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광화문·뷰] 2030 남성은 왜 민주당에 등 돌리나
69,178 288
2025.02.04 00:12
69,178 288
민주당과 좌파 진영에서 최근 화제가 된 대학교수 ‘진보 엄마’가 있다. 비유하자면 수렁에서 건진 내 아들. 또래 중고교 남학생처럼 극우 유튜버에게 오염되어 소위 여혐·일베 사상에 물든 자기 아들을 어떻게 ‘치료’하고 ‘구출’했는가에 대한 소셜미디어 간증이었다. 진영에서 영웅 대접을 받더니,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도 등장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스토리가 부각될수록 2030 남성들은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라 생각한다. 본말이 전도된 치료이자 구출이기 때문이다.


2030 남성의 보수화, 우경화는 지구적 현상이다. 좋아하는 소설가 중에 프랑스의 공쿠르상 작가 미셸 우엘베크(67)가 있다. 유럽에서 그 귀하다는 우파 지식인인데, 남성에 대한 이 마초 소설가의 연민은 강박적인 데가 있다. 오늘의 유럽 현실에 대한 통렬한 예언으로 지금도 인용되는 10년 전 장편 ‘복종’에서, 그는 정교일치와 일부다처제의 이슬람이 프랑스의 정치와 문화를 장악한다는 디스토피아적 반어법으로 이 사안을 경고한 바 있다.

거칠게 압축하면 이런 연유다. 아이들을 장악해야 미래를 지배하는 법.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앞세운 서구 문화는 이미 결혼 제도와 출산율에서 필패다. 가부장제 기세등등하고 일부다처제로 출산까지 압도적인 무슬림 이민자를 어떻게 이기겠는가. 무신론적 휴머니즘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슬람에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性)의 자유 경쟁 시장에서 패배한 주인공은 이렇게 탄식한다. “난 여자한테 투표권을 주고, 남자와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하고, 똑같은 직업을 갖게 하는 것 따위가 좋은 생각이라고 여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2025년의 대한민국에서 이런 시대착오가 지지를 받을 리 없다. 하지만 문제는 특출하지 못한 젊은 남성의 누적된 박탈감이다. 아버지가 공산당이었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죄를 물어선 옳지 않듯, 특권을 누렸던 아버지 세대의 책임을 자식에게 묻는 건 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불만은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생애 주기의 학교와 군대와 결혼 제도에서 반복되는 열패감. 게다가 겉으로는 표현 못 하지만, 커튼 뒤에는 더 근본적인 분노가 있다. 부(富)뿐만 아니라 성(性)도 이제 양극화다. 현대사회가 다량 배출한 능력 있는 알파걸들이 최소한 자신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배우자만 찾는 현실에서, 무력한 베타남들은 연애와 결혼 시장에서 연전연패다. 우엘베크는 이렇게 주장한다. 자본주의 경쟁에서 탈락한 사회적 약자를 복지로 책임지듯, 성의 자유 경쟁 시장에서 탈락한 약자 남성을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은 왜 없냐고.

전술했듯, 이 현상은 이미 세계의 고민거리다. 밖으로는 이민자에게, 안으로는 알파걸에게 밀린 유럽의 ‘외로운 늑대’들은 기회만 생기면 폭발한다. 한국에선 이름도 가물가물하지만, 14년 전 노르웨이에서는 한 외로운 늑대가 자기 또래 청년 77명을 총기 난사로 숨지게 한 최악의 사건이 있었다. 이민자에게 맞서는 유럽 독립 전쟁의 투사이자 십자군 전쟁의 기사로 자신을 내세웠던 당시 서른두 살의 브레이비크. 하지만 여러 해에 걸친 조사에 따르면, 무대 뒤의 그는 연애 시장의 패배자였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 코와 턱을 깎는 성형수술까지 받고 돌아왔지만, 북유럽의 동년배 젊은 여성들은 그에게 한 줌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한남동 탄핵 반대 집회와 서부지법 난동에 등장한 2030 남성으로 돌아온다. 좌파는 늘 개인보다 구조와 시스템의 책임을 앞세운다. 그 논리대로라면 가부장제의 붕괴와 양성평등의 거대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들도 피해자이자 희생양. 그런데도 남자인 네가 못난 탓이라며 ‘치료’와 ‘구출’ 운운하는 한, 민주당에 대한 2030 남성들의 환멸은 더 커질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85798?sid=110

목록 스크랩 (1)
댓글 28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윤채X더쿠] #여름두피쿨링케어 ‘리밸런싱 스파클링 에센스’ 체험단 (100인) 536 04.29 86,14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22,75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22,35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01,39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23,58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9,73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59,89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64,9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8 20.05.17 8,676,8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68,0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10,55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9716 이슈 역대급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일프듀 케이팝 경연곡 모음 21:48 22
3059715 이슈 르세라핌 'CELEBRATION' 멜론 일간 추이 21:48 102
3059714 이슈 반응 좋은 김성철 양아치 연기 21:47 268
3059713 유머 인기인 가요 어워즈 베스트 성량상 수상자 21:47 47
3059712 기사/뉴스 국민연금 200만원 이상 수급자 12만명 육박(종합) 21:47 175
3059711 유머 ??:수만옹은 진짜 눈 안좋아져서 얼굴 굵직한 애들만 뽑은건가 다잘생겼네.twt (ㅈㅇ 엑소) 21:46 253
3059710 기사/뉴스 찌개에 배수구 뚜껑…“배 아프면 청구하라” 1 21:45 293
3059709 이슈 은근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멧갈라가 열리는 이유 21:45 296
3059708 기사/뉴스 '청년내일저축계좌' 신규 모집…3년간 정부가 월 30만원 지원 12 21:43 817
3059707 유머 머리카락이 많이 길어서 뚜껑열린 김원중야구선수 1 21:42 738
3059706 이슈 어제자 ㄹㅇ 잘생겼던 키키 지유 프리뷰.jpg 2 21:42 330
3059705 이슈 아일릿 x 투어스 'It's Me' 챌린지 23 21:39 574
3059704 유머 내일... 5월 4일 출근하세요....? 147 21:39 4,640
3059703 기사/뉴스 [단독]소비 회복? 수도권만의 이야기···수도권 소비 최고치 경신, 지방은 하락 1 21:38 360
3059702 유머 맘스터치의 고객관리 21 21:38 1,923
3059701 이슈 5년전 오늘 발매된, 존박 "Daydreamer" 21:38 40
3059700 유머 체다치즈를 여기에 넣을줄 몰랐음 9 21:37 1,144
3059699 이슈 일본 렌탈여친 찐후기 13 21:35 2,339
3059698 유머 어느 미국인이 한국인들을 욕(f*cking koreans)하는 이유.jpg 77 21:32 6,912
3059697 이슈 280,000원 오마카세 코스에서 메인으로 나온 와규 스테이크 7 21:32 1,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