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99459?sid=001
과잉 생산·품질 저하로 외면
샤인머스캣 2㎏ 1만1000원
평년과 비교해 반값도 안 돼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샤인머스캣 박스를 들고 가격 폭락 문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스1
한때 '명품 과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샤인머스캣의 가격이 해를 거듭해 폭락하고 있다. 과잉 생산한 데다 품질 저하도 겹쳐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탓이다. 재배 농가의 피해가 커지자 국회는 정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상품 L과(품질 등급이 높고 크기가 큰 유형) 기준 샤인머스캣 2㎏의 소매가격은 1만1,069원으로 지난해보다 30%가량 저렴했다. 평년(2만6,305원)과 비교하면 반값도 안 되는 수준이다. 샤인머스캣은 제철인 10월 기준으로 5년 전만 해도 3만4,828원이나 했지만 매년 하락해 올해 1만3,329원까지 떨어졌다.
샤인머스캣이 저렴해진 원인 중 하나는 '고소득 작물'로 각광받으면서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 비중'에서 샤인머스캣은 지난해 43.1%를 차지했다. 다른 품종인 캠벨얼리(29.3%)나 거봉류(17.5%) 등에 비해 생산량이 압도적이었다. 5년 전에는 샤인머스캣의 재배 비중이 22.1%에 불과했다.
품질 저하도 문제였다. 샤인머스캣의 당도가 이상적으로 형성되는 크기는 한 송이에 650g 안팎인데, 이보다 크기를 키워 재배하는 농가들이 생겨났다. 과일이 크고 무거울수록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덜 익은 포도를 조기 출하하는 농가들도 적잖았다. 이런 현실이 반복되다 보니 샤인머스캣은 갈수록 단맛이 떨어졌다.
샤인머스캣의 몰락은 국회에서도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졌다.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시중에 판매 중인 샤인머스캣 박스를 꺼내 들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가격 하락 문제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면서 "수급 조절이나 가격 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해수위는 이달 13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정부는 샤인머스캣 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부대의견을 냈다.
정부는 우선 농가의 품질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농가에 계약 재배를 주문함으로써 가격을 안정화하고, 샤인머스캣의 품위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농가 수요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