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및 ‘마약’ 전과 스타들의 온앤오프 활약이 예고된 달갑지 않은 12월이다. 곽도원은 영화 ‘소방관’으로 스크린에, 배성우는 ‘조명가게’로, 탑은 ‘오징어 게임’ 시즌2로 안방에 복귀한다. 하나 같이 화려한 라인업에 속했다.
오늘(17일)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영화 ‘소방관’이 오는 12월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다.
영화는 이미 지난 2020년 모든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주연 배우 곽도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활동을 중단하며 개봉이 미뤄졌다. 그러나 4년 만에 어렵사리 빛을 보게 됐다.
실화가 주는 진정성을 작품에 담아 온 곽경택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실제 2001년 홍제동 일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서부소방서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일찌감치 기대감이 쏠렸고, 높은 완성도로 소문도 자자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와 주연 배우의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업계의 안타까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마침내 관객과 만나게 된 가운데 안타까운 마음과는 별개로 ‘영웅’의 서사를 ‘음주 전과자’ 배우가 제대로 전달할지, 관객이 배우의 개인사를 완전히 배제하고 캐릭터로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리스크가 적지 않다.
‘소방관’의 개봉으로 역시나 이미 촬영을 마친 곽도원의 또 다른 작품인 티빙 시리즈 ‘빌런즈’도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로 이미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배성우도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차기작은 ‘무빙’ 강풀 작가의 신작 ‘조명가게’다.
다만 배성우의 경우는 시선이 더 냉담하다. 물의를 일으키기 전 캐스팅이 아니라 음주 운전 사건 이후 이를 알고도 ‘인맥 캐스팅’으로 복귀했단 시선 때문이다.
배성우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배성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그는 이로 출연 중이던 모든 작품에서 하차, 4년 만에 ‘더 에이트 쇼’로 복귀했다. 그 전 미리 찍어둔 (‘소방관’과 같은 경우로) 영화 ‘보스톤 1947’)이 개봉 했지만 홍보 활동엔 일절 나서지 않았고, 작품 역시 흥행에 참패했다.
앞서 ‘더 에이트 쇼’ 한재림 감독은 배성우의 캐스팅 관련 “배성우가 이 역할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감독의 판단이었다”며 “사실 개인적으로는 성우 선배와 친밀한 관계이기도 하고 (음주운전 사건 이후 배성우가) 굉장히 많이 죄송해하고 힘들어했고 그런 마음을 충분히 봤기 때문에 지금의 사죄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 실제론 착실하고 성실한 분이어서 이 역할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마임도 나오기 때문에 그의 장점이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잠정적 살인으로 불리는 ‘음주 운전 범죄’에 대한 다소 안일한 시각, ‘결국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라는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가운데 차기작 역시 OTT다. 디즈니 플러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의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 웹툰 ‘조명가게’를 원작으로 한다.
배우 김희원이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 배성우를 비롯해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가 합류한다. 전작 ‘무빙’으로 히어로의 이야기를 담았던 작가의 후속작인 만큼, OTT 플랫폼이 출연자 리스크에 과도하게 포용적이란 시선이 팽배한 만큼 이번에도 그 불편한 화살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명가게’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12월 4일 4개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이후 2주간 매주 2개씩 만나볼 수 있다.
최승현은 2016년 10월 자택에서 궐련형 2회·액상형 2회 대마초를 총 네 차례에 걸쳐 흡연한 혐의가 이듬해 의경 복무 중 드러나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SNS 게시물에 “자숙해라. 복귀 하지 마라”라는 누리꾼의 댓글에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대응했고, 라이브 방송에서도 “한국에서 컴백은 안 할 것이고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라며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이후 ‘빅뱅을 떠났나’라는 댓글에는 “나는 이미 탈퇴한다고 얘기했다. 지난해부터 난 내 인생의 새 챕터를 마주하고 있다”며 빅뱅 탈퇴를 알렸다. 지난 2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터였다.
그런 그의 ‘오징어 게임2’ 출연 소식에 대중은 분노했다. 전과도 전과지만 대중의 입장에선 그의 태도 마저도 진정성 있는 반성이나 미안한 마음조차 전혀 읽을 수 없었기에 배신감은 더 컸다. 대중의 뜨거운 기대와 응원을 한 몸에 받은 황동혁 감독의 선택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마약 혐의로 유아인의 하차 결정을 내린 넷플릭스의 이중 잣대도 도마에 올랐고, 캐스팅 과정에 여러 의혹도 불거졌다. 세계적인 기대작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결국 넷플릭스는 8월 1일 황동혁 감독의 편지와 함께 ‘오징어 게임’ 시즌2가 12월 26일 공개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시즌3도 제작돼 내년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2021년 9월 9부작으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넷플릭스 역대 시청 수, 시청 시간, 시청 가구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세운 기록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에미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즌2는 미국행을 포기하고 돌아온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이 다시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는데에서 시작된다. 이정재를 비롯해 위하준, 공유, 이병헌 등은 새로운 시즌에도 또 한 번 모습을 비춘다. 또한 탑을 비롯해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조유리, 이진욱, 박규영, 원지안 등 많은 배우들이 새롭게 합류했다.