원분들과 소통하고 같이 합주하면서 말 그대로 청춘을 보내는 느낌이 들어서 촬영 내내 즐거웠습니다. 촬영할 때도 일한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어요. 학교 밴드부에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휴닝카이 씨가 생각하는 밴드만의 묘미가 있을까요?
휴닝카이: 합주할 때 주고받는 아이콘택트가 묘미 같아요. 밴드는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서로 눈을 마주치고 함께 즐길 때 하나가 된 느낌이 들거든요. 록 장르에는 합주를 하는 밴드와 그걸 즐기는 관객 모두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몇몇 모아분들이 밴드부에 관심이 생겼다거나, 다시 악기를 배워보려 한다고 말씀하더라고요. ‘휴닝이는 밴드부가 하고 싶어서’는 제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는데, 모아분들에게도 좋은 꿈을 심어드린 것 같아서 행복해요. 모아분들이 밴드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건 다 도전해보고 본인이 목표한 걸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도전하는 것 자체로도 큰 용기고, 경험해보면 청춘을 제대로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그때 느낀 청춘은 어떤 형태였나요?
휴닝카이: 대학 생활을 할 때만 경험할 수 있는, 벅참과 슬픔과 행복이 함께하는 그런 청춘이요. 사실 ‘きっとずっと (Kitto Zutto)’는 ‘휴닝이는 밴드부가 되고 싶어서’ 연세대 편을 촬영하면서 느낀 감정을 담아보려고 작업한 노래거든요. 아마 2화와 3화 촬영 사이에 작업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시원하면서도 청춘의 느낌이 나도록 코드 진행도 밝은 느낌으로 짰습니다. 가장 처음 작업한 게 피아노 트랙이었는데 어딘가 심심해서 BPM을 올리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여기서 재밌는 게, BPM을 높인 속도대로 직접 쳐보려고 했는데 제 손으로 연주는 안 되더라고요.(웃음) 피아노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인트로부터 반복되는 기타 리프를 넣었어요. 그게 바로 ‘きっとずっと (Kitto Zutto)’의 포인트예요. 드럼은 사운드를 점점 키우고 기승전결을 만들어줍니다.
첫 프로듀싱이었던 ‘디어 스푸트니크’와 비교해본다면요?
휴닝카이: 엄청나게 성장했죠. ‘디어 스푸트니크’를 작업할 때는 큐베이스를 사용할 줄 몰랐는데 이번에는 큐베이스로 만들었습니다. 확실히 써보니 편하고 쓰면 쓸수록 늘더라고요. 사실 ‘디어 스푸트니크’는 기본 틀은 제가 만들었지만 데뷔한 지 2년 차였을 때라 다른 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거든요. 그 이후로 저의 지분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번 ‘きっとずっと (Kitto Zutto)’의 트랙에서는 그 지분이 더 많이 늘어났어요. 이 노래를 기점으로 온전히 ‘내 노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데뷔 초 ‘섹션TV 연예통신’에서 “연습생 때부터 딱 목표 하나 있었는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만들어서 들려주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목표는 어느 만큼 달성했나요?
휴닝카이: ‘디어 스푸트니크’는 30%, ‘きっとずっと (Kitto Zutto)’는 60%요. ‘きっとずっと (Kitto Zutto)’를 처음 쓸 때부터,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모아와 함께 재밌게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모아분들이 제가 프로듀싱한 노래를 즐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껴요. 콘서트에서 두 곡을 부를 때 토롯코로 관객석 쪽을 돌아다니면 모아분들의 얼굴이 한 명 한 명 잘 보이는데, 다들 행복한 표정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콘서트에서 모아가 신나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저희가 감동을 드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서 다행이에요. 모아분들과 함께할 때 이 노래들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모두가 즐길 수 있고, 들으면 행복해지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여러모로 휴닝카이 씨의 음악적 성장을 보여준 한 해네요. ‘리무진 서비스’나 니혼TV ‘THE MUSIC DAY’에서 선보인 ‘ベテルギウス(베텔기우스)’ 가창도 화제가 됐어요.
휴닝카이: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웃음) 이 정도로 연락 온 건 처음이었어요. 감사하면서도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스스로는 아직 저만의 목소리를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요. 록 보컬의 느낌으로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고, 평소 고음을 내는 게 어렵지는 않지만 더 예쁘게 소리내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있어요. 좀 더 저만의 특색이 있는 목소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성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평소에는 친절한 성격이지만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것 같아요.
휴닝카이: 스스로 완벽하다고 느껴질 때 비로소 제 실력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걱정이 많은 편이라 잡힌 연습 시간 외에도 따로 시간을 내서 더 연습하고 있어요. 이번 타이틀 곡 ‘Over The Moon’이 어려워서요.(웃음) 댄스 라이브를 잘하려면 앉아 있을 때부터 완성도 있게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일단 무대를 할 때는 ‘연습하던 대로만 하자.’라고 생각해요. 더 하려고 하면 괜히 더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Over The Moon’은 뚜렷한 기승전결보다 로맨틱한 무드를 살리는 게 핵심이라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휴닝카이: 슬픈 노래는 아닌데 또 마냥 밝은 느낌도 아니라서 그 중간의 애절함을 살리려 했어요. 처음에는 모아들에게 사랑스럽게 속삭이듯이 부르다가 코러스 파트에서는 좀 더 애절함을 싣고요.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에서 긁는 목소리를 빼고 가벼운 느낌을 살린 게 ‘Over The Moon’이라고 생각합니다.
