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온라인 커뮤니티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들끓었다. 국내 이용자들이 접속하던 일부 해외 성인 사이트와 성인게임 사이트들이 일제히 막혔기 때문이다. 익숙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법·유해정보 차단 안내’ 화면이 아니었다.
대신 이용자들이 마주한 건 세계 최대 인터넷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이(Cloudflare)의 공지문이었다.
“한국 정부의 법적 요청에 따라 한국 내 서버를 통한 접근을 제한했다.”
인터넷 차단 방식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한국 정부의 요청 시점은 지난해 9월 12일이다. 클라우드플레어 투명성 보고서와 공개 기록 시스템인 루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되는 내용이다. 한국 정부는 정보통신망법에 근거해 특정 사이트들에 대한 접근 제한을 요청했고, 클라우드플레어는 이를 접수했다.
그런데 국내 이용자들이 이를 체감한 건 8개월 가까이 지난 5월 1일이다. 왜 이런 시차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플레어가 한국 내 적용 시스템을 정비하고, 차단 대상 도메인과 서버 경로를 정리하는 과정이 있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명령이 지난해 내려졌고, 집행은 이제 현실화됐다는 뜻이다. 예전 인터넷 차단은 비교적 단순했다. 정부가 특정 불법 사이트를 식별하고, 접속 단계에서 경고 페이지를 띄우는 방식이었다.
일종의 ‘사이트 추적형 차단’이었다. 사이트가 바뀌면 다시 찾고, 주소가 바뀌면 다시 막는 식이었다. 이번엔 사이트 자체가 아니라 사이트가 기대고 있는 ‘인프라’를 건드렸다.
클라우드플레어는 단순한 서버 회사가 아니다.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DNS, 보안, VPN 등 인터넷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글로벌 인프라 사업자다. 쉽게 말하면 과거엔 ‘문패’를 떼어냈다면, 지금은 ‘도로 입구’를 막는 방식에 가깝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차원이 다른 검열'이라고 느끼는 이유다.
실제로 클라우드플레어는 전 세계 웹 트래픽의 약 20%를 처리하는 핵심 사업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공개된 투명성 보고서에서도 국가별 지리적 차단(geo-blocking)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DNS 변경이나 간단한 우회 프로그램으로 접근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엔 클라우드플레어의 자체 VPN 서비스를 켜도 같은 차단 문구가 뜬다는 사례들이 공유됐다.
기존 우회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성인물 차단 이슈를 넘어선다. 인터넷 규제 방식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유가 있다. 해외 불법 사이트들은 주소를 자주 바꾸고 서버도 쉽게 옮긴다. 하나씩 찾아 막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사이트를 직접 쫓기보다, 그 사이트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통해 한꺼번에 차단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https://www.newsspirit.kr/news/articleView.html?idxno=30417
요약
개별 사이트가 아니라 사이트가 기대고 있는 ‘인프라’ 자체를 막음
‘문패’가 아니라 ‘길목’을 막았다는 평가
사이트를 직접 쫓기보다, 그 사이트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통해 한꺼번에 차단하는 방식으로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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