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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미 여성으로 살고 있는데…법원 “호르몬 치료해야 군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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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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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801471?ntype=RANKING

 

“당사자의 구체적인 삶 생각 않은 판결
성별불일치 판단 받으면 복무 면제해야”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2024년 1월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별불일치 병역판정 기준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2024년 1월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별불일치 병역판정 기준 개정안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군 면제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된 병역판정 기준에 따라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이 된 성소수자가 병역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소송을 낸 쪽은 ‘성소수자의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중략)

ㄱ씨는 법적 성별은 남성이나, 성정체성은 여성(트랜스 여성)이다. ㄱ씨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법적 성별에 대한 거부감을 경험해 20살 때 커밍아웃을 한 뒤 여성의 삶을 살고 있다. 아울러 ㄱ씨는 타고난 성별과 본인이 정신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성별이 달라 불편함을 느껴 의료기관에서 성주체성장애 진단과 성전환증 진단 등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중앙병역판정검사소는 2024년 2월 개정된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을 근거로 같은해 9월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으로 복무해야 하는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내렸다. 기존 검사규칙에는 성별불일치자의 경우 향후 일정 기간 관찰이 필요할 때는 재검을 의미하는 7급, 6개월 이상 치료에도 군복무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면제인 5급을 부여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개정된 검사규칙에는 “6개월 이상의 이성호르몬 치료”라고 특정한 뒤, 호르몬 치료 이후에도 군복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로 5급 기준을 강화했다.

이 때문에 인권단체들은 당시 검사규칙 개정을 반대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트렌스젠더의 정체성이 ‘질병’이 아니라 ‘상태’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성별불일치라는 용어를 도입했는데, 이를 치료 개념으로 접근한 뒤 군복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에 반대되는 조처라는 이유에서다.

ㄱ씨 쪽은 지난 2월27일 열린 이 사건 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에 출석해 “처분이 취소되지 않으면 21개월동안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시설이용객 앞에서도 당연히 남성으로 인식된 채 남성으로서의 삶을 강요받아야 한다”며 병무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ㄱ씨 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ㄱ씨에게 보충역 복무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의 사회적 변화나 신체적 변화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정 검사규칙이 위헌이란 ㄱ씨 쪽 주장에 대해 “호르몬 치료 등으로 인한 변화 여부에 따라 신체등급을 구분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합리적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ㄱ씨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그로 인한 괴롭힘과 인권침해 가능성 등을 우려하나, 이는 개별 복무기관의 관리·감독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해소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ㄱ씨를 대리한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는 한겨레에 “당사자의 구체적인 삶을 생각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성별불일치 등 판단되면 복무를 면제하는 방향으로 규칙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ㄱ씨 쪽은 다음주에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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