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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재명 ‘송달 꼼수’ “너도나도 배울까 무섭다”

무명의 더쿠 | 12-21 | 조회 수 31379

 

탄핵 심판 청구서 안 받는 尹
공선법 위반 항소심 문서 안 받는 李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사실 송달 꼼수는 변호사들은 다 아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송달 꼼수가 알려졌으니 앞으로 일반 국민도 같은 방법을 쓰지 않을까요. 재판 지연 꼼수가 ‘대중화’ 될까 걱정됩니다.” (현직 부장판사)

‘송달’이 화제다.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 변호사 출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문이다. 법적 절차가 개시되는 걸 막기 위해 문서를 받지 않고 회피하면서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법 기술자’의 송달 꼼수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송달이란 법원 등 국가기관이 공적인 문서를 당사자가 알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송달이 완료돼야 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 기관이 발송한 사실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사자가 이를 인지할 수 있게 적절히 전달됐는지가 ‘송달 완료’ 기준이 된다.

 

윤석열 탄핵 심판, 첫 발도 못 뗐다



지난 13일 오후 6시 15분. 헌법재판소로 국회가 보낸 문서가 도착했다.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 의결서다. 헌재는 곧바로 사건번호(2024헌나8)를 부여했다. 이어 월요일이 된 16일 ‘탄핵 심판 청구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냈다. 문서를 송달받고 7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라는 요청도 함께였다.

하지만 문서는 송달되지 않았다. 대통령실로 보낸 청구서는 ‘수취인 부재’로, 대통령 관저로 보낸 청구서는 ‘경호처 수취 거부’라는 이유로 돌아왔다. 헌재는 16일 청구서를 보내고, 23일까지 윤 대통령 측의 답변서를 받고, 27일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문서 수령을 회피하면서 불투명해졌다. 이대로는 변론준비기일을 열어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 측이 기일 연기 신청을 할 수 있고 “탄핵 심판 청구서를 늦게 받아 준비한 내용이 없다”며 공전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윤 대통령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 대리인 출석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헌재가 오는 23일 ‘송달’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탄핵 심판의 첫 단추인 ‘송달’이 문제가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 막바지에 무더기 증인 신청, 헌법재판관 기피 신청 등 다양한 재판 지연 전략을 펼쳤던 박근혜 전 대통령 측도 ‘송달’을 받지 않는 전략은 쓰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12월 9일 통과된 ‘탄핵 소추 의결서’를 접수하여 그날 바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주일만인 16일 답변서를 제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담화를 통해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관계부터 법리까지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정작 법적인 절차는 밟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여론전’을 시도할 뿐이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교감하고 있다”면서도 ‘법적 대리인’ 지위는 부정하고 있다. 변호인단 구성을 자문하고 있을 뿐이며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변호인으로 선임되면 변호인을 통해 송달될 것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심 선고 35일 만에 ‘통지서’ 받아든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다르지 않다. 이 대표는 지난달 15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을 고의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당사자나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아야 항소심이 시작된다. 송달 후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법원은 임의로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항소이유서가 제출될 때까지 기다려준다. 송달이 완료될 때까지의 기간에 더해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최대 20일) 동안 재판 일정이 잡히지 않는다.

이 대표에게 보낸 통지서는 ‘이사불명’, ‘폐문부재’ 등 이유로 반송됐다. 결국 18일 법원 직원이 직접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비서관에게 서류를 전달하면서 송달이 완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가 ‘비상계엄’ 때문에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냈다. 법원이 2차례 통지서를 보낸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바빠서’ 집에서 받을 수 없었다는 취지다.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이다. 이 대표가 ‘변호인’도 선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변호인에게 송달되는 것도 피하려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6·3·3 규정이 있다. 공소 제기 후 6개월 이내, 항소심과 상고심 제기 이후 3개월 이내에 선고를 마쳐야 한다는 조항이다. 규정대로라면 오는 2월 15일까지 항소심 선고가 마쳐져야 한다. 하지만 송달이 미뤄지면서 내년이 돼야 항소심 첫 기일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법조계 “낯 뜨거워”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



사실 이런 ‘송달 회피’ 전략은 암암리에 알려진 전략이다. 대응에 필요한 최대한의 시간을 벌기 위해 고의로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형사소송 피고인들은 이 기간 동안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기도 하고, 민사소송 당사자의 대리인들은 송달을 피하고 판결문만 분석해 대응 시간을 벌기도 한다.

판결뿐만이 아니다. 정부나 국가기관의 문서들도 송달이 완료돼야 처분 효력이 발생한다. 지난 4월 전공의 파업 사태가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가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의사 커뮤니티 안에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는 식으로 송달을 피하는 방법이 공유됐다. 지난 2020년 전공의 파업 때도 휴대전화를 꺼놓는 ‘블랙아웃’으로 맞서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알 사람은 아는’ 지연 전략이 일반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여당과 야당의 대표 정치인 2명이 대놓고 ‘송달’을 재판 지연 꼼수로 사용하고 있다. 낯 뜨거운 일”이라며 “법은 가장 잘 지켜야 할 사람들이 법을 잘 안 다는 이유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략)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40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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