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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GUE 12月號封面,打開許光漢
허광한을 안 좋아하기 어려운 이유는 ‘전 아시아적으로 통하는’ 완벽한 외모 때문도 아니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준 훌륭한 연기 때문도 아니고, 그간 회자되어왔던 ‘청량함’ 때문도 아니다. 허광한에게 있어 그의 가장 큰 매력은 열정에 대한 변치 않을 순수함이다.
페로몬이 분출되는 촬영이었다. 허광한은 일말의 거리낌은 내려놓고, 잘 다듬어진 근육과 몸, 고혹적인 눈빛을 드러냈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꼭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처럼, 그의 의식 가장 깊은 곳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카메라를 통해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이리저리 포즈를 취했다. 8시간 가까이 되는 촬영 동안, 그는 스타라는 무게를 벗어둔 채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았다.
체리로 뒤덮였든, 세이프티 팬츠만 착용했든, 레오파드 스타킹에 여성복을 입었든, 브레지어를 거꾸로 입었든, 심지어는 하이힐을 신었든, 허광한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말끔히 깨 부셨다. 심지어는 여성복에 하이힐을 착용한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의 섹시함은 사이키델릭하고 순수하며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일찍이 기획돼 있었다. 촬영이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허광한은 스탭들과 사진작가에게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진중하고 프로페셔널하기 때문에, 그의 모든 작업들이 숙고를 거친 결과물이기를 바랐다.
在爆紅之後
지난 삼년간 허광한은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인터넷에는 그를 지칭하는 많은 단어들이 생겨났다. 국민 남친, 남신, 소년미, 섹시함, 심지어는 ‘허광한은 라오꽁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까지. 이러한 말들이 충분히 모든 것들을 설명해준다. ‘상견니’는 아시아 전역에 허광한의 미소를 알린 작품이었고, 그가 한국 아이돌에 필적하는 인기를 얻게 해주기도 했다.
외적으로, 그는 최정상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그를 새로운 세대의 남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는 이러한 타이틀을 어색하게 여겼다. 그보다는 그저 배우로서 자신의 활동을 이어나가기를 바랐다. 외부에서는 미성숙하며 신비주의를 고수하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허광한은 유명인사로서의 영광에 집착하기 보다는 배우로서의 실재를 추구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고 싶을 뿐이다.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며, 묵묵하고도 공손하게 말이다.
26살의 나이에 식극장에 발탁되었고, 처음으로 그의 모습을 제대로 드러낸 ‘폭풍연애가족전’에 출연했다. 삼년 뒤, 그는 ‘아호나의아들’ ‘경계선의 남자’ ‘상견니’ 이 세편의 작품을 통해 유명해 지게 되었다. 특히 리쯔웨이라는 역할은 후일 그에게 폭팔적인 인기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허광한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청량한 소년의 이미지로만 굳어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허광한은 대중들이 기억하는 순수한 사랑에 빠지는 소년 역할을 이어나가지 않았고, 청춘드라마 또한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독특한 변모를 시도했고, 이러한 변화들은 더 나아가 그가 무한한 변신이 가능한 훌륭한 배우라는 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했다.
從偶像劇到類型片
올해, ‘메리마이데드바디’에서 코믹한 호모포비아 이성애자 역할을 선보였다. 나신으로 채의림의 무양에 맞춰 춤을 추면서 말이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동안 이 영화는 3억6천만 타이완달러라는 수익을 올렸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뒤에도 좋은 반응을 보였고, 허광한에 관한 밈과 짤들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녔다.
이후 허광한은 장균녕 혜영홍과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작인 ‘만천과해’를 촬영했다. 허광한은 약간의 악의를 가진 형사를 연기했다.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성이 그를 매료시키는 동시에, 마침 서스펜스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시점이기도 했다고 그는 첨언했다.
“이 역할을 연기하는 건 제법 어려운 일이었어요. 형사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대사가 길었거든요.” 비록 허광한은 가볍게 언급했지만, 촬영 비하인드 영상 속에서 장균녕은 ‘허광한이 온종일 앉아서 대본을 보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필사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허광한은 “이런 식으로 보는 게 더 편하고, 더 빠르게 촬영에 대처할 수 있거든요.”라며 차분한 태도로 설명했다.
