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의료 관광 수가’의 그늘…병원 문턱 못 넘는 미등록 이주민 산모
14,463 166
2026.02.19 16:55
14,463 16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91920?sid=102

 

지난해 7월 미등록 이주민 산모와 가족을 대상으로 진주사랑의집에서 열린 산모 교육 현장. 김영수 교수 제공

지난해 7월 미등록 이주민 산모와 가족을 대상으로 진주사랑의집에서 열린 산모 교육 현장. 김영수 교수 제공
(중략)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이주민 산모의 의료 지원을 위해 ‘국제 수가’를 폐지하는 등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민간단체와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의료비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최소한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이들을 공적인 제도 안에 포섭해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창신대학교와 경상국립대학교가 최근 펴낸 ‘경상남도 미등록 이주민 산전 진찰 경험’ 연구 보고서를 보면, 미등록 이주민 산모들은 경제적·언어적 장벽에 부닥치거나 불안정한 신분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에서 온 ㄱ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출산 전) 필요한 검사를 다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고, 베트남에서 온 ㄴ씨는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의사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분이 불안정해 병원에 가는 것이 항상 두렵다”거나 “병원에서 차별적인 시선을 느낀 적이 있다”는 경험도 있었다.

경남 진주와 창원에서 지난해 7월부터 국제로타리클럽 지원으로 ‘미등록 이주민 산모 산전 진찰 지원사업’이 시작된 건, 지역의 이같은 이주민 산모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진주사랑의집과 같은 이주민지원단체와 경상국립대병원·마산의료원 등 병원 5곳이 협력한 결과, 시행 반년 만에 총 107명의 이주민 산모가 169회 진료를 받았다. 미숙아 출산 등 고위험 산모 4명을 조기 발견해 상급 병원으로 연계하는 성과도 있었다. 이 사업은 진료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후 관리, 모자건강 모니터링, 신생아 돌봄법 및 피임 교육, 이주민 의료통역 종사자 대상 교육 등을 병행 중이다.

이 사업을 기획한 김영수 창원경상국립대 교수는 “다수의 유럽 국가와 일본은 출산이나 신생아 치료비에 대해선 건강보험 유무와 관계없이 전액 지원하지만 한국은 인도적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매년 병원에서 미등록 이주민 산모가 과도한 의료비를 지불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돼 다 보니 조산과 합병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 산전 진찰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미등록 이주민 산모가 출산 전 제때 진찰을 받지 못해 조산하거나 신생아 중환자 치료를 받게 되면, 국제 수가를 적용받아 진료비가 수천만원에 이른다. 2023년 베트남 출신 산모는 창원경상국립대병원에 9일 입원하며 신생아 집중 치료를 받았는데 산모와 아기를 합친 진료비가 8223만원에 달했다. 2024년엔 인도네시아 산모가 출산한 아기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고 총 3290만원의 진료비를 부담해야 했다. 모두 미등록 이주 노동자가 지불하기엔 벅찬 규모다.

이 같은 고액 진료비는 병원 쪽에도 큰 부담이다. 미등록 이주민 산모가 매달 적은 금액이나마 성실하게 갚으려 노력하지만, 불가피하게 남는 미수금은 병원이 온전히 떠안아야 한다. 마산의료원 관계자는 “공공병원조차 수익성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해 이들을 지원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마산의료원은 매년 도비 약 4천만원을 책정해 미등록 이주민 진료에 활용하지만, 조기 소진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미수금이 계속 쌓일 경우, 병원에서 미등록 이주민 진료를 꺼리게 되는 문제도 있다. 민간 차원의 지원과 일부 병원의 협력만으론 미등록 이주민 산모와 영유아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미등록 이주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국제 수가’ 폐지를 시급한 과제로 꼽는다. 건강보험 가입 자격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들은 진료 시 건강보험 수가보다 3∼5배 이상 비싼 국제 수가를 적용받는다. 국제수가는 본래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도입됐으나, 법적 허점으로 미등록 이주민에게도 적용되면서 병원 문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심지어 국제 수가는 병원이 자율적으로 책정해 정확한 현황조차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주민 단체는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미등록 이주민에게 최소한 건강 보험에 준하는 수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을 해왔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미등록 이주민의 임신과 출산, 아이의 보편적 건강권까지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해 이들을 공공의료의 영역으로 포섭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경기도 시흥시는 2023년, 전남 남원시는 2024년 각각 지자체 차원에서 ‘출생 미등록 아동 발굴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복지, 교육, 보건 등 영역에서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국제기구는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산모와 신생아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권고한다”며 “이들의 건강을 자국민 수준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관련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지적에 “관련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6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힌스 X 더쿠💖 힌스 NEW 립 글로스 신개념 미러광 글로스 체험 이벤트! 443 04.20 25,70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77,18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226,33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62,76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539,27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0,32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45,0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7,81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0 20.05.17 8,670,57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9 20.04.30 8,560,70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89,6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0421 유머 멤버들 얼굴 믿고 마음껏 그림 그리는 보넥도 태산 12:48 27
3050420 유머 따사로운vs품격있는 1 12:47 60
3050419 유머 계속 바닷가에서 놀고싶은 강아지 3 12:45 143
3050418 이슈 [𝐕𝐚𝐫𝐨 𝐜𝐚𝐦] 이랑의 매력에 안 빠질 자신 있으십니까 |  21세기대군부인 공승연 비하인드 필름 12:45 36
3050417 유머 주차논란 1 12:45 277
3050416 이슈 땅끄부부 근황 7 12:45 1,617
3050415 유머 이 고양이는 왜 이렇게 자주 졸아요? 12:44 215
3050414 유머 한반도에서 귀신이야기가 발달못한 이유 12:44 287
3050413 이슈 엔시티 위시 ‘Ode To Love' 멜론 일간 28위 (🔺15) 3 12:42 162
3050412 이슈 팬들 반응 안좋은듯한 밴드 루시 응원봉 53 12:42 1,776
3050411 기사/뉴스 논란 속 섬박람회 점검 나선 윤호중 장관, "준비 철저" 12:41 114
3050410 정보 아이유, 변우석 <21세기 대군부인> 완결판 대본집 출간 coming soon! 📘 12:41 145
3050409 이슈 저음은 그대론데 고음은 계속 올라간다는 고우림 2 12:41 260
3050408 이슈 고려대 화정체육관이 어디야 ㅆㅂ 16 12:39 1,701
3050407 기사/뉴스 [속보] MBC·SBS 월드컵 못 본다 “120억원 이상 못 줘”… JTBC·KBS 공동중계 확정 5 12:39 716
3050406 정치 송언석, 단식 12일째 與안호영 위로 방문…"건강 챙겨야 더 큰 정치 해" 4 12:38 165
3050405 유머 이화여대 신입생들이 공통되게 말하는 여대의 장점과 단점.jpg 52 12:37 2,033
3050404 이슈 엄청 팽팽했을거 같은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남자 주인공 초기 캐스팅.jpg 9 12:34 1,704
3050403 정보 네이버페이 다시보기하고 7원 받아가라냥 10 12:33 675
3050402 기사/뉴스 아버지 살해미수 뒤 3세 아들 살해한 30대…항소 기각, 징역 10년 6 12:32 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