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지인 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 ‘AVMOV’의 운영진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11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오전 6시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A 씨 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찰이 신원을 특정한 운영진급 9명 중 8명이 붙잡혔다.
A 씨 등은 AVMOV 사이트 내에서 불법 촬영물을 대량으로 게시하고, 이를 통해 다수의 범죄 수익을 챙긴 ‘상위 운영자급’ 피의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태국으로 출국해 체류하다가 여권 무효화 등 외교적 조치를 당한 뒤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자진 입국 의사를 밝힌 만큼 형사소송법상 형의 감경 사유가 되는 ‘자수’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경찰은 이 사이트의 운영진급 용의자 9명의 신원을 특정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 중 5명에 대해서는 주거지 등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PC 등 관련 증거물을 분석 중이다.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는 조만간 강제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나머지 3명은 해외로 출국해 체류 중이었는데, A 씨 등 2명은 귀국했고 나머지 국외 도피 중인 1명은 추적 중이다.
지난해 12월 경기남부청은 자체 모니터링 과정에서 AVMOV 사이트를 적발해 내사에 착수했다. 2022년 8월 개설된 이 사이트 이용자들은 지인이나 연인 등을 몰래 찍은 영상을 공유하거나, 유료로 결제한 포인트로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 수는 54만여 명에 달한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경찰의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AVMOV에서 영상을 본 적이 있다는 내용의 자수서도 1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상에 게시된 불법 촬영물은 단순히 시청하는 행위만으로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혐의를 가릴 주된 기준으로는 ‘고의성’이 꼽힌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이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등 위법한 영상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시청했다면 형사 입건 대상이 된다.
이때 고의성은 확정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영상이 불법이라는 확신이 없어도 그러한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시청했다면 혐의가 성립한다. 해당 사이트에서 코인 등을 통한 유료 결제 후 촬영물을 시청한 경우 ‘고의적 시청’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한 영상에 담긴 위법 요소의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처벌 수위는 차이가 있다. 영상물에 아동·청소년이 나올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은 성 착취물을 고의로 소지하거나 시청한 사람에 대해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 경우 선처 가능성은 제한적일 거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