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20년 싸게 살면 집 살 줄 알았는데"…장기전세주택의 역설
65,882 474
2026.05.27 16:41
65,882 474

https://naver.me/FBMMRtUe


'주거 사다리'였던 장기전세…집값 폭등에 흔들


지금의 갈등은 장기전세주택 제도를 설계할 당시만 해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서울시가 1세대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도입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이다. 당시만 해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로 살며 종잣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장기전세주택은 저렴한 전세보증금을 보장하는 대신 분양전환 조건을 아예 두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서울 집값이 정책 설계 당시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폭등했다는 점이다. 임차인들이 자산을 축적하는 속도보다 서울 집값이 훨씬 더 빠르게 치솟으면서, 20년간 정작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0년 주거 안정의 끝이 결국 퇴거 통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됐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지난 20년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2009년 강남 재건축 단지였던 서초구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를 각각 보증금 2억2400만원, 3억원 수준에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했다. 당시 시중 전셋값보다 1억~2억원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전세로 거주하며 자산을 모으면 단지 안에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후 서울 집값이 폭등하면서 격차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졌다. 장기전세주택은 연 최대 인상 한도인 5%를 매년 적용했다고 가정해도 현재 전세금은 각각 3억3095만원, 4억4324만원 수준이다. 반면 현재 동일 평형 기준 두 아파트의 전세 시세는 17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20년 사이 시세 격차가 13억원까지 벌어진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장기전세 도입 당시만 해도 서울 미분양 아파트가 흔했고, 2~3억원 보증금조차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며 "서울시 역시 굳이 분양전환이 없어도 20년 정도 거주하면 충분히 내 집 마련이 가능하리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예상과 달리 서울 집값이 상상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자산 증가 속도로는 도저히 집값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결국 일부 입주민들이 분양전환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단순히 목돈을 모아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율(PIR)은 13.9배에 달한다. 중위소득 가구가 14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서울 중위가격 수준의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2006년 서울 PIR이 6~7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년새 두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20년 뒤 또 같은 논란?"…장기전세의 불안한 미래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가 입주민 요구대로 분양전환을 허용하기는 어렵다. 1세대 장기전세주택은 모집 당시부터 분양전환이 없는 조건으로 공급됐고, 계약이 종료되는 물량은 2세대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으로 전환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만료된 장기전세주택은 미리내집 출산 인센티브로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등 지원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원칙은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장기전세주택 제도가 과연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지금처럼 집값 상승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부여된 2세대 장기전세주택 역시 같은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의 초기 분양가를 기준으로 우선 매수가 가능하다면 신혼부부 등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겠지만, 시세의 80~90% 수준에서 매수해야 하는 구조상 (2세대 장기전세주택도) 서민·중산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일 것"이라며 "1세대 장기전세는 원칙적으로 임대를 종료하되, 장기적으로는 장기전세 확대보다 매입임대 등 실질적으로 자산 형성이 가능한 방향의 주거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댓글 474개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길벗이지톡] 공식 대본으로 만든 첫 번째 영어 학습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어회화》 도서 이벤트 78 00:05 2,946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 (인증메일 안오면 스팸함확인) 07.13 1,402,50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26.08.30 아이디 판매 유도관련 추가) 24.04.09 14,364,64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4,725,63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20.04.29 38,047,94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351,63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5 21.08.23 8,757,67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671,08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63 20.05.17 8,891,92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6 20.04.30 8,766,00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타회원 글/댓글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840,8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76747 이슈 인터넷 짤들과 현실의 차이 2 05:00 608
3176746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밖으로 못 나오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4편 2 04:44 92
3176745 이슈 수익 창출 중인 ai 드라마 채널 유명 배우들 얼굴하고 목소리 무단사용 10 04:30 1,479
3176744 이슈 인피니트 성규 목 긁으면서 헤드뱅잉 하면서 노래하는 거 볼 사람 'Climax' 2 04:20 106
3176743 이슈 연주했을 뿐인데 모두의 시선을 빼앗은 남자 1 04:19 442
3176742 이슈 보그에 올라온 캣츠아이 윤채 GRWM 3 04:14 597
3176741 이슈 혐오주의) 역대 가장 충격적인 영화 20편 7 04:14 1,009
3176740 이슈 강쥐계의 블랙핑크 🐶💕 3 04:13 355
3176739 이슈 이효리 음색 악개 많은 핑클 노래 4 04:10 317
3176738 유머 고양이 잡아먹는 괴물 2 03:55 338
3176737 이슈 트렌스걸들과 데이트할 이유 32 03:37 2,384
3176736 이슈 이번 지상군에서 본인 잘하는 비보잉+귀여운안무로 반응좋은 baby무대(강다니엘) 3 03:37 395
3176735 이슈 방탄소년단 진 인스타 업뎃 6 03:23 805
3176734 기사/뉴스 "계부 가정폭력" 고백했던 이수영, 아들 '백혈병 진단'까지…눈물겨운 가정사 재조명 [엑's 이슈] 3 03:22 1,368
3176733 기사/뉴스 프랑스 와인 생산 70년 만의 최저…영국은 새 산지로 부상 1 03:18 438
3176732 유머 먹고 바로 누우면 몸에 안좋은거 맞음?...jpg 12 03:11 3,168
3176731 유머 응원받고 싶으신 덬들은 응원받으세요 1 03:10 391
3176730 유머 반박불가 드래곤볼 최고의 전투씬.jpg 2 03:09 643
3176729 기사/뉴스 '나의 유죄인간' 19일 첫 방송… 재벌 3세와 형사의 밀착 수사 03:03 539
3176728 이슈 <배트맨 2> 제작 중단 6 03:02 2,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