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친애하는 레즈비언과 게이들에게- 나는 양성애자고 당신들은 나를 개똥처럼 취급했다
10,276 85
2017.03.15 20:51
10,276 85
친애하는 게이와 레즈비언들에게
http://img.theqoo.net/NREQt

나는 당신들을 알기 전부터 사랑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당신들의 초월적 섹슈얼리티와 젠더 표현에, 압제 앞에서 자기 자신이 되려하는 당신들의 용기에, 당신들의 멋진 무지개와 훌륭한 구두에 끌렸다.

나는 당신들의 퍼레이드에 참가해 행진했고, 당신들의 권리를 위한 시위에 참가하고 조직을 도왔으며, 당신들의 지역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당신들의 가장 유명한 전국 단체에서 일도 했다.

나는 당신들을 열렬히 사랑했고 지칠 줄 모르고 당신들을 옹호했다. 하지만 내가 양성애자 여성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결코 내게 사랑을 되돌려주지 않을 거란 사실을 나는 마침내 받아들였다. 당신들은 나, 혹은 나의 커뮤니티를 돕지 않을 거라고 몇 번이고 보여주었다. 우리가 당신들과 비 LGBTQ 커뮤니티들에 비해 겪는 수없이 많은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양성애자로 커밍아웃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나는 남부 침례교 대학교 최초의 LGBT 학생 단체를 레즈비언 친구와 함께 만들었다. 그녀는 아름답고 매력적이었고, 나는 그녀에게 미칠듯 반해버렸다. 내게 레즈비언이 되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녀가 처음이었다.

드랙 쇼에 갔는데 퍼포머가 내게 와서 왜 게이 바에 왔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마이크에다 “난 양성애자예요.”라고 말했고, 그녀는 마구 웃어대며 “자기야, 그건 게이로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거라는 걸 우린 다 알고 있어.”라고 말했다.

대학원에서 ‘이성애자’인 여성 친구는 몇 번이나 내가 탐욕스럽다고 말하며, 내가 양성애자라고 말할 때마다 내가 문란하다고 했다. 우린 같이 몇 번 잤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게이가 아니었고, 양성애자도 아니라고 우기는 것 같았다.

당신들 중 하나가 내 정체성은 진짜가 아니다, 스쳐지나가는 시기일 뿐이다, 내가 이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할 수 있으니 나는 LGBTQ의 대의에 헌신하지 않는다고 말한 건 수도 없이 많았다.

당신들이 맞다, 내 정체성이 이상하다, 어쩌면 내가 넓은 젠더 스펙트럼의 사람들에게 끌린다는 건 평생 동안의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너무나 많았다. 나는 내가 당신들을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계속 싸운다면 내가 당신들에게 사랑받고 받아들여질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으리라 진심으로 생각했다.

나는 미국 최대 LGBT 시민권 비영리단체에서 2년 동안 일했다. 나는 그 단체에 들어가며 대규모 운동 조직이 그렇듯 이들이 트랜스와 양성애자 커뮤니티와 과거에 문제가 있었으며 중도 정치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내부에서부터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 멍청하고 순진한 양성애자였다.

내 경험으로 이제까지 양성애 혐오가 가장 만연했던 곳은 2년 동안 일했던 인권캠페인이었다. 내가 2014년에 일을 시작했을 때 인권캠페인 웹사이트에는 양성애에 대한 자료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네 가지 정체성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곳이었지만, 그 중 양성애에 대한 페이지는 없었다.

양성애자인 스탭들에겐 권한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고, 양성애자를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없었다. 게이와 레즈비언 동료들에게 커밍아웃을 한 경우라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양성애자 커뮤니티 지도자들을 만나, 깊은 균열을 치유하고 인권캠페인의 해묵은 양성애자 도외시를 끝내려 애썼다. 인권캠페인이 LGBTQ 커뮤니티의 절반을 차지하는 집단에게 더 나은 처신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2년 동안 나는 정말 멋진 일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인권캠페인 웹사이트 양성애자 페이지 컨텐츠를 만들었고, 그 페이지에 올라간 글 5편 중 3편을 썼고 1편을 편집했다. 전부 전국 양성애자 옹호 단체와 함께 한 일이었다. 양성에 관련 블로그 컨텐츠와 사설을 거의 혼자 다 썼고, 양성애, 퀴어, 범성애자(pansexual), 유동적(bi+) 동료들을 위한 지원 단체를 만들었고, 다양성 스탭과 논의해 양성애자 커뮤니티 지도자들을 데려와 트레이닝을 하고, 나의 양성애자 커뮤니티에서 문화 역량 훈련을 주도하고, 인권캠페인의 양성애자 의식 주간 프로그래밍 진행을 전부 맡았다. [주: Bi+는 모노섹슈얼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양성애자 커뮤니티 리더 로빈 옥스가 인권캠페인 스탭 트레이닝을 하러 왔을 때, 현장 운영을 전부 관장하는 백인 시스 게이 남성이 “난 양성애자에 대한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 물론 안 하겠지.

