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http://pann.nate.com/talk/338691676
제목 그대로 시어머니가 딱! 신랑 먹을것만 남기고 자꾸 나머지를 가져가세요.
저희 결혼한지 2년 아직 안됐고, 아기는 아직 없어요.
시어머니 지하철로 세정거장 걸리는 곳에 사시구요. 자주 오십니다.
어깨 아프셔서 침 맞으러 다니는 한의원이 저희 동네게 있거든요.
저 없을때 오시거나, 연락 없을때 오시거나,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오시진 않아요.
비번 알려달랬을때 신랑이 절대 안알려줬거든요. 본인이 싫다고.ㅋㅋ
신랑이 아침에 밥 먹는걸 부담스러워 하는데
또 오전에는 현장 외근도 많이 나가고 활동량이 많아 점심까지 버티기가 힘든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몸에 좋은 쪽으로 빵을 좀 사다 놨습니다. 현미빵, 곡물빵 이런 걸로요.
물릴까봐 잼도 두 세가지 사다 놓고, 그냥 아침에 과일이랑 계란 정도 곁들여서 먹고 나갑니다.
근데 며칠전에 어머니 오셔서 식탁에 빵 있는거 보시더니 남편 빵 먹이냐고 뭐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에 밥 먹는거 부담스러워 하길래 이걸로 좀 바꿔봤다.
흰쌀밥 보다 몸에 더 좋다더라. 곡물빵이다. 했더니 솔깃해 하시는 거 같았어요.
한 두세시간 더 저희 집에 계시다가 저 방에서 가을 이불 꺼내고 있는데
갑자기 "나 간다~" 하시더라구요. 이미 거실 나가보니 어머니 안계신 상태였구요.
그런데 빵이 사라졌어요ㅋㅋ
원래 많이 남아 있진 않았지만.. 진짜 딱 1인분.. 누가 봐도 본인 아들것만 남기고 가셨네요.
근데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전에 도라지 정과 들어오게 있었는데 제가 일하는데가 좀.. 작업상 분진? 이 있는 곳이라
기관지가 별로 좋지 않아서 지인 분이 저 먹으라고 준거거든요.
근데 좀 많이 받아서 어머님한테 좀 가져가시라고 꺼내 드렸더니
진짜 딱! 1인분만 남기고 다 챙기셨어요.
좀 이따 신랑 오니까 이거 먹어봤냐고 하나 남긴 정과를 신랑 입에 넣으시더라구요.
제가 신랑한테 어머니 가시고 나서 얘기 하니까 다음날 신랑이 시댁 가서 어제 정과 맛있었다고
본인 먹을 것 처럼 얘기해서 제 몫까지 도로 뺏어 오긴 했어요.
저희 친정 엄마가 만두 빚으셔서 가져다 주신것도
집에 아버님이랑 오셨길래 점심에 만두국 해드리고
맛있으시다기에 좀 가져가시라고 싸드리는데 아버님이 좋아하신다고
좀 더 달라시며 본인이 담으시더니 또 진짜 딱.. 신랑 저녁에 먹일 만큼만...
진짜 내 입은 입도 아닌가..
이런 일이 몇번 반복 되다 보니까 저도 대 놓고
"어머니, 이거 신랑 주고 나면 저 먹을 건 없겠는데요?"
"어머니, 이거 누구 코에 붙여요~ 조금만 덜어 놓을게요."
하면서 제 몫 챙기기 시작했었는데 그때마다 진짜.. 표정이.. 하..
저 전업주부 아니구요, 남편 월급 진짜 결혼하고 지금까지 한푼 안쓰고
모든 생활비, 공과금 그냥 제 월급으로 다 했어요. 나머지 정말 다 모아 놨구요.
제 용돈이랑 신랑 용돈도 그 안에서 해결했어요.
그렇다고 궁상떤건 아니지만... 암튼 제 입에 들어가는 건 다 아까우신가봐요 정말.
시댁에 밥 먹으러 가도 꼭 음식을 뭐랄까 좀.. 부족하게 하세요.
