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를 만든 사람은 정청래 민주당 신임 대표였다. 정 대표가 언론개혁을 표방하며 방송법 선(先) 처리에 힘을 실으면서 방송법 우선 처리에 힘이 실렸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청래 당대표의 효능감, 방송3법 우선 처리"라고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노란봉투법을 먼저 처리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안건 상정은 의장 직권"이라며 "우리(민주당)는 의견을 제시하지만 의장이 아니다 하면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에서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부터 상정한다고 파악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필리버스터 대응 역시 노란봉투법에 맞춰 순번이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 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의 오찬을 겸한 회동 후 분위기는 또 달라졌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법부터 처리한다"고 알렸다.
처리 방향이 바뀐 것은 정 대표의 언론개혁 의지와 국민의힘의 전략적 판단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방송법과 노란봉투법 가운데 전략적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새로운 당대표의 언론개혁 의지가 있어 방송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상황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전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고려할 때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대안을 만들어 추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일단 대안을 제시해 수정안을 마련해보는 것까지는 노력해보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노란봉투법 개정을 늦추고 일단 대안을 만들어 민주당, 정부 등과 협상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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