내가 인권캠페인에서 나온지 6개월이 지났다. 인권캠페인이 나 없이 내놓을 수 있는 건 작년 9월 양성애자 의식 주간 중의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포스트 몇 개가 전부였던 것 같다. 커밍아웃한 나의 bi+ 동료들(사랑해!)의 절반은 인권캠페인에서 나왔고, 나머지 절반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 같은 일을 할 권한이 없는 위치다.

성난 양성애자 한 명이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꾀하며 시작되었던 일이, 그 성난 양성애자가 나가자 끝난 것이다.

전국적 LGBTQ 단체 중 이런 문제가 있는 곳은 결코 인권캠페인만이 아니다. LGBTQ 커뮤니티를 ‘게이와 트랜스젠더’로 묘사하며 우리를 완전히 삭제해 버리는 전국 단체들이 있다. 일부 전국 LGBTQ 단체에서는 bi+로 커밍아웃한 스탭들이 양성애자 옹호 운동을 잘 하고 있지만, 우리 숫자는 줄어들고 있고 이런 몇몇 용감한 이들을 제외하곤 양성애자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양성애자들이 스스로를 옹호하고 내부에서부터의 변화를 촉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 레즈비언과 게이들 대다수는 우리에게 아무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도 당신들과 함께, 당신들을 위해 싸운다.

앰버 허드가 조니 뎁에게 폭행 당하고 매체가 그녀의 양성성 때문이라고 했을 때, 당신들은 침묵했다. 우파 멍청이들이 백악관 행사에서 발언한 미국 원주민 bi+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공격했을 때도 당신들은 침묵했다. 게이 아이콘 보이 조지가 트위터에서 양성애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바이넷 USA의 전직 회장이며 게인적 멘토인 bi+ 지도자 페이스 첼튼햄의 말을 인용하겠다.

[양성애자들이 LGBTQIA 커뮤니티에서 입에 올리기 민망한 존재가 아니게 될 때까지 우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게이와 이성애자 양쪽을 밀어붙일 것이다. 양성애자들이 입는 피해를 말할 수 없도록 체계적으로 막는 영향권이 있다.

양성애자들이 기소자 회의와 전국 및 주 정책 회의, 법률 정책 팀, 전국 및 주 트랜스젠더 정책 회의, 신속 대응 커뮤니케이션 단체 및 종교 단체에서 공정하게 대표될 때까지, 우리는 우리가 배제된다는 사실에 저항해야 한다.]

레즈비언과 게이 남성들이여, 이 성난 양성애자는 당신들이 우리를 뒤늦게야 떠올리는 것에 지쳤다. 아무 보답도 받지 못하고 계속 당신들을 위해 일하는 것에 지쳤다. 이성애자 시스젠더 세계에서보다 bi+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단체에서 더 심한 양성애혐오를 대하는 것에 지쳤다.

당신들은 내가 존재한다는 걸 까먹거나 부정하는데,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입증하는데 지쳤다.

우리 양성애자들이 당신이 주장하는 LGBT 커뮤니티의 절반을 구성하는데, 우리의 목소리, 필요, 삶이 ‘진짜’ 문제에서 주의를 돌리게 한다는 말에 지쳤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bi+ 옹호자들(아름답고 재능있고 회복력이 강한 사람들)이 지쳐 나가 떨어지고, 무너지고, 우리의 입장을 고수하다 해고 당하고, 자살하는 걸 보는데 지쳤다. 우리가 안전하고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걸 당신들이 너무나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커밍아웃한지 15년이 되었지만, 나는 지금도 당신들에게 ‘양성애’라는 말을 할 때 가끔 목소리가 떨린다. 비난,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 내 존재의 부정을 각오하며 아드레날린을 느낀다.

레즈비언과 게이들이여,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말하겠다. 양성애자들은 당신의 도외시, 삭제, 배제 때문에 문자 그대로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당신들보다 더 아프다. 우리는 커뮤니티와 의료계에서 당신들보다 더욱 옷장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양성애자들은 게이와 레즈비언 청소년보다 더 많이 괴롭힘을 받고, 자살율도 더 높다. 우리는 사회적 지원도 덜 받는다.