사실, 허광한은 ‘메리마이데드바디’의 대본에서 요구하는 ‘우밍한의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 몇 달간 노력했다. 또한 ‘여름날 우리’의 수영선수 역할을 위해 물 공포증을 극복했다. 이처럼 허광한은 역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는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배우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일 뿐이에요.”라고 첨언할 뿐이었다.
全亞洲的許光漢
허광한의 매력은 중화권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까지 그 인기를 휩쓸었다. 그가 한국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 출연한다는 깜짝 소식을 처음 전했을 때, 온라인이 떠들썩하기도 했다. 허광한이 한국에 갔을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내년 개봉 예정인 대만-일본 합작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가는 여행’은 일본 진출의 초석이 될 것이다. 키요하라 카야,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남은 인생 10년’의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와 협업한 이 영화는, 사람들의 기대를 더 많이 불러 모으고 있다.
감독과의 에피소드에 관해 묻자 허광한은 “감독님은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씬이 담아내려는 분위기를 활용하세요. 비유하자면 ‘밤이 깊어가는 느낌’이나 ‘갓난아기의 눈’ 같은 표현들이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도 있었고, 제가 캐릭터를 해석할 수 있는 많은 여지를 얻을 수도 있었어요.”라고 답했다.
痛並快樂著
게다가 허광한은 ‘메리마이데드바디’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기 덕에 금마장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더빙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양화 ‘팔계’역시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금마장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고전 ‘서유기’에서 영감을 받은 이 영화는 사이버펑크를 배경으로 완전히 현대적인 방식의 해석을 시도하였다. 허광한 또한 이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서유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도 미래 기술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어요. 게다가 이 영화는 매우 정교하고 뛰어난 특수 효과를 선보이고 있어요.”
‘팔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허광한은 웃으면서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생각할 것도 없이 후보에 오른 건 확실한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아직까지도 촬영을 한다는 건 긴장되는 일이에요. 그렇지만 또한 행복한 일이기도 하죠. 행복과 고통이 공존하는 작업이죠. 그 시작은 고통일지라도, 촬영 과정은 행복해요. 얼마나 많은 작품을 촬영하든, 다음 작품을 촬영할 때에는 백짓장처럼 임하는 거죠. 공백에서 서서히 다듬어 가듯이 말이죠.”
엔터 산업 같은 부담감이 높은 산업에 있기에, 허광한은 때때로 “가끔 닭(鹹水雞)이나 팔까 생각하다가도, 주변 친구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이 시점에 포기할 수 있겠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있을 수 있고, 인생이란 게 원래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슬럼프와 함께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어요.”
허광한에게 있어, 슬럼프나 기복은 그가 마음을 다지는 데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저는 ‘아름답게 지는 법’이라는 말을 좋아했어요. 천재나 엄청난 노력형이 아닌 일반 사람이라면, 인생이 언제나 순풍에 돛 단 듯 할 순 없는 거죠. 분명 수많은 좌절과 패배를 맛보게 될 거에요. 그렇기에 순간마다 더 아름답게 지려고 하는 것은 대단한 일인 거죠.”
我選擇了演戲
허광한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트레인스포팅’과 ‘시계태엽오렌지’를 꼽았다. “Lggy pop의 명곡 Lust for life가 깔리는 트레인스포팅의 가장 유명한 오프닝 씬이 떠올랐어요.” : “인생을 선택해라, 직업을 선택해라, 경력을 선택해라, 가족을 선택해라... 난 인생을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걸 선택했다. 왜냐고? 이유는 없다.”
‘트레인스포팅’의 주인공이 방탕하고 퇴폐적인 삶을 사는 것과 달리 허광한은 일찍이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이 직업은 제가 편안함을 느끼는 영역에서 벗어나게 해요, 이 일을 통해서 저는 새로운 영역과 맞닿게 되고, 배우고 표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니 이러한 과정들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죠.”
보그 타이완 커버를 비롯, “메리마이데드바디‘에서 보여준 그의 퍼포먼스는 그가 편안함을 느끼는 영역에서 안주하지 않을 것임을 몸소 증명했다. 삶에 있어서 그는 평안함을 추구할 수도 있겠지만, 일에 있어서 그는 단단하게 조인 새총처럼 한계에 도달해야만 한다.
