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이어진 ‘고척 김선생’의 집요한 괴롭힘…왜 법은 멈추지 못했나
두 번의 벌금도 소용없던 반복 범행, 스토킹처벌법 적용 땐 결과 달라진다
채무도 아닌데 왜 아들을 압박? 채권추심법·스토킹죄 모두 위반 가능성
2025년 11월 6일,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 김혜성 선수가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은 환영의 열기 대신 한 남성이 펼친 현수막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자신을 '고척 김선생'이라 칭하는 60대 남성 김모씨는 "느그 아부지에게 김선생 돈 갚으라 전해라"는 문구로 김혜성 선수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는 지난 7년간 야구장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벌어진 일의 연장선이었다.
김씨는 이미 두 차례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 벌금 100만원, 2025년 5월에는 300만원. 그러나 처벌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는 보란 듯이 다시 나타나 동일한 행위를 반복했다. 이는 현행법의 명백한 한계를 드러낸다. "벌금만 내면 계속 괴롭힐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셈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기존의 '명예훼손' 프레임을 넘어, 김씨의 행위를 '스토킹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새로운 법적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처벌 수위를 벌금형에서 징역형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솜방망이 처벌의 한계: 왜 명예훼손은 답이 아닌가?>
김씨의 행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김혜성 선수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으므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에 명백히 해당한다. 법원 역시 두 차례나 유죄를 인정했다.
문제는 양형이다. 법원은 판결에서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즉, 김씨가 김혜성 선수의 부친에게 실제로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양형에 반영해 벌금형에 그친 것이다.
이는 가해자에게 "돈 받을 권리가 있으니, 아들을 괴롭히는 것도 어느 정도는 용납된다"는 최악의 시그널을 준다. 더구나 김혜성 선수는 부친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는 등 법적으로 변제할 의무가 전혀 없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은 채무자 외의 제3자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거나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결국, 법원의 온정주의적 판결이 7년간의 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한 셈이다.
<게임 체인저 '스토킹처벌법': 7년의 족쇄를 끊을 비장의 무기>
이제 김혜성 선수 측은 명예훼손이라는 낡은 칼 대신 '스토킹처벌법'이라는 강력한 창을 들어야 한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제2조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스토킹 범죄로 정의한다.
김씨의 행위는 스토킹 범죄의 구성요건을 완벽하게 충족한다.
-지속성 및 반복성: 2018년부터 약 7년간, 김혜성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과 공항 등 특정 장소에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불안감 및 공포심 유발: 불특정 다수가 보는 앞에서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위는 피해자에게 극심한 심리적 압박과 공포, 무력감을 유발한다.
-정당한 이유 부재: 부친의 채권자라는 사실은 제3자인 아들을 괴롭힐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이는 채권추심법 위반이기도 하다.
특히 2023년 법무부가 "불안·공포를 주는 변제 독촉에도 스토킹처벌법을 적극 적용하라"는 지침을 일선 검찰청에 하달한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채권 추심을 명목으로 한 괴롭힘 행위를 스토킹 범죄로 의율하겠다는 명확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벌금 300만원 vs 징역 3년: 처벌 수위의 극적인 차이>
스토킹처벌법 적용이 결정적인 이유는 처벌 수위의 차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스토킹 범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단순 비교만으로도 법정형의 상한이 훨씬 높다. 더욱이 김씨는 이미 두 차례 동종 범죄(명예훼손)로 처벌받았음에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이는 '상습성'과 '누범' 가중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김혜성 선수 측이 엄벌 탄원과 함께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고소할 경우, 법원은 더 이상 벌금형이라는 관대한 처분을 내리기 어렵다. 실형 선고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형사 고소를 넘어선 전방위적 법적 압박>
김혜성 선수는 스토킹 고소 외에도 다음과 같은 강력한 법적 조치를 병행할 수 있다.
접근금지 가처분: 법원에 김씨가 경기장, 공항, 자택 등 특정 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현수막 게시 등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도록 신청할 수 있다. 위반 시 1회당 수백만 원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게 하여 실질적인 접근 차단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7년간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물론, 이미지 실추로 인한 광고 계약 파기 등 '재산상 손해'까지 청구할 수 있다. 두 차례의 유죄 판결은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채권추심법 위반 고소: 제3자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고 변제를 요구한 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다. 스토킹죄와는 별개로 추가적인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으로 악성 채무 독촉 대응 가능>
김혜성 선수 사건을 법적으로 볼 때, '빚투'의 연장선이라기 보다는 채권 추심을 가장한 명백한 '스토킹 범죄'다.
우리 법 집행기관은 채무 관계와 무관한 제3자를 향한 악성 괴롭힘을 스토킹 처벌법을 적용해 엄단한다. 김혜성 선수가 스토킹 범죄 고소라는 칼을 빼 든다면, 이 사안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https://lawtalknews.co.kr/article/0HBZ5Z8PO2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