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악성 민원 1년을 시달리다 결국…삶 포기한 집배원
79,475 881
2025.11.04 20:49
79,475 881

https://youtu.be/3rQLaHPJwfU?si=vTzkUQ0MmYEjVqRB



[기자]


발단은 2021년 4월 배달한 등기 우편 한 통이었습니다.

집에 사람이 없었고 집배원은 '본인 수령'으로 처리한 뒤 우편함에 꽂아뒀습니다.

수신인이 직접 우체국에 찾으러 오는 불편함을 덜기 위한 편법입니다.

[유가족 : 그렇게 해도 그 전에 무방했어서 그렇게 했다고 제가 들었단 말이에요. 확실한 건 아빠가 잘못하신 게 맞아요.]

21년차 집배원 A 씨에게 민원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뒤나 새벽 시간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전화가 오면 집배원 아버지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민원인은 공전자기록 위작, 우편법 위반 혐의로 고소까지 했습니다.

각각 기소 유예,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이 나기까지 수사는 6개월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수사까지 받은 게 문제가 되어 이듬해 2월 '견책' 경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넉 달 뒤엔 전체 직원 가운데 최하위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수 집배원으로 두 차례 기관장 표창을 받았던 베테랑 공무원 마음이 어땠을지는 숫자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가족들은 몰랐습니다. 다만 아버지가 달라진 건 느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유가족 : 퇴근하고 집에 오셔도 엄청 무기력하고 (기운 없는 사람처럼) 그냥 앉아 계시다가 주무시고…]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두 달 병가를 냈고 복귀를 앞둔 그해 8월, 생을 마감한 채 발견됐습니다.


아직 가족은 집배원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집배원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극복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정부와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런지, 안지현 기자가 민원인의 통화내용을 들려드립니다.

[기자]

집배원이 남긴 건 녹음 파일 네 개입니다.

[유가족 : 아빠가 일부만 녹음 하신거고 이제 동생한테, '녹음해둔 게 있다, 이렇게 기억을 해둬라'라고…]

녹음 파일 속엔 집배원 목소리가 거의 없습니다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대화였습니다.


[민원인 : 아저씨 이거 고질적이구나, 기다려보세요. 하루이틀이 아니구만요. 내가 어떻게 아저씨 이렇게 계속 감시를 해야 할까요. 내가 변호사한테 다시 물어보려니깐 전부 (폐문 부재가 아닌) 수취인 부재로 바꿔놓으세요.]

집배원은 힘없이 답할 뿐이었습니다.

[집배원 : 사모님 말씀대로 바꿀게요.]

[최은영/변호사 : 추가적으로 법적 절차가 이루어질 거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했다고 제가 이제 확인을 했었거든요.]

상급자들과, 추가 고소를 반복 언급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민원인 : 우체국장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할란다… 그렇게 멍청한 XX(상급자)가 이런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깐…]

[유가족 : 왜 어떤 것 때문에 민원인이 화가 안 풀려서 계속 아빠를 통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을까, 위에서 어떻게 처리를 했길래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을까…]

가족들은 아버지 죽음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고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유가족 : (민원 처리) 부분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말했을 때 (우체국은) 응하지 않고 (공개하기 어렵다)…]

공무상 재해라며 유족 급여를 청구했지만 인사혁신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행정 소송을 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감정의는 "일련의 공무상 사건으로 인한 자살로 판단하는 것이 정신의학적으로 타당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사회 평균인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 때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족들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아버지의 아픔을 좀 더 이해해주길 바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공무상 질병 요양자 가운데 56%는 민원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원인이었습니다.





[VJ 권지우 이지환 영상편집 임인수 영상디자인 신재훈 한새롬]

안지현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463184?sid=102

목록 스크랩 (4)
댓글 88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프리메라x더쿠] 레티놀보다 2.2배 강력한 탄력 리프팅<비타티놀 세럼>체험이벤트💛 510 12.11 31,76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88,80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44,29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31,3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74,59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4,8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8,4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3 20.09.29 7,378,17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3,28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4,9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2,25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31018 유머 🗣아 이거요? 이건 애기가 아니에요 저 홀몸이에요 🐰아 혼자서 해내신 몸이구나 20:25 61
2931017 이슈 일본 걸그룹 HKT48 악수회 피습 사건 발생 4 20:24 323
2931016 이슈 2025년 한국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드라마 TOP20 20:24 135
2931015 기사/뉴스 정이랑의 노력·이수지의 재능, '자매다방'을 만든 시너지 [인터뷰] 20:23 81
2931014 기사/뉴스 북서쪽 찬 공기 남하…월요일 출근길 -5도 안팎 추위 20:22 134
2931013 이슈 암 4기 투병 중인 자기 소녀팬한테 선물 한가득 보내준 아리아나 그란데 6 20:21 599
2931012 이슈 [KBO] 야구팬들이 모두 놀라고있는 오늘 결혼식 한 야구선수..... 25 20:20 1,732
2931011 기사/뉴스 [사실확인]'주사이모' 불렀다 고발 당한 박나래, 환자도 처벌 받을까? 1 20:19 422
2931010 유머 엄마한테 본가 햄스터는 잘 지내냐고 물어보니까 보내준 사진 11 20:18 1,551
2931009 유머 일본 편의점에서 파는 멋쟁이고양이 생리대 4 20:18 1,369
2931008 이슈 시드니 본다이비치 총기난사 범인 검거 모습 (총소리 주의) 6 20:18 1,288
2931007 기사/뉴스 한국, 1월 세계 첫 AI법 전면 시행 37 20:17 1,277
2931006 기사/뉴스 "박나래 '주사 이모' 출국 금지해야" …전 의협 회장 다시 나섰다 5 20:16 316
2931005 이슈 조쉬 오코너, SNL에서 실사판 ‘라따뚜이’에 대해 농담 2 20:15 683
2931004 유머 김용명 라잌제니 5 20:15 586
2931003 이슈 국뽕 있어도 킹정할 수 있을 거 같은 동남아 국가 15 20:14 2,314
2931002 유머 엑소 공연장에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뻔 했어요 11 20:13 2,571
2931001 이슈 롱패딩과 고양이 3 20:12 657
2931000 이슈 바르셀로나 지하철역에서 일어난일 7 20:11 1,453
2930999 이슈 얼마 전에 있었던 루브르 박물관 보석 도난 사건에 대한 짧은 다큐가 HBO Max에 떴길래 오예하고 봤다 1 20:11 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