暖男代名詞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은 리얼리티 쇼 ‘중식당’에서 허광한은 네티즌들로부터 ‘무뚝뚝한 설거지 기계’라는 평을 들었다. 그는 묵묵히 주방을 지키며 항상 가장 어려운 일을 도맡아 셰프를 도왔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그의 동료와 친구 7명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허광한은 “저에 대해서 너무 많이 쓰지 마세요. 저는 그분들의 인터뷰가 더 보고 싶어요.”라고 첨언했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허광한이 세트장에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주전자를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손잡이의 방향을 둔다고 말했다. 친구 제진함은 허광한이 자신을 서포팅하는 방법으로, 방송에서 묵묵히 그의 브랜드의 옷을 입는 것을 꼽았다. 장광첸은 “허광한은 따뜻하며 항상 다른 사람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친구들이 당신을 훈남이라고 생각하던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질문에 허광한은 웃으며 “글쎄요. 그 사람들이 따뜻하지 않은 거 아닐까요? 이건 그냥 평범한 일들인데. 하하, 물론 농담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몇 마디를 덧붙였다. “아마도 가족들에게서부터 배운 거 같아요. 제가 자라온 환경은 늘 그랬거든요. 어머니는 제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셨어요. 할 수 있는 한, 다른 사람들에게 더 베풀라고 말이에요.”
灰色的許光漢
허광한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을 회색이다. 이유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회색은 완강하고 차갑고 음울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떠벌리거나 애써 비위를 맞추려 하지 않으려 한다. 뿐만 아니라 회색은 배경 속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타인에게 폐를 끼치려 하지도 않는다. 공교롭게도 허광한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느낌과 비슷하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을 찾는 것, 그가 지금 시기에 신경 쓰는 일이다. 열정을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하는 대신 정해진 틀을 부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과분한 행운은 물론 행복한 일이죠. 그렇지만 이로 인해서 어떤 분들은 저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실 거예요. 그게 지속된다면 이런 모습을 지겨워하고 돌파하고 싶어질 거예요. 그래서 저는 남들이 예상 못한 일들을 하려고 해요.”
허광한은 자신이 느리게 성장하는 중이며 사회에 대한 두려움 또한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허광한은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마음을 온전하게 열까? 이 질문에 허광한은 “여러 번 함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친밀감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거죠. 잘 맞는 사이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우정을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我無所謂,或許有點累
“당신 인생의 주제곡은 무엇인가요?” 커버 비디오에서, 허광한의 친구 구오구오가 물었다. 허광한은 선셋롤러코스터의 十年台北를 꼽았다. 원가사는 영어로 번역하자면 이렇다: “나는 곧 떠날 거예요. 오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어딘가에 속하지도 않을 거예요. 고향을 꿈꾸고 있어요. 길을 잃었어요. 우리는 기분이 좋아요. 우리는 단지 늙어 가고 있어요.” 어쩐지 이 노래는 허광한의 노래 'Souffle' 중 ‘내가 힘들지라도,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가사와 잘 어울린다.
인터뷰 말미에, 이상형에 대해 물었다. 오래있을수록 즐겁고 이야기가 잘 통한다면 다른 조건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답을 들었다. “함께 섬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요. 해변에서 와인을 마시고, 리클라이너에서 하루 종일 빈둥거리고 싶어요. 아니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데이트처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도 하고, 집에 같이 있으면서 요리도 함께 하고 영화도 보는 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면서 말이죠.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허광한의 유명세는 예전과 비교도 되지 않지만, 그는 여전히 단순하고 평범했던 지난 시절의 삶을 유지하려고 한다. 화려하고 빛나는 배우로서의 생활과 비교해보면, 외려 가장 일상적이고 소소한 순간이 그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세탁물을 정리하고, 자유롭게 타이페이를 돌아다니고, 친구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에서 리그오브레전드를 보거나, 잡담을 나누며 햇살 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들 말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결국 단순한 일상생활 일 것이다.
‘아호 나의 아들’에서 허광한은 독백으로 이런 대사를 한다. “밝고 따뜻한 햇살이 내리 쬔다.” 허광한은 사람들이 햇살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배우다. 그렇지만 깊고 섬세한 면모도 있는 그에게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늘이 필요할 것이다. 휴식을 취하고 스스로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안식처처럼 말이다.
허광한이 모두의 태양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영원한 자신의 태양도 되기를 소망한다.
https://www.vogue.com.tw/article/2023-december-c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