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한국 극장가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4일 오전 기준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관객 수 548만 명, <체인소맨: 레제편>은 233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이지만, 지금 한국 10대·20대·30대 관객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으니까.
이 두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와 압도적인 연출, 그리고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전통적인 ‘감동 코드’를 억지로 짜내지 않아도, 관객은 몰입하고 감정이입한다. 그만큼 이야기 구조와 연출의 완성도 자체로 승부를 본 작품들이다.
그런데 이 흥행 현상이 모두에게 반가운 일만은 아닌 듯하다. 일각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점령했다”며 불편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불편함의 본질은 ‘문화적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변화에 대한 불안과 저항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청년 세대는 신파, 억지 감동, 교훈적 결말에 더 이상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감동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임을 안다. 현실감 있고, 캐릭터의 감정이 설득력 있게 전달되며, 무엇보다 스토리가 흡입력 있게 전개되는 콘텐츠에 반응한다. 그것이 일본 애니메이션이든, 미국 영화든, 혹은 한국 독립영화든 상관없다.
이제 관객은 국적보다 ‘퀄리티’를 본다. 한국 영화가 다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정체성’보다 ‘완성도’를 우선해야 한다. 간단하다. 귀멸의 칼날과 체인소맨처럼 잘 만들면 된다. 재미있으면 된다. 그러면, 홍보가 없어도 관객은 알아서 극장으로 향한다.
지금 필요한 건 10대·20대·30대 청소년과 청년들의 니즈를 그리고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왜 대한민국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귀칼'과 '체인소맨'에 열광하는지 그것부터 파악하고 공감해야 한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가 달라졌고, 감동의 방식도 바뀌었다. 현실을 부정하며 불편함만 토로한다면, 결국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영원히 '꼰대'로 남는 것이다.
세상은 변했고, 관객도 변했다. 이제 영화도, 비평도, 그 변화의 흐름을 인정해야 한다.
‘불편함’이 아니라 ‘이해’가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꼰대'로 남기 싫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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