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총영사관 한 직원이 영사관 내 여자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구금됐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모씨는 지난 4일(현지시간) 낮 12시40분쯤 영사관 동료 직원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체포됐다. 호놀룰루 경찰이 공개한 체포 기록에는 최씨가 체포된 곳이 영사관 주소와 일치한 것으로 나왔다. 최씨는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 4월부터 임용돼 6개월가량 근무한 영사관 직원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영사관 내 여자 화장실에 작은 구멍을 낸 검은 상자를 설치해 불법으로 동료 직원들의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자 안에는 최씨 소유로 추정되는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고 휴대전화에는 녹화된 동료 직원의 모습이 담겼다.
이재강 의원실에 따르면 최씨는 본래 보석금을 내고 석방을 요구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현지 법원은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보석금을 1만5000 달러(한화 약 2000만원)에서 10만 달러(한화 약 1억4000만원)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17일(현지시간) 현지 법원에 출두해 신상 발언을 진행한다.
현지에서는 최씨의 범죄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상태다. 호놀룰루에 거주하는 현지인은 국민일보에 “한국 영사관 내 화장실에 카메라가 설치됐다고 들었다”며 “최씨의 이름이 대중에게 공개가 됐고 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호놀룰루 총영사관은 최씨 체포 후 이틀 만에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고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영사관은 성고충담당관이 해당 사건을 맡아 처리 중이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4일 사건 발생 즉시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며 “담당 영사가 총영사에게 보고한 후 현지 경찰 당국에 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