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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광화문·뷰] 2030 남성은 왜 민주당에 등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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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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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좌파 진영에서 최근 화제가 된 대학교수 ‘진보 엄마’가 있다. 비유하자면 수렁에서 건진 내 아들. 또래 중고교 남학생처럼 극우 유튜버에게 오염되어 소위 여혐·일베 사상에 물든 자기 아들을 어떻게 ‘치료’하고 ‘구출’했는가에 대한 소셜미디어 간증이었다. 진영에서 영웅 대접을 받더니,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도 등장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스토리가 부각될수록 2030 남성들은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라 생각한다. 본말이 전도된 치료이자 구출이기 때문이다.


2030 남성의 보수화, 우경화는 지구적 현상이다. 좋아하는 소설가 중에 프랑스의 공쿠르상 작가 미셸 우엘베크(67)가 있다. 유럽에서 그 귀하다는 우파 지식인인데, 남성에 대한 이 마초 소설가의 연민은 강박적인 데가 있다. 오늘의 유럽 현실에 대한 통렬한 예언으로 지금도 인용되는 10년 전 장편 ‘복종’에서, 그는 정교일치와 일부다처제의 이슬람이 프랑스의 정치와 문화를 장악한다는 디스토피아적 반어법으로 이 사안을 경고한 바 있다.

거칠게 압축하면 이런 연유다. 아이들을 장악해야 미래를 지배하는 법.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앞세운 서구 문화는 이미 결혼 제도와 출산율에서 필패다. 가부장제 기세등등하고 일부다처제로 출산까지 압도적인 무슬림 이민자를 어떻게 이기겠는가. 무신론적 휴머니즘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슬람에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性)의 자유 경쟁 시장에서 패배한 주인공은 이렇게 탄식한다. “난 여자한테 투표권을 주고, 남자와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하고, 똑같은 직업을 갖게 하는 것 따위가 좋은 생각이라고 여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2025년의 대한민국에서 이런 시대착오가 지지를 받을 리 없다. 하지만 문제는 특출하지 못한 젊은 남성의 누적된 박탈감이다. 아버지가 공산당이었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죄를 물어선 옳지 않듯, 특권을 누렸던 아버지 세대의 책임을 자식에게 묻는 건 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불만은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생애 주기의 학교와 군대와 결혼 제도에서 반복되는 열패감. 게다가 겉으로는 표현 못 하지만, 커튼 뒤에는 더 근본적인 분노가 있다. 부(富)뿐만 아니라 성(性)도 이제 양극화다. 현대사회가 다량 배출한 능력 있는 알파걸들이 최소한 자신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배우자만 찾는 현실에서, 무력한 베타남들은 연애와 결혼 시장에서 연전연패다. 우엘베크는 이렇게 주장한다. 자본주의 경쟁에서 탈락한 사회적 약자를 복지로 책임지듯, 성의 자유 경쟁 시장에서 탈락한 약자 남성을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은 왜 없냐고.

전술했듯, 이 현상은 이미 세계의 고민거리다. 밖으로는 이민자에게, 안으로는 알파걸에게 밀린 유럽의 ‘외로운 늑대’들은 기회만 생기면 폭발한다. 한국에선 이름도 가물가물하지만, 14년 전 노르웨이에서는 한 외로운 늑대가 자기 또래 청년 77명을 총기 난사로 숨지게 한 최악의 사건이 있었다. 이민자에게 맞서는 유럽 독립 전쟁의 투사이자 십자군 전쟁의 기사로 자신을 내세웠던 당시 서른두 살의 브레이비크. 하지만 여러 해에 걸친 조사에 따르면, 무대 뒤의 그는 연애 시장의 패배자였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 코와 턱을 깎는 성형수술까지 받고 돌아왔지만, 북유럽의 동년배 젊은 여성들은 그에게 한 줌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한남동 탄핵 반대 집회와 서부지법 난동에 등장한 2030 남성으로 돌아온다. 좌파는 늘 개인보다 구조와 시스템의 책임을 앞세운다. 그 논리대로라면 가부장제의 붕괴와 양성평등의 거대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들도 피해자이자 희생양. 그런데도 남자인 네가 못난 탓이라며 ‘치료’와 ‘구출’ 운운하는 한, 민주당에 대한 2030 남성들의 환멸은 더 커질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85798?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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