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38030?sid=001
하우스 온실 재배 등 농가 늘어
조기 출하 경쟁 불붙자 가격 하락
샤인머스켓/뉴스1
‘3송이에 1만2000원.’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마트 앞을 지나던 취업 준비생 김상훈(27)씨는 가격표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여름철 수확해 10월까지만 맛볼 수 있는 고급 과일 샤인머스캣이 ‘떨이’로 가득 쌓여 있었다. 얼마 전까지 한 송이에 1만2000원 했는데 3분의 1 가격이었다. 김씨는 “그간 샤인머스캣이 비싸서 못 먹었는데 어느새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됐다”고 했다.
한국에선 2006년 재배가 시작돼 ‘귀족 과일’로 불린 샤인머스캣은 껍질이 얇으면서도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끌었다. 망고 향과 아삭한 식감을 내세워 프리미엄 과일 시장을 장악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샤인머스캣 소매가는 2㎏당 1만2965원으로, 5년 전보다 63% 떨어졌다.
이는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이 크게 늘었고 조기 출하 경쟁이 불붙었기 때문이다. 당도가 절정에 오르는 9~10월이 되기 전 미숙과(덜 익은 열매)가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6월에도 수확이 가능한 하우스 온실 재배 농가가 늘어난 점도 경쟁을 과열시켰다. 이 바람에 샤인머스캣이 주로 생산되는 경북 김천·영천 등에서 ‘조기 출하 금지’ 캠페인과 단속도 벌였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예전만큼 달지 않다” “껍질이 일반 포도처럼 질겨졌다”는 불만이 커진 뒤였다.
너도나도 샤인머스캣 재배에 뛰어들었던 농가들은 다시 일반 캠벨 포도로 품종을 바꾸고 있다. 샤인머스캣 인기에 눌렸던 캠벨 포도 소매가는 5년 전보다 8.4% 올랐다. 김천에서 5년째 1600㎡(약 500평) 규모 샤인머스캣 농장을 가꿔온 김모(54)씨는 내년부터 캠벨 포도를 재배할 예정이다. 경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샤인머스캣 위주였던 포도 시장이 캠벨·거봉뿐 아니라 여러 신품종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레드클라렛·글로리스타 등 신품종 포도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