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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애도 다 컸는데 계속 놀거야?”···경력단절도 서러운데 ‘혐오’까지 더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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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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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차장이던 A씨(48)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퇴사했다. 당시 초등학교 1·3학년이던 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수업이 거의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됐는데 당장 집에서 컴퓨터 켜 줄 어른도 없었다”고 말했다.

육아휴직도 고려했지만 당시 회사에서 퇴직자에게 급여 1년치와 함께 수억 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가 있어 그는 퇴사를 택했다. 퇴직금은 옆 단지 작은 아파트 구입에 투자했다. 그래서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아이들 등·하교도 직접 챙기고, 동네 엄마들과 아이들 각종 체험학습에 데려가고, 여러 학원정보를 챙기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갑자기 학교를 폐쇄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해도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A씨는 최근 남편으로부터 “애들도 거의 컸는데 그만 놀고 이제 슬슬 다시 일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A씨는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정말 열심히 일했다”면서 “그래도 아이들을 직접 키우는 보람도 크다고 생각해 불쑥불쑥 올라오는 우울감을 억누르며 최선을 다 해 살았는데 남편의 한마디에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서만 봤던 ‘남편 돈으로 놀고 먹는 여성’이란 프레임 속 혐오를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받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A씨는 보유한 자격증을 살려 재취업할 방법을 찾고 있다.

B씨(47)도 17년만에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남편이 가족모임에서 “OO엄마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만 살아와서”라고 말한 게 계기가 됐다.

B씨는 “첫째가 고3이고, 둘째가 중3이다. 남편은 늘 주말에도 일하며 집안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아이 둘을 전적으로 내가 키워왔다. 정말 억척스럽게 살았는데 ‘온실 속의 화초’라는 말이 상처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내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 한 장 없는 게 내 현실이었다”고도 했다. B씨는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출산 및 육아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지난해 기준 서울에만 17만 명에 달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4서울시 양육자 생활실태 및 정책수요조사>자료에 따르면 임신·출산·양육기에 임금근로자로 일한 응답자 2318명(여성 1539명·779명) 중 여성의 50.2%(773명)가 ‘자녀 양육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다. 남성 응답자는 19.5%(152명)에 그쳤다.

자녀 연령별로는 막내 자녀가 초등 1~3학년일 때(45.2%) 가장 많이 그만뒀으며, 4~6세(42.2%)가 뒤를 이었다.

자녀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기에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고 돌봄을 하는 경향이 크다는 얘기다.



자녀 성장하니 ‘재취업’ 압력



문제는 경력단절의 이유였던 자녀가 더이상 전적인 돌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는 시기에 생긴다. 경력단절 여성들은 전업주부로서의 희생이 가장 가까운 존재들로부터 평가절하되면서 또다시 좌절을 느꼈다.

퇴사 5년차인 C씨는 “둘째랑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걸어가는데 ‘엄마는 이제 일 안 해? 집에만 있지 말고 엄마도 일 좀 해’라고 말하는데 배신감까지 느껴졌다”며 “둘째 아토피 치료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건데 이래서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고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퇴사 10년차인 D씨는 “남편이랑 드라마를 보는데 마트 직원들이 대화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남편이 ‘집에서 그러고 있지 말고 저런 데 가서 캐셔를 하든지 알바 좀 뛰어’라고 말하는데 진지하게 이혼생각이 들었다”면서 “심지어 내가 (남편의) 회사선배였다”며 웃었다.

실제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애들이 다 컸는데 와이프가 일을 안 한다’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게 보기 싫다’ 등의 익명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사회복지질적연구에 등재된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의 역할전환 과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의 정서적 지지가 적거나, 경력단절 결정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경우 (경력단절 여성은) 새로운 역할 수행에 대한 의미부여가 어려워지고, 정체성 재정립이 지속적인 과제로 남는” 경험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이 같은 좌절 등을 겪으며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시점에 재취업에 도전하기도 한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경력단절여성이 기존 경력을 살리고,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취·창업을 지원하는 ‘서울우먼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 지급에 참여한 2598명 중 경력단절 기간이 1년 이상인 여성은 76.4%로, 많은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경제활동 인구로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지난 2023년부터 올해 2월까지 이같은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은 경력단절 여성 1878명이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082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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