‘Over The Moon’을 보면서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휴닝카이: 맞아요! “속삭여줘 나의 이름을”에서의 동작과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의 귀를 터치하는 동작이 똑같아요. 그래서 오랜만에 이전 무대를 찾아보기도 했어요.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의 저는 학창 시절의 설렘을 표현하는 이미지였다면, 이번 ‘Over The Moon’에서는 한층 성장한 대학생처럼 성숙한 느낌을 표현하려 했어요.
‘TO DO X TXT - EP.144 폐가슈스’에서 형들을 이끌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막내인 휴닝카이 씨의 성숙함을 느꼈어요.
휴닝카이: 그때가 멤버들이 저한테 제일 많이 의지했던 순간 같은데요?(웃음)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제가 없으면 모두 도저히 못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도와줬죠. 그래도 두 번째는 덜 무서울 테니까. 제가 덤덤한 성격이라 그런가 봐요. 형들이 그렇게 막 간절하게 옷이 벗겨질 정도로(웃음) 제 어깨를 붙잡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내심 ‘나한테 많이 의지하고 있구나...’ 하고 기뻤습니다.
연준 씨의 ‘GGUM’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방문하기도 했어요.
휴닝카이: 연준이 형이 솔로로서 첫 스타트를 끊어준 거잖아요. 너무 고마우니까 응원도 할 겸 같이 닭강정을 먹으려고 사갔습니다.(웃음) 무엇보다 형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채우는 과정도 그렇고, 후반에 자유롭게 애드리브를 하는 모습을 보니까 멋지더라고요?(웃음) 연준이 형의 활동이 저희한테도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든든한 멤버가 되고 싶다고 강조하셨는데, 휴닝카이 씨에게 신뢰란 어떤 의미일까요?
휴닝카이: 팀워크요. 서로의 신뢰가 커질수록 팀이 더 단단해지니까요. 한 팀의 멤버로서 다른 멤버들이 제게 많이 의지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바로 팀이니까.
상호 간의 신뢰에는 솔직함이 필수적이잖아요. ‘W KOREA’ 인터뷰에서 생명력이 긴 팀이 되기 위해서는 “팀워크, 서로의 감정에 솔직해지기.”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처럼요.
휴닝카이: 사실 저는 평소 속마음을 얘기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생각만 했다면, 이제는 멤버들과 가족, 의전팀처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무엇이든 바로 이야기하고, 저도 피드백을 바로 받고 있어요. 그게 마음이 편해요. 물론 속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절대 처음부터 바로 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저도 차근차근 시작했고, 작년보다 지금 더욱 솔직해졌어요.
데뷔 5주년을 맞아 위버스에 올린 편지에서 속마음 얘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꽁꽁 숨겨왔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모아분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 이유가 있을까요?
휴닝카이: 예전에는 저의 힘듦을 모아분들에게 굳이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요. 모아한테는 항상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함께할수록 모아와 더 가까워졌고,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이야기도 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3월 4일에 솔직한 마음을 위버스에 남겼어요. ‘앞으로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편하게 이야기하자.’라고 그날 스스로 다짐했어요.
솔직함에는 큰 용기가 필요한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휴닝카이: 모아분들의 사랑 덕분이죠. 팬 레터나 저희를 만날 수 있는 자리에서 모아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해줄 때마다 사랑을 느꼈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나의 청춘이다.’라는 말도 너무 좋았고,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난 진심으로 너를 좋아할 거다. 너무 사랑한다.’라는 말을 들을 때 큰 힘이 돼요. 제 주변에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저는 스스로를 안 사랑하고 있던 건 아닌가 싶더라고요. 모아들 덕분에 저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반대로 모아를 향한 사랑의 크기도 엄청난게 느껴져요. “데뷔 전에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모아를 만날 수 있다면 수백 번도 할 수 있어요.”라고 남긴 댓글처럼요.
휴닝카이: 그만큼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데뷔 전에는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는데, 그 힘든 시간을 전부 잊게 해준 게 모아거든요. 모아가 있기에 아이돌로서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어요. 저는 모아 덕분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해요.
영원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의 ‘Higher Than Heaven’처럼 한 번 좋아하면 오랜 시간 그 마음을 유지하는 편이죠. 휴닝카이 씨가 영원한 사랑을 간직할 자신 있는 건 무엇인가요?
휴닝카이: 당연히 모아죠. ‘Higher Than Heaven’ 제목처럼 천국보다 더 행복한 곳으로 데려다주고 싶은데, 아무래도 모아분들이 행복해할 곳은 콘서트겠죠? 앞으로 작곡, 작사를 열심히 해서 콘서트 때 좋은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모아들이 너무 당연하다면… 달걀이요. 제가 달걀도 진짜 사랑해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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