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시가 11월에 전주천·삼천에 ‘꽃밭을 조성하라’는 공문을 내리면서 시민단체와 공무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 14일 ‘시장님 지시 사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35개 동 주민센터 등 전 부서에 내려보냈다. 공문에는 “각 동장은 책임하에 전주천·삼천변에 꽃밭을 조성하고, 11월 중 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평가 후 우수 부서를 포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율 참여를 전제로 ‘하천 미관 개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기다. 11월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서리가 내리는 계절로 화초류 대부분이 생육을 멈춘다. 예산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주민센터를 사실상 ‘동원’한 형식이라는 점에서 공무원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노동조합 게시판에 “예산이 없어 화장지도 아껴 쓰는 상황에서 무슨 꽃을 심느냐”며 “1980년대 행정도 이렇게는 안 할 듯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일부 구간에서는 공문 발송 직후 꽃밭 조성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전주시는 공문을 내린 지 이틀 만에 “시장의 직접 지시는 아니며 시민 볼거리를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또 “자율 참여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하천관리과가 작성한 내부 계획서에는 전주천 16곳, 삼천 10곳 등 총 26곳에 150㎡ 규모의 꽃밭을 조성하도록 명시돼 있다. 주민센터별 담당 구간이 지정돼 있으며, 금계국·코스모스 등 외래 화초류를 심게 돼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시도가 계절적으로 부적절한 지시를 떠나 전주천·삼천의 생태 복원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주천과 삼천은 지난 25년간 시민과 환경단체가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고 버드나무·물억새·갯버들 등 토종 식생을 복원해온 국내 대표적 자연형 하천이다.
전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전주천과 삼천의 외래종 꽃밭 조성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물억새·갈대·수크령 등 자연하천에 맞는 토종 식생을 복원해야 한다”며 “하천은 미관 대상이 아니라 수질정화·홍수 조절·서식처 제공 등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생태공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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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창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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