나 같은 양성애자 여성의 61%는 연인으로부터 강간, 폭행, 스토킹을 당한다. 허드의 경험이 보여주듯, 그건 우리의 정체성 탓으로 돌려진다. Bi+ 커뮤니티에는 bi+인 동시에 트랜스젠더, 장애인, 유색인종도 있는데, 이들의 처지는 더욱 나쁘다.

나는 인권캠페인이 2016년에 LGBTQ 커뮤니티의 가장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또 다시 무시하며 제 발등을 찍는 것을 보았다. 엉뚱한 곳에 자원을 쏟아부었다. 마지막 순간에야 결혼 평등에 대해 ‘진화’한 후보의 정치 캠페인을 지원한 것이 대표적이었다(당선되지 않아서 안타깝군, 채드).

LGBTQ 커뮤니티 안의 양성애자, 퀴어, 트랜스젠더, 유색인종, 불법이민자 등 소외된 집단이 우리의 필요를 제쳐두고 백인 시스 게이와 레즈비언과 단합하고, 우리의 차이를 무시하라는 말을 또 들을 때가 올 줄 알고 있었다. 결혼 평등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는 또 다시 참여해서 우리를 환영한 적이 없었던 회의에서 부스러기라도 건지려 싸우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의 필요(우리의 생존 그 자체)는 관심, 가시성, 자금, 자원을 얻을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LGBTQ 커뮤니티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난 게이와 레즈비언들을 포기하겠다. 난 이젠 더 이상 예전처럼 당신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당신들은 내 마음을 너무나 여러 번 아프게 했다. 내 커뮤니티에 대한 압제를 적극적으로 영속화하는 사람들의 해방을 위해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

나는 생존하기에 급급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Dear Lesbians And Gays — I’m Bisexual And You Treated Me Like Crap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원문 출처 : http://m.huffpost.com/us/entry/us_58c1a38be4b054a0ea68e31c
번역 출처 : http://m.huffpost.com/kr/entry/15378724#cb



-

호모포비아들에게는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 달라고 하면서 양성애자는 배척하고 혐오하는 동성애자들 일부라고 하기엔 너무 많음.
바이는 진정한 성소수자가 아닌 것처럼 판단하고 박쥐다, 바람 핀다, 문란하다고 쉽게 말하고 비웃고 조롱함.
목록 스크랩 (0)
댓글 8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동화약품X더쿠] 자도자도 피곤한 사람은 일단 이거 먹어봐야함 💚피로에 빠른 답! 퀵앤써 체험단 모집💗 (100명) 552 09.15 29,559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604,49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276,67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122,62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432,84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664,05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676,6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7 20.05.17 4,224,1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743,53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389,53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03058 유머 소름돋는 곽튜브 사주.jpg 14:12 7
2503057 유머 홈런이 무마된 이유 4 14:12 131
2503056 유머 [KBO] 아빠의 타격폼을 따라하는 딸ㅋㅋㅋ 근데 아빠가 권희동....gif 1 14:11 204
2503055 이슈 대전은 35도 찍은 추석당일인 현재 전국 날씨.jpg 6 14:10 486
2503054 이슈 곽튜브 천군만마같은 지원군 등장 59 14:06 4,250
2503053 이슈 드라마 이브 12화 마지막 부분 13 14:05 665
2503052 유머 빨리 등교 하고 싶었던 댕댕이 6 14:04 652
2503051 이슈 ???:- -너도 고영욱한테 성폭행 당하고 싶어!?!? 53 14:04 2,601
2503050 이슈 노엘 갤러거 무대 줏대 있으시다 11 14:03 696
2503049 이슈 앞좌석 등받이에 양 발 얹고 영상 시청 소음…광역버스 진상남 뭇매 14 13:58 1,775
2503048 유머 추석맞이 한복 바디프로필 사진들 (약후?) 13 13:58 2,277
2503047 이슈 [KBO] 전국적인 폭염에 따른 특별조치 시행 89 13:57 4,769
2503046 이슈 JYP특집 29곡 중에서 아는 곡 몇곡이었는지 세보기 74 13:56 1,160
2503045 유머 호날두 유투브 생태파괴 10 13:56 1,542
2503044 기사/뉴스 위험천만 한반도 상공…난기류 5년새 2.3배 증가 13:55 336
2503043 이슈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동시에 알티타고 있는 샤이니 키 추석인사.x 1 13:54 1,135
2503042 기사/뉴스 키오프 "지난 1년간 채찍질하며 달려와, 크게 성장" [한복인터뷰]② 2 13:53 346
2503041 유머 개뻘쭘한 성인 덕후 10 13:53 1,675
2503040 이슈 방탄소년단 정국 위버스 업데이트 22 13:50 2,365
2503039 기사/뉴스 "눈동자도 베테랑이다"…정해인, 불편한 존재감 22 13:49 2,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