그러면서 어머, 좀 모자른가? 하면서 신랑이랑 아버님한테 반찬 나르기 바쁘시구요.
그거 보면서 정말 서운했는데 신랑도 눈치가 없는건 아니라서
제가 묵묵히 있으면 제 밥 위에 반찬 올려줘요.
근데 그러면 막 손사레 치시면서 너 먹어, 너 먹어.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이 먹어야지. 그러세요.
그럼 신랑이 엄마 며느리도 일하는 사람이라고 하고
쳐다도 안보고 얘기하면 풀 죽어서 삐지시구요..
그래서 저번에는 좀 방법을 달리 해봤어요.
신랑 또 엄마랑 밥 먹으면서 저 서럽게 하는거 진짜 싫다고
시댁에 밥 먹으러 가기 싫고, 그냥 모시고 나가서 밥 사달라고 하자는거
그날은 제가 어머니 평소 하시던대로 하시면 하시게 두라고.
좀 다른 방법을 써보자고 하고 갔어요.
그날도 그냥 대단할거 없는 집밥이었는데 회를 좀 떠 두셨나 그랬을 거에요.
또 어머니 혹여 제가 젓가락이라도 댈까봐 아버님이랑 신랑한테 퍼나르고 계셨구요.
양 넷이 먹긴 적었구요. 신랑이 제가 가만있으랬으니까 눈치 보길래
신랑한테 먹으라고 수북이 쌓아주신 회 모두 가져다가 시어머니 앞에 놔드렸어요.
어머니, 어머니가 음식 하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왜 어머닌 안드시고 자꾸 신랑이랑 아버님만 주세요.
어머니가 드셔야죠. 건강하게 많이 드셔야 피부도 더 고와지시고 어깨 아픈것도 나으시는 거에요.
아버님도 너무 그렇게 무뚝뚝하게 드시지만 마시고
어머니 쌈도 좀 싸드리고 드시고 싶다는거 사다 주시고 하세요.
정말 우리 어머님은 아들하고 남편밖에 모르시는 거 같애요. 스스로도 챙기셔요.
일부러라도 그러셔야 해요.
라고 얘기했습니다. 사실 어머니 저만 안주는거지 본인이 안드시진 않지만..ㅋㅋ
되게 정색하고 얘기했더니 어머님은 엄청 당황하시고
아버님도 식사 하시다가 눈이 동그래지시더니
제 말이 맞다고 하시면서 어머니 앞에 놓아드린 회로 쌈도 싸주시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그제서야 저도 눈에 들어오셨는지 저한테도 많이 먹으라고
어머니 앞에 놓인 횟더미 반은 덜어서 주셨어요..ㅋㅋ
그랬더니 신랑이 재밌어서 웃음 나오는거 꾹꾹 참으면서
아버지 아무래도 서로의 마누라는 각자 챙겨야 할것 같애요. 했더니
아버님 맞다고 폭풍 공감하시고ㅋㅋ
저 신나서 회 먹으니까 어머님 표정 일그러지는게 보였지만.. 솔직히 좀 통쾌했어요.ㅋㅋ
이랬더니 이제 제 앞에서 음식을 가져가시는게 아니라
빵 가져가시듯이 가져다가 도망을 하시네욬ㅋㅋㅋ
그깟 빵 뭐 대단히 비싸지도 않고, 만두도, 도라지정과도
사실 저희 내외 둘이서만 먹기엔 너무 많았으니
그 음식 자체가 아깝지는 않은데... 저런 심보가 보이면 서럽고 짜증나고 더 주기 싫잖아요ㅋㅋ
근데 빵 가지고 줄행랑 치는거 보니까 정말 웃음 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신랑한테 톡으로 어머님이 빵 가지고 도망가셨다고. 장발장인줄 알았다고 했더니 마구 웃네요.
집에 갈때 본인 용돈으로 빵 사가겠다고 하네요.ㅋㅋ
다른 시어머니들도 이러시나요? 뭐 만들거나 남겨 놓으실때
어쩜 그렇게 본인 자식 것만 딱 남기시는지..ㅋㅋ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